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P (Standard Operation Protocol)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로 가장 욕 많이 먹는 사람들이 관계 공무원 아닐까 싶은데, 그 분들 역시 다 대한민국 국민들이고  실종자들 무사귀환을 애타게 기다리는 가족들 마음을 이해 못할까? 안타까운 마음 일반시민과 매한가지일 것이고 한시라도 빨리 실종자들 구하고 싶은 마음 역시 같을 것이라 생각한다. 문제는 마음은 마음 몸은 몸. 어디부터 어떻게 손 써야 할지 막막하지 않을까 싶다.

GMP 라는 말은 Good manufacturing process 의 줄임말로 특정 의약품 생산의 전반적 프로세스를 총괄하는 제도이다. 의약품은 국민의 생명/건강과 밀접하게 관계되어 있기에 나라에서 생산 프로세스도 철저하게 관리하게 되어있고, 새롭게 허가받는 제품마다 안전성, 유효성 관련 자료와 함께 생산/관리에 대한 자료도 규정에 맞게 제출해야 한다. 흔히들 모 제약사가 GMP 공장을 짓네 하는 기사를 보고 하드웨어 관련된 말이라 생각하지만, GMP 구성의 대부분은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이다. 즉, 원료 입고 및 관리부터 최종제품의 출고까지 프로세스를 규정하고 있다. 신약개발과 관련된 연구/개발에서 우리나라 수준이 과거대비 상당히 발전했음에도 GMP 에 헛점이 많은 이유가 워낙 창의적인 민족이라 생산을 거듭하며, 수만가지 요령이 발생하여, 규정된 프로세스를 잘 지키지 않기 때문이라는 업계내 농반진반 말이 있다.

창조경제의 핵심은 창의적 아이디어라지만, 이 아이디어가 상품화 되어 경제의 근간인 돈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프로세스를 거쳐야 하고, 프로세스가 확립되면, 일관된 품질 유지를 위해서라도 그 프로세스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아무리 창의적인 아이디어라도 한 사람의 힘만으로는 사업화가 이루어지지 않기에 이 프로세스는 관여된 모든 사람들간의 약속이고, 프로세스가 개선되어 바뀌기 전 역시 관여된 모든 사람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

처음 사고의 시작부터 선장, 항사, 기관사들 초동대처를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프로세스를 일탈시켜 버렸고, 첫 단추가 어긋나 버리니 국무총리부터 말단 일선 공무원까지 누가 이 상황에 어떤 일을 어떻게 해야 할지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지만, 호미로 막을 것 가래로 막는다는 말처럼 일이 점점 커져 이제는 전국민이 합심해서 나서려 해도 때가 너무 늦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빈냄비 끓듯 이번 사고에 또 파르르 일어 났다 아무 일 없이 스러질 것이 아니라, 최소한 이번만이라도 사고의 발단부터 수습의 마지막 단계까지 전국가 적으로 하나하나 복기하여,  위기 상황에서 국가적 SOP 가 없어 우왕좌왕 하는 일은 이번이 마지막이었으면 싶다.

천몇백년전 고구려때만 해도 요동성을 중심으로 한 만주벌 촘촘한 성곽들이 네트워크 화 되어 있어 성 하나가 무너지면, 나머지 성들이 어떻게 방어하고, 그 성들도 무너지면, 또 어떻게 방어할지 치밀하게 계획된 나라였다 하던데, 삼국통일의 주역이 고구려가 아닌 신라였기에 몽고침략, 임진왜란, 병자호란, 육이오, IMF 그리고 이번 세월호에 이르기까지 이 모양인 것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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