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y's Blog station - Part 19

risk vs uncertainty

십년이 넘게 수천억의 돈을 들여야 하지만, 똥이 될지 된장이 될지 확신할 수 없는 신약 개발 분야에서 일하는 우리 같은 사람들한테 가장 익숙한 단어 중 하나가 risk 혹은 uncertainty 아닐까 한다. risk 는 위험으로, uncertainty 는 불확실성으로 번역된다.

실제 risk 라 함은 재무에서는 돈을 잃을 확률 혹은 손해를 볼 확률로 통용되기에 불확실성과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고 있고, 사실 risk 와 uncertainty 는 혼용되기도 한다. 그런데, 투자쪽 격언 중 리스크는 수용하고, 불확실성은 멀리 하라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risk 와 uncertainty 는 다른 개념이라는 것인데, 내가 생각하는 둘 사이의 차이는 이렇다.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불확실성의 연속이다. 십년은 고사하고 일분 일초 앞조차도 제대로 예측할 수 없는 것이 사람이기에 미래의 불확실성을 제거할 수는 없다. 다만 불확실성을 분석하고 체계화할 수는 있다. 그리고 그것이 risk 이다. 예를 들어 어떤 투자에 있어 예상되는 경우의 수는 A, B, C 세가지이고, 각각의 pay off 는 50%, 25% 그리고 -40%, 발생확률은 15%, 60%, 25% 이다. 이 경우 payoff 의 기대값은 12.5% 이다. 물론 기대값이 12.5% 라고 반드시 12.5% 의 수익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불확실성은 제거할 수 없기 때문에 25% 의 확률인 C 가 발생하여 40% 의 손해를 볼 수 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산된 확률상 평균 12.5% 의 평균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기에 40% 손해를 볼 수 있는 risk 를 감수하라는 것이다.

반면에 손해 볼 확률과 경우의 수를 아예 가정하지 않으면, 투자하면서도 마음이 편하다. 모르는 놈이 용감하다는 말이 그래서 있다. 이것이 불확실성은 멀리 하라는 것이다.

Risk 는 끔찍히 싫어하면서, 불확실성은 별 생각없이 수용하는 많은 회사들이 나중에 일이 잘 되면 경영진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려서 그런 것이고, 나중에 일이 안 풀리면 시장환경의 탓으로 돌리는 것 보면 우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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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울 자리를 보고 발을 뻗자

최근 부하직원들에게 누울 자리를 보고 발을 뻗어라 자주 말합니다. 누울 자리를 보고 발을 뻗으란 말은 자신의 분수에 맞게 욕심을 가져라 대략 그런 뜻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욕심 때문에 발 사이즈는 생각도 않고 덥썩 누워 버려 옴짝 달싹도 못하고 트랩에 빠지거나, 수영장에 떨어진 금붕어 마냥 넓어서 어쩔 줄 모르는 상황은 피하자는 뜻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발 사이즈가 얼마나 될지도 측정해야 하고, 누울자리가 얼마나 넓은지도 측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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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우위

소치올림픽 대한민국 두번째 금메달 쇼트트랙 여자 계주는 생방송 중계로 못 보고 오늘 새벽 뉴스로만 보고 말았다. 그제 마신 술로 하루종일 빌빌대다 초저녁에 잠이 듯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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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 스케이팅도 그렇고 쇼트트랙도 그렇고 (not to mention 김연아 선수가 출전하는 여자 피겨 스케이팅) 전통적인 한국의 금메달 밭에서 여자팀은 훨훨 나는데 남자팀은 질질 메고 있는 것을 보니 리카르도 선생의 비교우위론이 생각난다.

동일 가격의 재화 A 와 재화 B 를 생산함에 있어 국가 1은 하루에 A 는 5000개, B 는 3000개를 생산하고, 국가 2는 하루에 A 1500개, B 는 2000개를 생산할 수 있다 가정하자. 이 경우 국가1은 국가2 대비 재화 A 와 B 모두에 절대 우위를 가지고 있다. 단 국가 내부에서 보면 국가1은 재화 B 대비 재화 A 에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고, 국가2는 재화 A 대비 재화 B 에 비교우위를 갖는다. 언듯 생각하면 두 재화 모두에 높은 생산성을 갖는 국가1은 무역을 하지 않고 두 재화 모두를 자체 생산하는 것이 나을 것으로 보이지만, 수세기전 발표한 리카르도 선생의 비교우위론에 따르면 이 경우에도 국가1은 비교우위를 갖는 A 의 생산에 집중하고, 국가2는 B 의 생산에만 집중하고, 그 결과 각국에 부족한 재화 B 와 재화 A 는 무역을 통해 상호 교환하는 것이 전체 후생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설파하셨다.

노동은 자본과 달라 국가간 이동이 완전히 자유롭지 않지만, 세계화가 지속되어 노동마저 국가간 흐름이 자유로와 진다면, 같은 논리로 우리 나라는 비교우위를 갖는 여자노동력에 집중하고, 남자노동력은 포기한 후, 남자 노동력에 비교우위를 갖는 네델란드 같은 나라와 상호 모자란 노동력을 교환하는 것이 낫다는 결론에 달한다.

스포츠와는 거리가 있는 아들이지만, 아들만 둘 한국에서 키우고 있는 내 입장에서는 매우 무서운 씨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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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 valuation (2)

지난글에 신약 프로젝트에 있어 formal valuation 의 쓸모가 그닥 크지 않다는 얘기를 썼는데, 아무 증거 없이 이리 뜬금 없는 말 한마디 남기는 것은 블로그 독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않나 싶어 케이스 하나 남기고자 한다.

아래 링크한 문서는 10년전쯤 VR1 길항제라는 진통제 후보물질을 모 독일 제약사에 라이센싱 하면서 만들었던 valuation report 이다. 협상의 starting point 로 쓰고자 하는 목적이었지만, 오히려 나중에는 회사 내부에서 내가 만든 deal 이 적정했다라는 defense 용으로 더 쓸모가 있더라.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실제 modeling 을 step by step 으로 동영상으로 만들어 올렸드렸으면 하는 바램도 있지만, 게으름때문에 언제가 될지는….

valuation report for VR1 antagonist

(PS) valuation rationale 을 회사 내부에 공개할 때는 협상에서 도출된 조건을 이루지 못 했을때 협상을 잘 못 했다느니 어쩌니 하는 뒷말을 감당할 자신이 있어야 한다. 여기에 나온 숫자 맞추누라 예전에 죽을 뻔 한 기억이 아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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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 valuation

신약 라이센싱 관련 심포지움이 있어 연자 겸 패널 좌장으로 참석했다 어정쩡한 시간이 끝나는 통에 끝나고 한잔 하기로 했던 약속도 취소되고 (해질때까지 기다리기 넘 무료해서) 번개를 잡아볼까 했는데 그것도 무산되고.. 결국 어정쩡한 시간에 집에 들어와 뒹굴대다 초저녁에 잠이 들었고, 이 새벽에 깨서 헤매고 있다.

오늘 나 포함 네 분 연사중 한분은 VC 에서 오셨는데 (개인적으로 잘 아는 분), intangible asset 의 valuation 에 대한 발표를 하셨다. 이 분 발표 관련 다른 어떤분이 페이스북에 간단한 소감을 올렸는데, 댓글이 주렁주렁 달렸다.

2001년-2003년 한참 기술이전 쪽으로  물이 올라 있을때 당시 회사 지원으로 저녁에 연대에서 경영학 석사 과정을 이수한 적 있다. 파생상품 시간에 옵션의 가치평가 모델인 블랙-숄즈 모델이 최초로 수요-공급 곡선에 의지 하지 않고 수식으로 무형자산의 가격을 결정하게 만든 모델이란 설명에 끌려, 금융공학, 증권투자등등 생각지도 않았던 재무쪽 과목을 많이 이수하게 되었다 (결국 원래 목적인 마케팅과 기업재무 복수전공으로 석사 마쳤다).

실전에서 벤처투자 기술이전등등을 하면서, DCF 로 시작해, real option 등등 갖가지 valuation 방법을 다 써 봤지만 느낀점은 실전에선 그닥 쓸모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30건 넘는 동안 deal making 과정 중 내가 도출한 가격25% 이내로 deal 이 된 적도 없었고, 실제 협상 과정중 재무모델의 변수를 놓고 대립한 적도 없었다.

한가지 쓸모라면, 협상을 시작하는 첫단계로서는 나름 의미가 있다는 점이다. 모든 협의가 다 그렇지만, 아무것도 없는 백지에서 시작하면 시간이 걸린다. 얼마나 정확하느냐와는 별개로 어떤 기준점을 잡고 거기서부터 논의를 시작하면 많은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억지로 하나 쓸모를 더 뽑는다면 글쎄 거래가격을 주장함에 있어 조금 더 타당성을 갖는듯 혹은 좀 더 professional 하게 보일 수 있다고나 할까?

물론 valuation model 이 의미 없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다만, model 에 함몰되어 적정가격이냐 아니냐 따지느라 deal 을 놓치는 우는 범하면 안 되겠다. (같이 일하는 쥬니어 친구들 valuation  가르치고 좀 익숙해지면 성격책이나 되는 마냥 엑셀 스프레드쉬트만 가지고 설치는데 이래서는 안 되겠다 이 말씀).

(PS) 서비스로 예전 x 도 모르던 시절, 큰 라이센싱 deal 하나 만들었다고 이곳저곳에서 강의 요청와서 발표할 때 만들었던 10가지 교훈. 어제 발표에서는 쪽팔려서 도저히 이 장표는 못 내밀 것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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