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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은 최종 목표가 아니다

어제 바이오코리아에서 발표 마치고 코엑스 밖으로 나가려는데, 40대 초반정도 되어 보이는 어떤 분이 허겁지겁 쫓아와 시간 좀 내달라 하더라. 미국에서 온 교포 분이신데, 할아버지가 치매로 돌아가셨고, 아버님도 최근 mild dementia 접어드시면서, 더 심해지기 전에 자살하신다고 입버릇처럼 되내신단다. 치매와 유전과의 상관관계는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분은 100%  자신도 머지 않아 치매에 걸릴 것이라 확신하신다. 걱정되고 불안해서 잠도 잘 못 주무신단다.
 
카티스템,뉴모스템 소개하느라 장표 한장으로 끝낸 뉴로스템에 현황에 대해 좀 자세히 얘기해 달라 부탁하시길래, 아주 표면적인 수준에서 업데이트해 드렸더니 과거 진행상황은 2012년 입사한 나보다 더 잘 아신다.
 
Stereotactic 으로 진행했던 임상1상에서, Ohmaya reservoir 로 ROA 바꾸어 임상 1/2상을 다시 하고 있다니, 치매 환자는 머리를 톱으로 썰더라도 개의치 않는다, 왜 시간을 낭비하느냐 야단치더니, mild to moderate 에서 mild in severity로 inclusion criteria 바꾼 것에 대해선 그럼 어느정도 진행된 환자한테는 효과가 없는 것이냐 분노하신다. 꼭 그렇다고 할 수는 없지만, 아직은 이를 통계적으로 입증할 만한 과학적 데이타는 없다고 얘기하니,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하는 회사가 어찌 그리 환자에 무관심할 수 있냐고 나중에는 나쁜놈으로 모시더라. 담배 피우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지만, 이 분 너무 절실한 것 같아 복도에 선 채로 30분 넘게 얘기 나누고는 내 명함 드리고 헤어졌다. 삼성의료원에서 임상진행 중이니 아버님 임상에 참여하시면 어떻겠냐고 했더니, 미국시민권자라 참여할 수 없다고 임상병원에서 답변 받았단다 (한국임상에 외국인이 참여하면 안 되는지 처음 알았다). 그래도 이 분 나중에는 감정 추스리시고는 꼭 성공하시기 바란다시며 절을 몇번이나 하시며 가시더라.

 

올해로 약장사 근 8년반을 해왔지만, 환자와 직접 접촉할 기회는 없었던지라, 머리로만 짐작했지, 전공자도 아니면서 바이오코리아까지 찾아와 관련 회사 발표까지 들을 정도로 절실할 줄 가슴으로는 몰랐다. 의사도 아니고 신약개발 연구자도 아니지만, 예전 황모 교수님이 그랬다는 것처럼 ‘내가 너를 일으키리라’ 한마디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라.

하지만, 신약개발의 궁극적 목적은 이런 절실한 환자들에게 치료라는 해결책을 제공하는 것이지, 헛된 희망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꼭 명심해야 할 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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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A (Ethical, Valuable and Affordable)

이번 바이오코리아 재생의학 트랙에서 발표하게 되어 있는데 (3/31 오후입니다),  줄기세포의 윤리적인 측면을 강조하고자 이런 장표로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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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Rising

이번주 Biocentury 커버스토리는 Korea Rising 이란 타이틀로 한국의 제약, 바이오텍이 글로벌 시장을 향해 뜨고 있다는 기사다. 한달쯤 전 작년 한미약품 성과를 다루면서, 기사제목은 World Wide Web, 그리고 2004년 아모레퍼시픽이 신약후보물질 라이센싱 아웃했을때는 East looks West 였다. 기사 제목의 흐름도 그렇고, 기사의 배치도 확실히 한국의 바이오/제약이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인 듯 하다.

사실 줄기세포치료제라는 바이오/제약의 메인스트림에서 거리가 있는 곳에서 4년 가까이 일하고 있다보니, 줄기세포에서 한국 잘 난 것만 알았지, 전반적인 흐름은 놓치고 있었던 듯 싶다 (해외로 잘 돌아다니지 않은 우리 연구소에 항상 말한다. ‘좀 돌아다녀봐라. 줄기세포 치료제 분야에서 우리 회사의 위상이 어떤지 한번 봐라. 당신들이 만들어낸 결과인데, 자부심을 느껴봐라’).

2012년 지금 회사 막 입사하고 보스턴에서 열렸던 BIO 참가하고는 한번도 못 갔는데, 올해는 한번 가볼까 싶기도  하다. 정말 한국에서 온 회사라 하면 디스카운트가 아니라 프리미엄을 받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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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반포 돈까스집 동키

십년이 넘도록 사용하는 제품이 있다. 대부분 기호 제품으로 예를 들어 향수, 화장품, 필기구, 가방 뭐 그런 종류이다. 시장은 항상 변하기 때문에 기업 역시 변하지 않으면 쇠퇴한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요즘 기업의 화두는 혁신과 변화란다. 이러한 조류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이런 제품에 대해서는 혁신과 변화보다 지속과 유지를 기대한다.

혁신에는 위험이 따르기 마련이다. 특히 큰 투자가 필요한 혁신의 경우 기업은 종종 존망을 걸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십년이 넘도록 사용하는 기호품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드롭박스, 에버노트, 포켓같은 앱은 넘치는 정보에 눌리지 않으면서 근근히 버텨나가는데 있어 필수적인 기구들이다. 오늘 아침 드롭박스의 사업에 대해 모 VC 가 고객이 무엇을 바라는지는 생각지 않고, 자신들이 모두 다 알고 있다는 식의 엉뚱한 행보만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여기)

한참을 애착 갖고 써오던 버버리 애프터쉐이브가 갑자기 대한항공 기내면세점에서도, 온라인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자취를 감춰, 울며 겨자 먹기로 다른 제품 살 수 밖에 없었는데, 내 냄새 같지 않아 아직도 어색하기만 하다. 괜히 드롭박스도 엉뚱한 혁신에 투자했다가 망해버려, 차곡차록 쌓아놓은 문서와 자료들 날리거나, 어디로 들고 이사가야 하는것 아닌가 하는 걱정에 끄적거려 본다. 혁신에 뒤쳐저 망해버려도 안타까운 일이지만, 혁신에 너무 앞서 망해버려도 고객으로서 아쉬움을 마찬가지다.

(PS) 그런 의미에서 고등학교 시절부터 지금까지 구반포 한쪽 어귀에서 꿋꿋이 버텨주는 일본식 돈까스집 “동키” 존경한다. 돈까스도 돈까스지만, 수십년 한결같은 깍뚜기 맛 역시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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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중요한 3개 경영자원이라 하면 흔히들 예산, 인사, 조직을 얘기하는데,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조직이 아닐까 싶다. 목표 잡고 전략을 세운 후에 달성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예산이 좀 부족해도 가난하지만 어렵게 어렵게 일을 진행할 수 있고, 인사가 부실해도 산으로 갔다 바다로 갔다 하면서도 일이 진행되지만, 조직이 생뚱맞게 설계 되어 있으면 아무 일도 진행이 안 된다.

조직이라 하면 부서간, 구성원간 R&R 과 이를 감독할 컨트롤 타워라고 생각하시면 무방하겠다.  그리고 구조적 불황, 구조적 문제, 또 구조적 XX 는 다 이 조직을 가리키는 말이라 생각하시면 무방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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