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ga meger in pharma market

회사차 몰고 나갔다 가벼운 접촉사고가 났다. 누구 잘못이라 판단하기 애매한 위치여서 경찰에 신고하고 바로 보험사 불렀다. 내 생각과는 달리 보험사 의견은 9:1로 내 과실이 크단다. 내 차는 티도 안나 수리 않았고 상대차도 옆에 살짝 페인트 묻은 정도인데 60만원 정도 보험 처리했다고 통보가 왔다. 만일 내 차 몰다가 이렇게 되었다면 보험료 오를 걱정등등해서 현장에서 한 십만원 주고 합의볼 걸 후회 막급이었겠지만 회사차고 또보험도 회사로 되어 있으니 알겠다 하고 쿨하게 전화 끊었다.

이것이 현재 미국 의료비 현실이 아닐까 싶다. Healthcare package 빵빵한 회사 다니는 사람 병원비가 얼마들건 보험에서 내주니 신경 안 쓰고, HMO 역시 일단 지급하고 나중에 회사에 premium 올리면 되니 병원에서 청구한 대로 주면 그만, 병원은 병원대로 깎자 난리 치는 사람 없으니 있는 검사 없는 검사 다해서 청구하고. 고용주는 어차피 세금 낼 것 경비처리하니 손해볼 것 없고.

Innovator’s prescription 이란 책에서 존경하옵는 크리스텐센 선생께서는 로켓처럼 치솟는 미국 의료비 문제는 의료질을 유지하며 어떻게하면 의료비 총액을 줄이느냐에 대한 고민은 없고,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의료비를 누가 어떻게 부담할 것이냐만 고민하는데서 나온다고 말씀하셨다.

GSK 와 노바티스가 수십조 규모의 사업 바터 딜을 발표하고, 화이자가 아스트라제네카를 수백조 규모로 인수하겠다 제안하는 기저에는 의료비 증가속도가 이제 거의 한계에 다달았다는 시그널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수백 수천억이 들더라도 똘똘한 신약 하나 개발하면 실패비용 다 회수하고도 짭짤한 수익 올릴 수 있던 시대가 막을 내리는 것 아닌가 싶다.

예전 어느 컨퍼런스에서 제약산업에서 3E 라는 말을 들은 적 있다. Expertise, Experience 그리고 Efficiency 가 제약사가 시장에서 excel 할 수 있는 원동력이란 말인데, 개별기업의 역량이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성장은 시장 잠재력을 초과할 수 없는 법이다.

지금까지 제약산업 특히 혁신신약 부분은 과학과 기술이 다른 모든 것에 우선이었다. 임상결과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고 주가가 널을 뛰고. 이제는 혁신신약 역시 마케팅이 주도권을 잡는 시대로 들어가는 것 아닌가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그래야 한다고 본다.

생명에 대한 집착은 모든 욕망을 초월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항암제 임상에서 기존 약물 대비 몇일 몇주 혹은 몇달 더 살 수 있다는게 장기적으로 사회 전체 효용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나 의문스럽다. 혁신이 반복되다보면 몇주나 몇달 몇달이 몇년이 되어 장기적으로 캔서도 만성질환으로 관리하게 될 수 있다는 주장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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