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y's Blog station - Part 18

템포 바이러스

책장 어디엔가 방치해 놓았다가, 이번 세월호 사건을 계기로 연휴기간 드디어 다 읽었다. 한없이 느리고 목가적인 중세의 유럽이 속도 (가속도) 라는 사회적 테제를 통해 어떻게 현대의 사회로 발전해 왔는지 그 경로와 의미를 깨알같이 적어 놓았다. 독일인 특유의 길고 장황함이 독서의 장애 요소지만, 도입부에서만 조금 고생하면 중간 이후부터는 익숙해 져 쉽게 넘어간다 (번역이 잘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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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ga meger in pharma market

회사차 몰고 나갔다 가벼운 접촉사고가 났다. 누구 잘못이라 판단하기 애매한 위치여서 경찰에 신고하고 바로 보험사 불렀다. 내 생각과는 달리 보험사 의견은 9:1로 내 과실이 크단다. 내 차는 티도 안나 수리 않았고 상대차도 옆에 살짝 페인트 묻은 정도인데 60만원 정도 보험 처리했다고 통보가 왔다. 만일 내 차 몰다가 이렇게 되었다면 보험료 오를 걱정등등해서 현장에서 한 십만원 주고 합의볼 걸 후회 막급이었겠지만 회사차고 또보험도 회사로 되어 있으니 알겠다 하고 쿨하게 전화 끊었다.

이것이 현재 미국 의료비 현실이 아닐까 싶다. Healthcare package 빵빵한 회사 다니는 사람 병원비가 얼마들건 보험에서 내주니 신경 안 쓰고, HMO 역시 일단 지급하고 나중에 회사에 premium 올리면 되니 병원에서 청구한 대로 주면 그만, 병원은 병원대로 깎자 난리 치는 사람 없으니 있는 검사 없는 검사 다해서 청구하고. 고용주는 어차피 세금 낼 것 경비처리하니 손해볼 것 없고.

Innovator’s prescription 이란 책에서 존경하옵는 크리스텐센 선생께서는 로켓처럼 치솟는 미국 의료비 문제는 의료질을 유지하며 어떻게하면 의료비 총액을 줄이느냐에 대한 고민은 없고,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의료비를 누가 어떻게 부담할 것이냐만 고민하는데서 나온다고 말씀하셨다.

GSK 와 노바티스가 수십조 규모의 사업 바터 딜을 발표하고, 화이자가 아스트라제네카를 수백조 규모로 인수하겠다 제안하는 기저에는 의료비 증가속도가 이제 거의 한계에 다달았다는 시그널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수백 수천억이 들더라도 똘똘한 신약 하나 개발하면 실패비용 다 회수하고도 짭짤한 수익 올릴 수 있던 시대가 막을 내리는 것 아닌가 싶다.

예전 어느 컨퍼런스에서 제약산업에서 3E 라는 말을 들은 적 있다. Expertise, Experience 그리고 Efficiency 가 제약사가 시장에서 excel 할 수 있는 원동력이란 말인데, 개별기업의 역량이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성장은 시장 잠재력을 초과할 수 없는 법이다.

지금까지 제약산업 특히 혁신신약 부분은 과학과 기술이 다른 모든 것에 우선이었다. 임상결과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고 주가가 널을 뛰고. 이제는 혁신신약 역시 마케팅이 주도권을 잡는 시대로 들어가는 것 아닌가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그래야 한다고 본다.

생명에 대한 집착은 모든 욕망을 초월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항암제 임상에서 기존 약물 대비 몇일 몇주 혹은 몇달 더 살 수 있다는게 장기적으로 사회 전체 효용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나 의문스럽다. 혁신이 반복되다보면 몇주나 몇달 몇달이 몇년이 되어 장기적으로 캔서도 만성질환으로 관리하게 될 수 있다는 주장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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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P (Standard Operation Protocol)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로 가장 욕 많이 먹는 사람들이 관계 공무원 아닐까 싶은데, 그 분들 역시 다 대한민국 국민들이고  실종자들 무사귀환을 애타게 기다리는 가족들 마음을 이해 못할까? 안타까운 마음 일반시민과 매한가지일 것이고 한시라도 빨리 실종자들 구하고 싶은 마음 역시 같을 것이라 생각한다. 문제는 마음은 마음 몸은 몸. 어디부터 어떻게 손 써야 할지 막막하지 않을까 싶다.

GMP 라는 말은 Good manufacturing process 의 줄임말로 특정 의약품 생산의 전반적 프로세스를 총괄하는 제도이다. 의약품은 국민의 생명/건강과 밀접하게 관계되어 있기에 나라에서 생산 프로세스도 철저하게 관리하게 되어있고, 새롭게 허가받는 제품마다 안전성, 유효성 관련 자료와 함께 생산/관리에 대한 자료도 규정에 맞게 제출해야 한다. 흔히들 모 제약사가 GMP 공장을 짓네 하는 기사를 보고 하드웨어 관련된 말이라 생각하지만, GMP 구성의 대부분은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이다. 즉, 원료 입고 및 관리부터 최종제품의 출고까지 프로세스를 규정하고 있다. 신약개발과 관련된 연구/개발에서 우리나라 수준이 과거대비 상당히 발전했음에도 GMP 에 헛점이 많은 이유가 워낙 창의적인 민족이라 생산을 거듭하며, 수만가지 요령이 발생하여, 규정된 프로세스를 잘 지키지 않기 때문이라는 업계내 농반진반 말이 있다.

창조경제의 핵심은 창의적 아이디어라지만, 이 아이디어가 상품화 되어 경제의 근간인 돈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프로세스를 거쳐야 하고, 프로세스가 확립되면, 일관된 품질 유지를 위해서라도 그 프로세스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아무리 창의적인 아이디어라도 한 사람의 힘만으로는 사업화가 이루어지지 않기에 이 프로세스는 관여된 모든 사람들간의 약속이고, 프로세스가 개선되어 바뀌기 전 역시 관여된 모든 사람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

처음 사고의 시작부터 선장, 항사, 기관사들 초동대처를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프로세스를 일탈시켜 버렸고, 첫 단추가 어긋나 버리니 국무총리부터 말단 일선 공무원까지 누가 이 상황에 어떤 일을 어떻게 해야 할지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지만, 호미로 막을 것 가래로 막는다는 말처럼 일이 점점 커져 이제는 전국민이 합심해서 나서려 해도 때가 너무 늦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빈냄비 끓듯 이번 사고에 또 파르르 일어 났다 아무 일 없이 스러질 것이 아니라, 최소한 이번만이라도 사고의 발단부터 수습의 마지막 단계까지 전국가 적으로 하나하나 복기하여,  위기 상황에서 국가적 SOP 가 없어 우왕좌왕 하는 일은 이번이 마지막이었으면 싶다.

천몇백년전 고구려때만 해도 요동성을 중심으로 한 만주벌 촘촘한 성곽들이 네트워크 화 되어 있어 성 하나가 무너지면, 나머지 성들이 어떻게 방어하고, 그 성들도 무너지면, 또 어떻게 방어할지 치밀하게 계획된 나라였다 하던데, 삼국통일의 주역이 고구려가 아닌 신라였기에 몽고침략, 임진왜란, 병자호란, 육이오, IMF 그리고 이번 세월호에 이르기까지 이 모양인 것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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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일을 하는가

전 직장 회장님께서는 임직원들에게 책 선물 하는것 좋아하셨다. 아마도 전 직장 상사분께서 페이스북에 관련 글 올린 것으로 보아 최근에 선물하신 책이 아닌가 싶은데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원제: start with why, how great leaders inspire everyone to take action) 란 책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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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sons for delay and denial of FDA approval

사노피 이승주 박사님이 공유해 주셔 재미 읽게 읽은 논문.

Scientific and Regulatory Reasons for Delay and Denial of FDA Approval of Initial Applications for New Drugs, 2000-2012

바이오벤처에서 근 십년이 넘게 250억 가까이 투자해 재작년 출시된 신약의 마케팅/사업개발을 맡고 있는 입장에서 읽어 가며 몇가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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