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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플라이어

얼마전 만나 같이 저녁식사 한 학교후배이자 직장선배인 어떤 친구가 선물로 준 책 “멀티플라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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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나 통계가 많이 인용된 것도 아니고, 문장이 배배 꼬이지도 않았을 뿐더러 번역도 깔끔해 술술 읽히는 책이다. 베스트셀러여서 광고도 많이 보고 했기에 전반적인 내용은 이미 알고 있는 책이어서 그랬을지도 모르고.

리더의 타입을 크게 멀티플라이어 (multiplier) 그리고 디미니셔 (diminisher) 두 타입으로 나누어 전자는 인재를 모아 활용하고, engagment 를 끌어내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의 진행에 따라 자기 자신의 발전을 느끼게 해주는 유형, 후자는 모든면에서 반대에 있는 사람으로 묘사한다. 물론 diminisher 유형의 리더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유형의 리더는 언젠가 성과에서 문제에 봉착하기 때문에 (일 자체는 잘 나가더라도 최소한 인재의 유출이나 기업문화의 붕괴등등) 결국은 조직에서 사라지게 마련이다. (이것이 안 되는 조직이라면 단지 diminisher 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 자체의 문제가 더 클 것이라 생각한다)

현실에서 중요한 것은 오히려, diminisher 가 아니라 multiplier vs adder (내가 만든 단어) 가 아닐까 싶다. 리더가 multiplier 유형이 되어 재능의 승수 효과를 최대한 끌어내느냐, 아니면 단순히 adder 가 되어 딱 투입량만큼의 성과만 만들어내느냐.

책을 읽으며 줄곧 떠오르는 음악이 Paul McCartney 의 “Ac-Cent-Tchu-Ate the Positive” 였다. 첫 가사가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없애라” (너무 지네릭한가?) 로 시작한다. 중간에 구약에 나오는 요나가 고래 뱃속에서 노아가 방주안에서 그 깜깜할때 뭘 했을지 생각해 봐라 뭐 그런 얘기도 나오고.

전 직장에서 2008년 임원으로 승진했으니, 본격적인 리더 생활을 한지 이제 5년 남짓. 훌륭한 리더가 되는 길은 역설적으로 훌륭한 리더가 될 생각 없애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저 팀원의 하나. 다만 일이 잘못되면 모든 책임은 나한테 돌아온다는 정도? 어려운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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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역활

얼마전 모든 임원들은 올 불황극복을 위한 제안을 A4 한페이지 이내로 작성하여 제출하라는 위로부터 엄명이 떨어졌다. 물론 제출시한도 함께. 시제 역시 함께 주어졌다. 1) 고객의 근본을 돌아보자; 2) 보이지 않는 비용을 줄이자; 3) 권한위임을 통해 실행력을 제고하자.

조선시대 과거의 마지막 관문이 책문이였다 한다. 이를테면 군주가 시대를 구할 비책을 논하라 하면 이에 맞추어 응시자가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는 소위  논술 시험 비슷한 것인 듯 하다 (책문에 대해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몇년전 우연히 이와 관련된 을 읽어기에 기억해 낼 수 있었다). 잘 알지 목하는 책문에 대해 언급한 이유는 제안을 적어내노라니 느낌이 꼭 과거 시험 보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세가지 시제 중 처음 두가지는 회사가 속한 산업의 특성이나 혹은 개별 회사의 특수성등에 의해 많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여기에 자세히 적기는 뭐하지만, 마지막 권한위임을 통해 실행력을 제고하자 항목은 상당부분 universality 가 있기 때문에 한 마디 하고 넘어가고자 한다.

먼저 주제로 넘어가지 전에 link 되어 있는 노래를 한번 들어보기 바란다.

Chage Du Sauda by Dizzy Gillespie

Dizzy Gillespie 란 유명한 재즈 트럼펫 주자의 Chega Du Sauda 란 보사노바 곡이고 영어로는 No more blues 라고도 한단다. 밴드 구성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정보가 없어 편의상 Dizzy Gillespie 의 곡이라고는 했지만, 10분이 넘는 전곡에 Dizzy 가 연주하는 트럼펫에 대해, 색스폰이 더해지고, 피아노는 리듬과  리드를 왔다 갔다 한다. 드럼은 보사노바에 맞게 퍼쿠션화 되어 짧은 비트를 계속 반복해대고 하는 좀 복잡한 곡이다. 코드 진행이 단순하게 가서 그렇지, 코드마저 이중 삼중으로 겹쳐져 있었다면, 마치 아방가르드나 프리재즈 같은 느낌을 주었을 정도이다. 결과적으로  여러 악기가 복잡하게 얽히고 섥혀 진행되는데도 불구하고 불편하지 않고, 10분이란 연주시간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쉽게 받아들여진다.

이게 누구의 공일까? 나는 이 공은 전부 베이시스트가 차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음이 받쳐주지 않는 랩탑컴퓨터 스피커로 들으면 베이스 소리는 잘 들리지도 않는다. 하지만, 베이스가 전체적으로 흐름을 꽉 바인딩하고 있기에 얽히고 섥힌 솔로들이 서로 충돌하지 않고 진행된다. 흐름이 점점 ecstasy 로 가며 베이스도 덩달아 약간 흥분하는 경향이 있지만, 곧 자기 자리로 돌아온다.

리더가 해야 할 일은 이것이 아닌가 싶다. 무기력한 못난이만 있는 조직에서는 리더가 앞장도 서야 하고 활기도 불어넣어야 하겠지만, 요즘 조직의 문제는 어쩌면 잘난 놈들이 너무 많아 이들간의 순서나 비중을 조정해 주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드러나지는 않지만, 전체적인 흐름을 이끌어가고, 개개 솔로가 흥분해서 경계를 넘어갈라 치면 어깨를 툭 치며 다시 제자리로 불러들이고, 악기들이 아무리 흥분해도 흐름을 꽉 잡고 있는 그런 듬직한, 그러면서도 나중에 일이 잘 되어 성공 사례 발표라도 할라치면, 자기는 마치 아무 관심도 없다는 듯,  흥 그따위쯤은 기본이지 할 수 있는…

베이스는 그렇다 치고, 권한위임을 통한 실행력 제고 답안은 뭐라고 썼냐고? 딱 이렇게 썼다 왜. 한 페이지 넘어가면 때려 죽인다는 말에 할 말을 다 못쓴 것 같아 여기에 여한이나 풀러보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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