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y's Blog station - Part 36

Chronicle (4)

전편에서 비타민C 안정화를 목적으로 DSC 프로젝트팀이 어떻게 구성되었고, 또 어떻게 take off 했는지 주저리 주저리 읊었으니 이 연재 새로 보시는 분은 전편 (http://blog.leenjay.com/2012/05/17/chronicle-3-27-2/) 참조하시기 바란다.

환호와 기대속에 기술전략회의 발표 잘 마치고, 몇일간은 뭐랄까 영웅이 된 것 같은 기분이랄까? 97년 발매 이래 성장이 정체되어가고 있는 레티놀2500 에 대한 구세주랄까 뭐 그런 느낌에다가, 그 전까지는 이런 과제가 있는지 없는지조차 관심도 없었던 화장품 연구소에서 러브콜이 쇄도 하는 등등 (그때는 그렇다. 같은 태평양 연구소라도 화장품 연구소에서 제품 담당하는 연구원은 진골, 기타 안전성등 제품과 직접 관계되는 지원부서 연구원은 성골, 그리고 우리 같이 원료 개발하는 연구원은 육두품이라고 했다. 기타 분야 연구원은? 용병이었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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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onicle (3)

(요 몇일 이어진 환송회 음주로 연재가 일시 중단 되었습니다. 다시 새마음 새자세로 시작합니다…)

비타민C 안정화를 목표로 새롭게 구성된 프로젝트팀 DSC 얘기까지는 전편 참조하시고 (http://blog.leenjay.com/2012/05/15/chronicle-2/), 예전 보고서 들여다 보니 당시 구성원이 나 포함 총 5명이었는데, 권순상, 김진한, 박정원 그리고 객원멤버로 당시 화장품/생활용품 연구소의 최문재 이렇게더라. 앞서 얘기한 것 처럼 A*L 의 컨설팅 결과 시작된 매트릭스 조직에서는 나이 많은 팀장과 새파란 PL 의 위상이 같아, PL 에게도 예산권, 인사권이 다 보장되었다. 문제는 PL 은 짧게는 6개월, 길어야 1-2년 정도만 지속되는 임시 조직이고, 팀은 상시 조직인데다, 프로젝트 소속 팀원의 100% 몰입하는 것이 아니라, FTE 기준으로 많게는 90% 작게는 30% 만 프로젝트 업무를 하고, 나머지는 팀업무를 하게 되어 있어, 팀장과 PL 의 손발이 잘 맞지 않으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하는지 복잡하게 운용되었다는 사실이다. 내 경우 당시 팀장이셨던 장*섭님과 내가 궁합이 잘 맞아 큰 문제 없었지만, 다른 조직 같은 경우 소통이나 업무플로우에 상당히 문제가 있었다 (이런저런 문제로 야심차게 도입되었던 매트릭스 조직 운용은 일년만에 전면 폐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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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송회

일정에 쫓겨 퇴사하느라 지난 1년반 동거동락했던 팀원들과는 어제야 겨우 환송회를 했습니다. 현재 팀원들뿐 아니라 과거에 같이 일했던 친구들, 그리고 멀리 AP 연구소에서도 찾아와 자리 빛내 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리고, 지난 15년 회사생활 아주 잘 못 한 것만은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어제 감사말씀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사람은 누구나 상황에 따라 다른 여러가지 얼굴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만해도 한 여자의 남편이자, 두 아이의 아버지이고, 외아들에 맏사위등등. 거기에 더하여 이런 관계에서 자유로운 내 자신의 모습 또한 내면에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타인을 대할때 자기가 보는 모습은 그 사람 전체 모습의 10% 도 되지 않을 것입니다. 7년 연애하고 19년 결혼생활을 함께 해 온 내 집사람만 해도 모든 것을 알고 있을 것 같지만, 직장에서 집사람의 모습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바가 없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자기가 보는 정말 얼마 되지 않는 일부분만 보고 다른 사람 전체를 판단해 버리곤 합니다.  마케팅 상무라는 직책까지 승진했었고, 미래 태평양제약의 사장 후보 (뭐 나 혼자 착각일 수도 있지만) 로도 종종 언급되었던 사람이 갑자기 회사를 그만 두는 것을 보고, 회사에 얼마나 비젼이 없었으면 혹은 일이 얼마나 힘들었으면 하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직 같은 개인적으로 중요한 결정은 여러분들이 보지 못하는 여러가지 제 개인적인 상황들이 다 합쳐져 만들어지는 것이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회사의 비젼이나 업무의 어려움은 결정하는 데 있어 오히려 마이너 요소일 수도 있습니다.

이직하겠다고 와이프에게 얘기하고 나니, 조심스럽게 묻습디다. “혹시 토요일 임원포럼 가기 싫어서 그만 두는 거야?” 왜냐하면 회사 생활하면서 종종 농반진반으로 그랬거든요. “나 만약 회사 그만두면 이놈의 임원조찬회하고 임원포럼 때문에 그런 줄 알아”. 설마 한달에 한번씩 있는 조찬회나 포럼때문에 그만두지야 않았겠지만, 또 모르죠, 결정하는데 이런 사소한 것들이 조금은 작용했을지도요.

개인간뿐 아니라 조직도 같지 않을까요? R&D 가 바라보는 마케팅, 또 마케팅이 바라보는 R&D, 영업에서 바라보는 내근부서, 반대로 내근부서가 바라보는 영업. 자기한테 보이는 것 외에 보이지 않는 여러가지 고민과 어려움이 있다는 것 조금씩만 이해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발전된 열린조직, 열린소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시한번 지난 1년반 메디컬뷰티, 지난 5년 태평양제약. 그리고 모두 합쳐 지난 15년 아모레퍼시픽 울타리에서 함께 즐겁게  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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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onicle (2)

앞글 (http://blog.leenjay.com/2012/05/15/chronicle-1/) 에서 얘기했듯이 첫번째 프로젝트는 입사후 6개월만에 그렇게 날아가 버리고, 병특이 아직 남아 있어 좀 막막하더라. 물론, 당시 과학원 졸업자는 병특 티오를 자기가 들고 다녔기 때문에 병특으로 지정되어 있는 업체이기만 하면 티오에 관계 없이 옮길 수는 있었지만, 6개월만에 다른 회사로 옮기기도 좀 그랬고, 당시 IMF 금융위기로 대부분 회사 사람 자르느라 정신 없는데, 사실 옮길만한 회사도 별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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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onicle (1)

만 15년. 30대 전부와 40대 반을 보낸 회사와 오늘자로 이별이다.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었기에 회,노,애,락 , 그리고 이 네가지 범주에 속하지 않는 다양한 감정이 녹아 있다. ‘그까이것’ 하고 쿨하게 떠나는 것도 간지나겠지만, 천성이 바지가랑이 잡고 늘어지는 쪽이라 그 15년동안 있었던 여러가지 일들 연대기 형식으로 간단하게 정리해 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 같다 (의미가 없다면 재미라도). 길어질 것 같으니 생각 나는대로 토막내어 하나씩, 혹은 두개씩 연재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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