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일을 하는가

전 직장 회장님께서는 임직원들에게 책 선물 하는것 좋아하셨다. 아마도 전 직장 상사분께서 페이스북에 관련 글 올린 것으로 보아 최근에 선물하신 책이 아닌가 싶은데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원제: start with why, how great leaders inspire everyone to take action) 란 책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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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을 읽다보니 예전에 TED 강연에서 본 내용과 많이 비슷하길래, 찾아 보았더니 그 사람이 쓴 책 맞더라. 당시에도 많이 감동받아 SNS 에 포스팅 했던 기억이 난다.

내용에 대해서 길게 쓰고 싶지는 않고, 일을 하는데 있어 혹은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지엽적이고 표면적인 what 혹은 how 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보다 근원적인 why 에 대해 계속 되묻고, 초심을 유지해 나가자는 말이다. 뻔한 얘기 같지만, 누구든 자신의 삶 혹은 자기가 하는 일 돌아보면 why 의 일관성 유지한다는 것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책에는 여러가지 사례와 evidence 가 자세히 나오지만 위 동영상에 거의 모든 내용이 압축되어 있으니, 15분에 끝내고 싶다면 동영상 찬찬히 보기 바란다.

독서 자체보다 독후감이 중요하다기에, 오후에 마지막 장을 덮고는 내 삶과 일에 있어 why, how, what 은 무엇인지 한번 그려보았다. “Being unique by hybrid”. 4단어로 이루어진 이 문장 골라내는데 근 한시간 가량 걸렸다. 나중에 여유가 된다면, 이 why 의 배경에 대해서도 세세하게 글 올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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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

서비스업이 대부분 그리하지만, 특히 고부가 서비스업은 사람이 가장 중요하고 어쩌면 유일한 자산이다.

2001년부터 2003년까지 2년반 연대 경영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이수했는데,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 뼛속까지 인지하고 있음과는 별개로 제일 재미없는 과목이 인사/조직이었다. 과목 자체가 대규모 제조업 인사/조직에 맞게끔 설계되어 있어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같은 대규모 인사팀이 들으면 도움이 될지는 몰라도, 우리 같은 소규모 조직에는 큰 도움이 안 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MBA 와는 별도로 18년 가까이 직장생활 하는 동안, 사내에서도 교육 프로그램 많이 들었고 (반강제), 개인적으로 관련 책도 많이 사서 읽었지만, 부하직원/인사조직 관리는 엉망이지 않았나 싶다.

2000년 연구소에서 본사 사업개발쪽으로 발령받아 당시 장모팀장님과 함께 서울로 올라왔는데, 장모팀장님은 사정이 생겨 2개월 남짓 같이 일하다가 연구소에 소장님으로 발령 받아 다시 내려가셨다. 준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당시 5명 정도 팀을 관리하게 되었는데, 2년도 안 지나 기존 인력 모두가 그만두겠다 하는 곤역스러운 상황으로 치달았다. 직원들에게 프로젝트를 모듈별로 분배 했다, 어느 정도 진전이 되면, 성과를 돕겠다는 마음에 내가 적극적으로 관여하곤 했는데 (진심으로 나는 부하직원들 성과창출 돕고 싶은 일념이었지만), 부하직원 눈에는 나란 작자가 일이 어찌될지 모르는 초기단계에는 부하직원에게 맡기고, 좀 되어 간다 싶으면 다시 걷어가는 못 된 팀장으로 보였된 게다. 

그만두기 직전 전 직장에서 30명 가까운 부하직원들 데리고 일할때와는 달리 (개발, 대관, 임상 마지막에는 마케팅까지) 지금은 나 포함 세명짜리 초 미니 조직을 맡고 있다. 사람이 전부라는 것을 알기에 (그리고 한번 뽑으면 내 맘대로 짜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기에) 업무로드가 턱까지 차도 신규채용을 끔찍히 조심하다 보니, 창조경제 고용창출의 정부시책과는 달리 어지간해서는 조직/인력 확장이 잘 안된다 (반면 위에서 떨어지는 업무확장은 너무 자주 있다).

현 직장 입사 이후 똑똑하고 능력있고 충성스러운 부하직원. 사람 복 하나는 있다고 자부하고 살았는데, 하나는 미국법인으로 보냈고 (그건 내 결정이었으니 뭐라 할 수 없고), 하나는 직장을 옮기겠다 한다. 내 눈에 비단보자기면 남들 눈에도 비단보자기고, 내 눈에 걸레면 남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이직 하겠다 얘기 듣고 한참을 마주 앉아 얘기해 봤는데, 본인의 장기 커리어 플랜이나 여러 정황을 보았을때, 내 욕심만 차리고 억지로 설득할 게재가 아니더라.

이직 인터뷰 하면서도 내가 사람 보는 눈은 있었구만 하는 생각이 들었으니, 뭐 나름 만족하지만. 15년전 원 맨 조직의 악몽이 되살아나, 심히 스트레스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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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sons for delay and denial of FDA approval

사노피 이승주 박사님이 공유해 주셔 재미 읽게 읽은 논문.

Scientific and Regulatory Reasons for Delay and Denial of FDA Approval of Initial Applications for New Drugs, 2000-2012

바이오벤처에서 근 십년이 넘게 250억 가까이 투자해 재작년 출시된 신약의 마케팅/사업개발을 맡고 있는 입장에서 읽어 가며 몇가지 생각이 들었다.

1. The earlier it fails, the better it will be?

선순환이 돌아 다양한 제품 프랜차이즈 그리고 파이프라인을 가지고 있는 big pharma 면 모를까 한가지 플랫폼 혹은 한두개 임상 파이프라인에 회사의 운명이 걸린 바이오벤처 입장에서 (상장사라면 더욱) 심각한 SAE 혹은 심각한 lack of efficacy 가 아닌 상황에서 Endpoint 해석이 애매하다거나 출시이후 경쟁 약물과 차별점이 부족하다는 추정만으로 프로젝트를 접을 수 있을까?

2. Agent’s dillemma?

전문경영인 입장에서 장기적 전망을 위해 단기적 compensation 을 포기할 수 있을까? 임상 2/a 가 끝나더라도 허가제출까지느 보통 5-6년의 시간이 걸리는데 그 전에 어떻게든 기대치를 높여 스톡옵션이라도 행사하고 빠져 나오지 힘들고 괴롭게 개발중단을 선언할까? 그리고 이를 법률적 혹은 상도의적으로 처벌해야 할까?

3. Approval is the end of game?

Approval 이 안되면 그나마 경기장에 입장 조차 안되니 정말 중요한 마일스톤이긴 하지만 비지니스로의 신약은 결국 돈을 벌자는 것인데, 허가는 가능하나 시장전망은 밝지 않은 약을 꼭 허가까지 끌고 가야할까?

4. Different mentality?

허가를 포함 개발에 필요한 멘탈리티와 이후 커머셜에 필요한 멘탈리티는 정말 다르다. 십년을 넘게 자식처럼 키워 왔다고 장가 가서도 내품에 싸고 도는게 맞을까? 아님 시원하게 며느리에게 넘겨 줘야 하나?

줄기세포 약물이라 하면 막연히 뭔가 팬시하고 신비스럽게 들리지만 시장에 나가면 결국 효능, 안전성, 복용편의성 그리고 가격경쟁력이 다다. 겉으로는 다들 신약개발 바이오 벤처의 꿈은 신약의 시장출시라 하지만, 시장에 출시되는 순간 가치는 꿈과 전망이 아닌 매출과 이익이란 하드 넘버에 의해 정해진다. 그리고 우리나라 바이오 벤처중 이 전환기를 제대로 준비하는 곳은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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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sk vs uncertainty

십년이 넘게 수천억의 돈을 들여야 하지만, 똥이 될지 된장이 될지 확신할 수 없는 신약 개발 분야에서 일하는 우리 같은 사람들한테 가장 익숙한 단어 중 하나가 risk 혹은 uncertainty 아닐까 한다. risk 는 위험으로, uncertainty 는 불확실성으로 번역된다.

실제 risk 라 함은 재무에서는 돈을 잃을 확률 혹은 손해를 볼 확률로 통용되기에 불확실성과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고 있고, 사실 risk 와 uncertainty 는 혼용되기도 한다. 그런데, 투자쪽 격언 중 리스크는 수용하고, 불확실성은 멀리 하라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risk 와 uncertainty 는 다른 개념이라는 것인데, 내가 생각하는 둘 사이의 차이는 이렇다.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불확실성의 연속이다. 십년은 고사하고 일분 일초 앞조차도 제대로 예측할 수 없는 것이 사람이기에 미래의 불확실성을 제거할 수는 없다. 다만 불확실성을 분석하고 체계화할 수는 있다. 그리고 그것이 risk 이다. 예를 들어 어떤 투자에 있어 예상되는 경우의 수는 A, B, C 세가지이고, 각각의 pay off 는 50%, 25% 그리고 -40%, 발생확률은 15%, 60%, 25% 이다. 이 경우 payoff 의 기대값은 12.5% 이다. 물론 기대값이 12.5% 라고 반드시 12.5% 의 수익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불확실성은 제거할 수 없기 때문에 25% 의 확률인 C 가 발생하여 40% 의 손해를 볼 수 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산된 확률상 평균 12.5% 의 평균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기에 40% 손해를 볼 수 있는 risk 를 감수하라는 것이다.

반면에 손해 볼 확률과 경우의 수를 아예 가정하지 않으면, 투자하면서도 마음이 편하다. 모르는 놈이 용감하다는 말이 그래서 있다. 이것이 불확실성은 멀리 하라는 것이다.

Risk 는 끔찍히 싫어하면서, 불확실성은 별 생각없이 수용하는 많은 회사들이 나중에 일이 잘 되면 경영진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려서 그런 것이고, 나중에 일이 안 풀리면 시장환경의 탓으로 돌리는 것 보면 우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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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울 자리를 보고 발을 뻗자

최근 부하직원들에게 누울 자리를 보고 발을 뻗어라 자주 말합니다. 누울 자리를 보고 발을 뻗으란 말은 자신의 분수에 맞게 욕심을 가져라 대략 그런 뜻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욕심 때문에 발 사이즈는 생각도 않고 덥썩 누워 버려 옴짝 달싹도 못하고 트랩에 빠지거나, 수영장에 떨어진 금붕어 마냥 넓어서 어쩔 줄 모르는 상황은 피하자는 뜻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발 사이즈가 얼마나 될지도 측정해야 하고, 누울자리가 얼마나 넓은지도 측정해야 합니다.

양손경영이란 책이 한 때 유행한 적 있었고, 전 직장에서 회장님의 주문아래 이 책이 회사 전체 화두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상충하는 두가지 상황을 trade off 로만 생각하지 말고, 두개를 모두 품을 생각을 하라는 주문이었습니다. 몇번이나 시도하려 해 보았지만, 조직 차원이면 모를까 개인차원에서는 참으로 힘들더군요. 이래서 조직의 성패에 구성원들의 다양성이 중요하다는 말을 하나봅니다.

사업개발 (BD) 업무에 근 15년 가까이 매여 있었더니, 생각과 시각이 많이 굳어지는 느낌 최근 많이 받습니다. 직원들에게 누울자리를 보고 발을 뻗어라 요청하는 것은 시장포텐셜만 보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능력이 얼마나 될지 먼저 생각하라는 뜻인데, 돌아서 생각해 보면 그게 과연 정답일지 아리송하곤 합니다. 발 사이즈도 중요하지만, 누울자리 크기 역시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지요.

마케터와 BD 모두 어쩌면 일종의 파생상품입니다. 비지니스 속성이 seed based 냐 need based 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seed based 산업을 생각할 때 이 두 부류 모두 상품이 개발되고 나서 value proposition 을 얼마나 확장시키느냐가 관건입니다. 내 개인적 경험이니 일반화 시키기에 무리가 있겠지만, 기업에 있어 이 두가지 시각 모두가 중요하고, 어느 한쪽만 우세해 버리면 훌륭한 상품을 가지고도 기업이 점점 쪼그라 들거나 아니면 워크로드를 감당 못해 번아웃 되거나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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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훌륭한 탈렌트를 발굴하여 이 두가지 시각을 모두 아우르는 슈퍼맨을 채용하면 최선이겠으나,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고, 회사내의 이 두가지 시각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믹스하느냐가 결국 관건이 아닐까 싶습니다. 최종 결정권자인 CEO 의 open mind 가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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