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rospect

세상에서 제일 쉬운 말 중 하나가 "내가 전에 얘기했잖아" 아닐까 싶다.

Retrospect 는 prospect 의 반대말로서 "지나고 나서" 정도로 해석하면 된다. 예전 학교 다닐때 보면 1학년때 그렇게 어려웠던 수학 문제가 3학년쯤 되고 나면 왜 그때 이런 문제를 못 풀어 끙끙 앓았들까 할 정도로 쉬워지는 경험 한두번씩은 있을 것이다. 단지 수학 문제뿐 아니라 인생의 다른 문제도 마찬가지다. 실연의 아픔에 몇일 몇달씩 앓다가 지나고나면 왜 그런 하찮은 일로 같이. 오죽하면 it shall pass too 란 말까지 있을까.

이게 retrospect 의 힘이다. 상황의 한 가운데 있을때는 보이지 않던 해결책이 벗어나고 나니 바로 내 옆에 있었던 걸.

그래서 내가 그때 그렇게 얘기 했음에도 왜 내 말을 안 들었냐는 말을 당당하게 하려면 먼저 그 말을 수십번 수백번 논리적으로 반복했어야 하고, 상반되는 다른 말은 하지 않했음이 전제되어야 한다.

어떤 보고서를 읽는데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수십가지 데이타와 사례를 종횡무진 실어 놓고는 결론은 이러러한 변수가 있고 이러이러할 개연성이 있으니 이러러한 전략을 염우에 두어야 한단다.

상황이 성공으로 끝나면 내가 그때 그런 제안을 해서 그랬다 할 것이고, 상황이 실패로 끝나도 내가 그때 그런 제안을 했는데 듣지 않아 그랬다 하겠지. 영어로 이런 솔루션을 weather proof 라고 한단다.

그냥 열심히 잘해야 한다고 한 문장만 쓰면 될 것을…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