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라이센싱 관련 심포지움이 있어 연자 겸 패널 좌장으로 참석했다 어정쩡한 시간이 끝나는 통에 끝나고 한잔 하기로 했던 약속도 취소되고 (해질때까지 기다리기 넘 무료해서) 번개를 잡아볼까 했는데 그것도 무산되고.. 결국 어정쩡한 시간에 집에 들어와 뒹굴대다 초저녁에 잠이 들었고, 이 새벽에 깨서 헤매고 있다.
오늘 나 포함 네 분 연사중 한분은 VC 에서 오셨는데 (개인적으로 잘 아는 분), intangible asset 의 valuation 에 대한 발표를 하셨다. 이 분 발표 관련 다른 어떤분이 페이스북에 간단한 소감을 올렸는데, 댓글이 주렁주렁 달렸다.
2001년-2003년 한참 기술이전 쪽으로 물이 올라 있을때 당시 회사 지원으로 저녁에 연대에서 경영학 석사 과정을 이수한 적 있다. 파생상품 시간에 옵션의 가치평가 모델인 블랙-숄즈 모델이 최초로 수요-공급 곡선에 의지 하지 않고 수식으로 무형자산의 가격을 결정하게 만든 모델이란 설명에 끌려, 금융공학, 증권투자등등 생각지도 않았던 재무쪽 과목을 많이 이수하게 되었다 (결국 원래 목적인 마케팅과 기업재무 복수전공으로 석사 마쳤다).
실전에서 벤처투자 기술이전등등을 하면서, DCF 로 시작해, real option 등등 갖가지 valuation 방법을 다 써 봤지만 느낀점은 실전에선 그닥 쓸모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30건 넘는 동안 deal making 과정 중 내가 도출한 가격25% 이내로 deal 이 된 적도 없었고, 실제 협상 과정중 재무모델의 변수를 놓고 대립한 적도 없었다.
한가지 쓸모라면, 협상을 시작하는 첫단계로서는 나름 의미가 있다는 점이다. 모든 협의가 다 그렇지만, 아무것도 없는 백지에서 시작하면 시간이 걸린다. 얼마나 정확하느냐와는 별개로 어떤 기준점을 잡고 거기서부터 논의를 시작하면 많은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억지로 하나 쓸모를 더 뽑는다면 글쎄 거래가격을 주장함에 있어 조금 더 타당성을 갖는듯 혹은 좀 더 professional 하게 보일 수 있다고나 할까?
물론 valuation model 이 의미 없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다만, model 에 함몰되어 적정가격이냐 아니냐 따지느라 deal 을 놓치는 우는 범하면 안 되겠다. (같이 일하는 쥬니어 친구들 valuation 가르치고 좀 익숙해지면 성격책이나 되는 마냥 엑셀 스프레드쉬트만 가지고 설치는데 이래서는 안 되겠다 이 말씀).
(PS) 서비스로 예전 x 도 모르던 시절, 큰 라이센싱 deal 하나 만들었다고 이곳저곳에서 강의 요청와서 발표할 때 만들었던 10가지 교훈. 어제 발표에서는 쪽팔려서 도저히 이 장표는 못 내밀 것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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