Jay's Blog station - Part 29

관행

이공계 교수가 정부 연구비 관련 비리로 조사 받을때 단골처럼 나오는 메뉴가 학생들에게 돌아갈 인건비를 다시 걷어 착복했다는 것이다.

연구비가 지금처럼 풍족해지기 전 90년대 혹은 그 이전에 국내 이공계 대학원 다녔던 사람은 다 알겠지만, 워낙 연구비가 없는 시절이라 정해진 인건비 다 지급하고 나면 실제 사용할 시약재료비나 기기구입비 남는 게 하나도 없는 시절이었다. 규정은 규정이니 과제에 참여하는 대학원생들 개인계좌로 인건비 입금시키고, 다시 그걸 찾아 실험실 연구비로 쓰곤 했었다. 당연히 규정 위반이고 교수 개인이 착복할 소지가 있는 관행이었지만, 내가 다녔던 실험실도 그랬고 주위의 어떤 실험실도 (100% 확신은 못하지만) 그 돈으로 교수가 호의호식하는 것 본 적 없다. 그래서 뉴스를 볼 때마나 당연한 관행을 가지고 저렇게까지 교수 개망신을 주나 하는 생각을 했다.

이번 헌재소장 인사청문회를 보면서 드는 생각이 이와 같다. 한 개인의 품성이나 태도의 문제라면 그 사람 하나 잡아 내어 공직에서 제거해 버리면 그만이지만, 만일 이 양반의 코메디 같은 처신이 법관들 사이에 널리 퍼진 관행이라, 뉴스를 보는 다른 법관들이 뭐 저런 것 가지고 저렇게 난리를 하는 생각을 한다면 그건 정말 큰 문제이다.

도저히 지킬 수 없는 규정을 만들어 옭좨는 것도 문제지만, 규정을 어기는 것이 마치 관행처럼 정착되어 그것을 지키는 사람이 바보되는 세상이라면 그건 더 문제가 아닐까? 뭐라더라 30만원까지는 증빙 없이 자유롭게 써도 되는 특정업무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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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trospect

세상에서 제일 쉬운 말 중 하나가 "내가 전에 얘기했잖아" 아닐까 싶다.

Retrospect 는 prospect 의 반대말로서 "지나고 나서" 정도로 해석하면 된다. 예전 학교 다닐때 보면 1학년때 그렇게 어려웠던 수학 문제가 3학년쯤 되고 나면 왜 그때 이런 문제를 못 풀어 끙끙 앓았들까 할 정도로 쉬워지는 경험 한두번씩은 있을 것이다. 단지 수학 문제뿐 아니라 인생의 다른 문제도 마찬가지다. 실연의 아픔에 몇일 몇달씩 앓다가 지나고나면 왜 그런 하찮은 일로 같이. 오죽하면 it shall pass too 란 말까지 있을까.

이게 retrospect 의 힘이다. 상황의 한 가운데 있을때는 보이지 않던 해결책이 벗어나고 나니 바로 내 옆에 있었던 걸.

그래서 내가 그때 그렇게 얘기 했음에도 왜 내 말을 안 들었냐는 말을 당당하게 하려면 먼저 그 말을 수십번 수백번 논리적으로 반복했어야 하고, 상반되는 다른 말은 하지 않했음이 전제되어야 한다.

어떤 보고서를 읽는데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수십가지 데이타와 사례를 종횡무진 실어 놓고는 결론은 이러러한 변수가 있고 이러이러할 개연성이 있으니 이러러한 전략을 염우에 두어야 한단다.

상황이 성공으로 끝나면 내가 그때 그런 제안을 해서 그랬다 할 것이고, 상황이 실패로 끝나도 내가 그때 그런 제안을 했는데 듣지 않아 그랬다 하겠지. 영어로 이런 솔루션을 weather proof 라고 한단다.

그냥 열심히 잘해야 한다고 한 문장만 쓰면 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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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ralist vs Specialist

복잡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Generalist 와 Specialist 가 겸비된 T 자형 인간이 되어야 한다는데, T자형 인간도 아래 그림과 같이 두개의 유형이 있다. Typography 측면에서 왼쪽이 공식 T 자이다. 즉, 폭이 넓은 것보다 깊이가 깊어야 한다.

줄기세포 관련 유용한 블로그를 어느 분께 추천받아 RSS 로 구독 정기적으로 보고 있다. 얼마전 블로그에서 중간엽 줄기세포 (전문용어로는 mesenchymal stem cell 혹은 줄여서 MSC 라 한다) 관련 최근 리뷰 논문 중 가장 comprehensive 한 논문이 Nature Medicine 에 실렸다 하여, 어렵사리 full article 까지 찾아 읽었다.

The meaning, the sense and the significance: translating the science of mesenchymal stem cells into medicine

두번 세번을 읽어도 도저히 감을 잘 잡지 못해, 결국 발생학 전공한 부하직원에게 핵심 포인트 정리하라고 지시해서 받았다. 아무래도 나는 공식 T자형 인간은 아닌것 같다. 그러면서 바이오 분야 가장 technology intenstive 한 분야에서 밥 안 굶고 먹고 사는것 보면 꼭 공식 T자형 인간이 될 것까지는 없다는 생각도…

(PS) 그 부하직원 어려서부터 외국에서 자란 소위 네이티브 스피커인데, 나중 평이 세상이 이렇게 영어를 배배 꽈서 써 놓은 논문은 처음이라고, 자기도 머리에 쥐 날 뻔 했다는 것 보니, 반드시 깊이의 문제는 아닐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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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sson from 홍콩출장

어떤 잡지에서 비지니스에서 성공하기 위한 비결로 "95% of business life is to show up when you have to and the remaining 5% is to be on time" 이란다.

유기농 주스 사업으로 제법 안정된 회사를 운영하는 학교 다닐때 나보다 공부 한참 못했던 어떤 친구가 "장영이처럼 특수한 비지니스 하는 놈은 어떨지 몰라도 대부분 사업은 시간 약속만 성실하게 지켜도 성공해" 한 말도 기억한다.

어느 대통령께서 머리는 빌릴 수 있어도 건강은 빌릴 수 없다고 말씀하신 것도 기억난다.

시장기회를 잘 살피고 똑똑한 사업계획을 짜는 것 물론 중요하지만, 결국 성공의 요체는 being at right place on right time 이란 것을 새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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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의 불안

지난 연말 산 책 세권중 알랭 드 보통의 “불안”을 다 읽었다.

책 겉면을 두른 띠에는 이렇게 써 있다. “스마트한 철학자 알랭 드 보통이 알려주는 불안을 떨치고 더 행복한 인생을 살기 위한 방법들” – 세상에서 가장 지적이고 독창적이며 위트 넘치는 심리 철학서.

책은 크게 불안의 원인과 해결책 두 장으로 나누어져 있고, 각각은 5개 씩의 소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눈으로 직접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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