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business

Life in Taian Shandong (2014~2017)

중국 산동성 태안시에 현지 파트너 경원생물과 산동원생제약이란 합자법인 만들어 지난 3년 낯설고 물선 중국땅에서 나름 최선을 다했다. 자의반 타의반 (정확하게는 자의 10, 타의 90) 기대했던 바 대비 이루언 낸 것 많지는 않으나, 시장으로서 중국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시간이었달까? 몇달전 사내 조직개편으로 업무가 바뀌면서 합자법인 동사장직 후배직원에게 물려주고 다른 일 맡게 되었지만, 잊을 수 없었던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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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

오랫만에 매트릭스 1을 보았다. 1편이 히트치며 2편, 3편까지 나왔지만 진정한 감동은 역시 오리지널이다. 연구원으로 있던 시절 극장에서 본 영화에 너무 감동을 받아 아마존에서 VHS 비디오 테이프 주문한 기억이 있으니, 오리지널은 90년대에 나온것 같다. 영화상 매트릭스 배경도 1999년이다.

워낙 유명한 영화라 대부분 줄거리를 기억하겠지만, 고통없는 현실세상의 재건설을 꿈꾼 인간들은 매트릭스라는 가상의 세계를 설계했고, 이 기반에는 AI 기술이 있다. 핵폭탄이 터진건지 어떤건지 정확한 이유는 나오지 않지만, 어떤 환경 재앙으로 지구가 갑자기 태양에너지를 이용할 수 없게 되었고, 재생에너지 고갈에 닥친 AI 는 사람의 인체에너지를 기반으로 자신들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인간을 인큐베이터에 몰아 넣고, 현실에는 없는 오직 가상의 감각만으로 인지되는 새로운 매트릭스를 만들어 낸다. 여기서 장자의 유명한 말 나비가 나인가 내가 나비인가 식의 스토리가 진행된다.

다 알고 있는 줄거리를 다시 읊는다는 것은 시간과 지면의 낭비이고, 한참만에 다시 본 영화에서 새롭게 느끼게 된 부분이 “감각만으로 인지되는 새로운 매트릭스” 이 부분이다. 2000년 연구소를 떠나 본사로 옮기며 손에 물 안 묻히는 생활만 이제 15년째이고, 이제 내가하는 일의 97% 는 현실과는 거리가 있는 기호와 상징이 대부분이다 (100% 라 할 수 없는 점은 영화속 인간과는 달리 먹고 싸고 자고등등의 현실적인 문제를 능동적으로 처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몇달 모델링, 시뮬레이션등등 해가면서 사업 하나가 스프레드쉬트내에서 흥했다 망했다 다시 살아났다 반복하고했지만, 현실의 사업은 아직 시작도 못했다. 15년전 감동은 반쯤 누워 총알을 피해나가는 키아누 리브스 였다면, 15년후 감동 (감동이라고 쓰기는 좀 뭐하지만 대체할 다른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은 실존하지도 않으면서 가장 능동적으로 살아가는 세명의 에이젠트로 바뀌었다. 매트릭스와 현실의 경계면에서 일하고 있는 것 같기로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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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렙 마케팅 (Celebrity marketing)

메디포스트 입사 결정한 것이 2012년 4월, 출근은 6월부터 했다. 첫 작품 카티스템 출시가 2012년 5월이었으니 사실상 새 직장 생활은 카티스템과 함께 했다고 봐도 되겠다. 2014년 10월이 카티스템 출시로부터 정확히 30개월, 만으로 딱 2년6개월이다.

제프리 무어 선생이 90년대 캐즘 마케팅 그리고 혁신상품의 시장수용주기에 대해 발표하고, 죽음의 계곡 혹은 death valley 란 말이 유행이었다. 혁신상품은 크게 innovator, early adopter, early majority, late majority 마지막으로 laggards 순으로 고객의 흐름을 타는데, 시장에서의 성공 판단기준은 early adopter 에서 early majority 까지 얼마나 빨리 그리고 얼마나 탄탄하게 순항하느냐에 달려 있단다. 결국 성공을 위해서는 외부적으로는 틈새가 아닌 주류 고객을 끌어안아야 하고, 내부적으로는 대량생산, 대량유통을 가능하게 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혁신상품은 이 단계에서 절벽으로 떨어져 요절하는 소위 죽음의 계곡으로 떨어지고, 그것을 death valley 혹은 chasm 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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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티스템은 전세계 최초로 출시된 동종타가 유래의 줄기세포 치료제로, ICRS 기준으로 4이상의 퇴행성 골관절염 혹은 스포츠 활동등으로 무릎 연골이 심하게 손상된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출시 후 많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제조원가등의 문제로 약가만 수백만원이고, 수술이 개입되는 관계로 진단, 처치, 입원 및 재활에 소요되는 의사의 행위료까지 감안하면 병원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환자 부담이 천만원을 훌쩍 넘어가기도 한다 (손상부위 크기에 따라 제품을 한 바이얼에서 세 바이얼까지 쓰기도 하는데, 세 바이얼을 쓰게 되면 약값만 해도 천만원이 훨씬 넘어간다). 여러가지 전략적 이유로 아직 건강보험에 등재되지 않은 비급여 품목이고, 몇년전부터 바람을 일으켰던 민간 실손보험으로 인해 치료비용의 상당부분을 보전받는 환자가 대부분이지만, 환자 모두에 해당하는 얘기는 아니다.

사실 처음 입사했을때 job description 은 카티스템 및 기타 개발중인 줄기세포 치료제의 해외 진출이었지만, 제약사 경험이 있는 사람이 사내에 내가 유일하다는 이유 또 과제 참여율등의 문제로 사내에서 신규 정부과제를 맡을 수 있는 Ph.D. 가 내가 유일하다는 이유등등으로 현재는 해외시장 개발을 포함하여, 카티스템의 국내마케팅 (동아ST 란 영업파트너가 있기에 제약영업 특유의 을질은 겨우 면했지만) 그리고 R&D 과제까지 하나 맡고 있는 짬뽕형 인간이 되어 버렸다.

얘기가 또 길어지려 하니, 여기서 한번 끊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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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울 자리를 보고 발을 뻗자

최근 부하직원들에게 누울 자리를 보고 발을 뻗어라 자주 말합니다. 누울 자리를 보고 발을 뻗으란 말은 자신의 분수에 맞게 욕심을 가져라 대략 그런 뜻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욕심 때문에 발 사이즈는 생각도 않고 덥썩 누워 버려 옴짝 달싹도 못하고 트랩에 빠지거나, 수영장에 떨어진 금붕어 마냥 넓어서 어쩔 줄 모르는 상황은 피하자는 뜻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발 사이즈가 얼마나 될지도 측정해야 하고, 누울자리가 얼마나 넓은지도 측정해야 합니다.

양손경영이란 책이 한 때 유행한 적 있었고, 전 직장에서 회장님의 주문아래 이 책이 회사 전체 화두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상충하는 두가지 상황을 trade off 로만 생각하지 말고, 두개를 모두 품을 생각을 하라는 주문이었습니다. 몇번이나 시도하려 해 보았지만, 조직 차원이면 모를까 개인차원에서는 참으로 힘들더군요. 이래서 조직의 성패에 구성원들의 다양성이 중요하다는 말을 하나봅니다.

사업개발 (BD) 업무에 근 15년 가까이 매여 있었더니, 생각과 시각이 많이 굳어지는 느낌 최근 많이 받습니다. 직원들에게 누울자리를 보고 발을 뻗어라 요청하는 것은 시장포텐셜만 보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능력이 얼마나 될지 먼저 생각하라는 뜻인데, 돌아서 생각해 보면 그게 과연 정답일지 아리송하곤 합니다. 발 사이즈도 중요하지만, 누울자리 크기 역시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지요.

마케터와 BD 모두 어쩌면 일종의 파생상품입니다. 비지니스 속성이 seed based 냐 need based 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seed based 산업을 생각할 때 이 두 부류 모두 상품이 개발되고 나서 value proposition 을 얼마나 확장시키느냐가 관건입니다. 내 개인적 경험이니 일반화 시키기에 무리가 있겠지만, 기업에 있어 이 두가지 시각 모두가 중요하고, 어느 한쪽만 우세해 버리면 훌륭한 상품을 가지고도 기업이 점점 쪼그라 들거나 아니면 워크로드를 감당 못해 번아웃 되거나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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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훌륭한 탈렌트를 발굴하여 이 두가지 시각을 모두 아우르는 슈퍼맨을 채용하면 최선이겠으나,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고, 회사내의 이 두가지 시각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믹스하느냐가 결국 관건이 아닐까 싶습니다. 최종 결정권자인 CEO 의 open mind 가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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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열 (latent heat)

잠열이라는 말 아마 중학교 물상 교과서에서 처음 보지 않았나 싶다. 말 그래도 숨어 있는 열이라는 뜻인데, 대학에 들어와 물리화학 과목을 들으니, latent heat 이라는 좀 더 근사한 말로 바뀌어 나와 있더라. 일반적으로 열량과 온도 관련해서는 다음과 같은 비례식이 성립한다.

Q = Cp * m * (T2 – T1)

여기서 Q 는 열량이고, Cp 는 대상물질의 비열 (이것도 좀 더 근사하게는 specific heat capactity 라 한다), m 은 대상 물질의 질량 그리고 T2 와 T1 은 각각 측정시점과 초기상태 물질의 온도를 말한다.

네이트온 검색해 보면 중2에서 중3들 열용량과 비열의 개념에 대해 설명해 달라는 질문들 많이 올라오는데, 단적으로 얘기하면 비열은 물질의 property 이고 열용량은 property 가 아니다. Property 냐 아니냐는 그 값이 물질의 상태변화에 따라 영향을 받느냐 받지 않느냐 뭐 그런 얘기인데, 나도 잘 모르는 얘기고 이 글의 주제와도 동떨어진 얘기이니 이쯤에서 그만두자.

예전 고등학교 입학 시험인 연합고사 물상시험에서 많이 나오는 문제 중 하나가 이런 것이다. -10oC 인 100g 의 얼음을 70oC 까지 가열하는데 소요되는 열량은 얼마인지 답하시요. 위의 공식을 알고 있다면 누워서 떡먹기요, piece of cake 이다. 얼음의 비열은 0.5 cal/g 요 물의 비열은 1 cal/g 이니, 간단하게 이를 평균내어 0.75 cal/g 으로 본다. 그러면 Q = 0.75 * 100 * (70 – (-10)) = 6000 cal 아싸!!

땡 틀렸다.

정확한 답은 Q = 0.5* 100 * (0-(-10) + 80*100 + 1*100*(70-0) = 500 + 8000 + 7000 = 15500 cal 이다.

여기서 뜬금없이 나온 80 cal/g 은 얼음의 융해열이라 하여, 1g 의 얼음이 물로 상전이 하는데 필요한 열량이고, 바로 이것이 잠열의 개념이다. 숨어있는 열이라는 이 잠열은 열량이 가해지면 결과적으로 온도가 변화해야 하는데, 영도씨의 얼음이 영도씨의 물로 변하는 동안 소요되는 열량으로, 열량은 가해지지만 물질의 온도는 변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잠열이다. 따라서 열량과 온도의 관계를 그래프로 그리면 위의 식처럼 선형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아래 그림처럼 계단식으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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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서설이 길어진다는 말은 지난번에도 했지만, 꼭 얼음을 녹이고 물을 끓이는 것 뿐 아니라,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일에서도 이 phase transition 이라는 게 있기 마련이다. 준비하고 계획 세우고 무엇보다 스스로를 질적으로 변화하는데 들어가는 노력 (잠열) 으로 인해, 열심히 노력 (열량) 은 하지만 가시적인 성과 (온도) 는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공정한 인사평가, 정량적 인사 평가 다 좋은데, 조직의 발전을 진정으로 원하는 리더라면 조직이 힘들게 노력은 했으나,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았더라도, 이것이 열용량이 좋지 않아 그런 것인지, 아니면 한단계 더 도약을 위한 상전이에 노력이 집중되어 있어서 그런 것인지 생각해 보는 혜안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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