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로니아, 셀리노

진짜 오랫만에 워드프레스 app 접속했더니 publish 않은 이런 draft 가 아직 저장되어 있네. 참 이장영 이런저런 경험 많았다…

얼마전 신문에 이런 기사 났다.

[단독] 메디포스트, 국내 화장품 회사와 합작사 설립 논의 급물살

국내 화장품 회사와 합작사 설립 논의는 떠난 마당에  “그러라고 해” 지만, 합작 파트너였던 하나투어로부터 지분 50% 사들여 셀리노는 이제 100% 메디포스트 자회사가 되었단 뉴스는 눈에 들어온다.  화장품 하기 싫어 아모레에서 메디포스트로 이직하고는 5년만에 다시 화장품 사업 맡게 되어 빽도니 어쩌니 글 쓴 기억이 있고,  화장품 사업 맡고는 2년만에 사업 분사하여  파트너와 합작 법인 세우기로 결정나 공동대표 맡아 죽을뚱 살뚱 고생한 기억. 다시 돌고 돌아 결론은 사업부에서 자회사로 바뀌게 되는거구나.

아래는 셀리노 공동대표 맡아 사업을 어떻게 키워갈지 한참 고민 많았던 2019년 언젠가 일기장에 썼던 글.

작년 10월께 화장품 첫 해외 론칭 위해 기분 좋게 사우디 출장 다녀와서는 대표님께 들은 말 “화장품 사업 분사하기로 결정했어요. 저는 임원진들 반대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대찬성이시네요. 미리 상의 못드려서 미안해요.”

눈탱이 한번 크게 얻어 맞아 시퍼렇게 멍든 느낌이었다. 이어진 대표이사 면담 신청. 아래와 같은 질문 리스트 들고 찾아갔다.

  1. spin-off 를 생각하게 되신 주 이유는?
  2. spin-off 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주 목표는?
  3. XXX를 파트너로 결정한 근거는?
  4. XXX가 spin-off company 에 기여할 부분은?
  5. Spin-off 후 자사 화장품 연구/생산, 개발/마케팅이 분리되는 경우 누가 이 부분을 cooridination 할 것인지?
  6. 본부 인원이 다 이적하는지 아니면 분리, 선별해야 하는지?
  7. 이적하는 인원의 처우등에 변동 있는지?
  8. XXX 에서도 풀타임 인원이 합류하는지?
  9. 메디-XXX-spin off 간 수익배분등에 대한 생각은?
  10. 새로운 회사의 핵심 경쟁력/정체성은 무엇인지?

 

그날 이후 반년 가까이 지났고,  분사한 새로운 회사 간판 걸고 사업시작한지 이제 3개월 넘어가니 이제 XXX 가 하나투어임을 밝힐 수 있다. 얼마전 만난 예전 직장 동료가 “아니 언제 이직하셨대요?” “이직이 아니고 메디포스트가 화장품 사업 분사해서 거기 대표 맡고 있어요” “분사요?” “네 하나투어와 50:50 합작법인 만들어 분사했어요” “하나투어요? 음….근데 거기서 뭐하세요?” 뭐하긴 뭐하겠니. 화장품 만들고 팔고 있지.

셀리노는 대략 메디포스트 출신 10명, 하나투어 출신 8명, 신규로 조인한 친구 2명 정도로 구성되어 있다. 지금까지 20년 넘게 직장생활 하면서 여러 부류의 사람들 경험해 봤다 생각했었다. 하나투어 출신 8명과 함께 (8명중 한분은 저와 같이 회사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준비기간까지 약 6개월 짛고 빻고 하다보니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 지금까지 우물안 개구리로 살아왔었다. 지금까지 내가 만났던 대부분의 사람들 현업에서 R&D 종사하시는 분, 벤처기업에 투자하시는 분, R&D 연관된 비지니스 하시는 분, 그도 저도 아니면 R&D 에 미래의 희망이라도 거시는 분들이 대부분. 세상은 대개 이런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다고 믿고 살았었다. 하지만 현실은 아니더라.

한지붕에서 사안 하나하나 논의하면서, 많이 놀라는게 같은 사안을 두고 어떻게 저런 발상, 저런 결론을 낼 수 있을까 정도이다. 이것은 옳고 그름이 아니오 다름이다. 조직 차원에서 혁신을 조장하는 한가지 중요한 방법이 다양성이라고 많은 경영학 잡지에서 보아 왔지만, 아는 것은 one thing, 실제 경험하는 것은 another.

지난 몇달 힘들었고, 아직도 적응이 잘 안되어 힘든 중이다. 하지만 논의 과정중 과거라면 1도 생각해 보지 않았을 부분 건드리는 지적(?) 도발이 당황스럽기도 하고 즐겁기도 한 것도 사실이다. 나이 50줄이 넘어가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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