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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열 (latent heat)

잠열이라는 말 아마 중학교 물상 교과서에서 처음 보지 않았나 싶다. 말 그래도 숨어 있는 열이라는 뜻인데, 대학에 들어와 물리화학 과목을 들으니, latent heat 이라는 좀 더 근사한 말로 바뀌어 나와 있더라. 일반적으로 열량과 온도 관련해서는 다음과 같은 비례식이 성립한다.

Q = Cp * m * (T2 – T1)

여기서 Q 는 열량이고, Cp 는 대상물질의 비열 (이것도 좀 더 근사하게는 specific heat capactity 라 한다), m 은 대상 물질의 질량 그리고 T2 와 T1 은 각각 측정시점과 초기상태 물질의 온도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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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trospect

세상에서 제일 쉬운 말 중 하나가 "내가 전에 얘기했잖아" 아닐까 싶다.

Retrospect 는 prospect 의 반대말로서 "지나고 나서" 정도로 해석하면 된다. 예전 학교 다닐때 보면 1학년때 그렇게 어려웠던 수학 문제가 3학년쯤 되고 나면 왜 그때 이런 문제를 못 풀어 끙끙 앓았들까 할 정도로 쉬워지는 경험 한두번씩은 있을 것이다. 단지 수학 문제뿐 아니라 인생의 다른 문제도 마찬가지다. 실연의 아픔에 몇일 몇달씩 앓다가 지나고나면 왜 그런 하찮은 일로 같이. 오죽하면 it shall pass too 란 말까지 있을까.

이게 retrospect 의 힘이다. 상황의 한 가운데 있을때는 보이지 않던 해결책이 벗어나고 나니 바로 내 옆에 있었던 걸.

그래서 내가 그때 그렇게 얘기 했음에도 왜 내 말을 안 들었냐는 말을 당당하게 하려면 먼저 그 말을 수십번 수백번 논리적으로 반복했어야 하고, 상반되는 다른 말은 하지 않했음이 전제되어야 한다.

어떤 보고서를 읽는데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수십가지 데이타와 사례를 종횡무진 실어 놓고는 결론은 이러러한 변수가 있고 이러이러할 개연성이 있으니 이러러한 전략을 염우에 두어야 한단다.

상황이 성공으로 끝나면 내가 그때 그런 제안을 해서 그랬다 할 것이고, 상황이 실패로 끝나도 내가 그때 그런 제안을 했는데 듣지 않아 그랬다 하겠지. 영어로 이런 솔루션을 weather proof 라고 한단다.

그냥 열심히 잘해야 한다고 한 문장만 쓰면 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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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ralist vs Specialist

복잡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Generalist 와 Specialist 가 겸비된 T 자형 인간이 되어야 한다는데, T자형 인간도 아래 그림과 같이 두개의 유형이 있다. Typography 측면에서 왼쪽이 공식 T 자이다. 즉, 폭이 넓은 것보다 깊이가 깊어야 한다.

줄기세포 관련 유용한 블로그를 어느 분께 추천받아 RSS 로 구독 정기적으로 보고 있다. 얼마전 블로그에서 중간엽 줄기세포 (전문용어로는 mesenchymal stem cell 혹은 줄여서 MSC 라 한다) 관련 최근 리뷰 논문 중 가장 comprehensive 한 논문이 Nature Medicine 에 실렸다 하여, 어렵사리 full article 까지 찾아 읽었다.

The meaning, the sense and the significance: translating the science of mesenchymal stem cells into medicine

두번 세번을 읽어도 도저히 감을 잘 잡지 못해, 결국 발생학 전공한 부하직원에게 핵심 포인트 정리하라고 지시해서 받았다. 아무래도 나는 공식 T자형 인간은 아닌것 같다. 그러면서 바이오 분야 가장 technology intenstive 한 분야에서 밥 안 굶고 먹고 사는것 보면 꼭 공식 T자형 인간이 될 것까지는 없다는 생각도…

(PS) 그 부하직원 어려서부터 외국에서 자란 소위 네이티브 스피커인데, 나중 평이 세상이 이렇게 영어를 배배 꽈서 써 놓은 논문은 처음이라고, 자기도 머리에 쥐 날 뻔 했다는 것 보니, 반드시 깊이의 문제는 아닐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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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불짜리 약 – 약가의 내면

얼마전 LPLD 치료제로 허가 예정인 Glybera 의 환자 1인당 연간 치료비가 100만불로 최고가라는 글 올린 적이 있다. 마침 희귀의약품의 가격 관련하여 Forbes 에 재미있는 기사가 올라왔다.

Inside the pricing of a $300,000 a year drug

이번 약은 NPS Pharmaceutical 이란 회사가 개발한 Gattex 인데 이는 short bowel syndrome 이란 소화기 관련 질환 치료제로 역시 희귀의약품이다. 환자당 연간 치료비가 $295,000 으로 3억원에 육박한다. Glybera 의 백만불에 비해 껌값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Wall Street 이 당초에 예상했던 약가의 3배가 넘을 정도로 고가의약품중 하나다. 기사에도 나오는 바 처럼 2012년 허가된 약 중 네번째로 연간 치료비가 $200,000 이 넘는 약이고, 2012년 미국에서 신규로 허가받은 약이 37개라니, 전체의 10% 를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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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 없는 반대

“대안 없이 반대만 하는 무책임한 사람”.

회의에서 가장 꼴보기 싫은 사람이자 연말 인사철 해고 1순위다 (물론 어떤식으로 반대를 하느냐에 따라 승승장구하는 사람도 있더라).

2012 줄기세포 관련 블로그 10편이란 글을 읽다 보니 이런 글이 2위에 올라 있다.

Patients, Academics, and the Conflict of “Risk of Harm”

얼마전 신문에서 한국 모 줄기세포 업체와 연계된 일본 병원들이 검증 되지 않은 자가줄기세포를 의료관광 온 한국 환자에게 이식하고 있다는 뉴스가 마치 일본인이 한국사람을 대상으로 마루타 시험하고 있는 것 마냥 기사가 올라왔고, 이후 보건복지부가 관련하여 보도자료까지 배포하는 등 한바탕 소란이 있었다.

이후 이 업체에 대한 신랄한 비판 댓글을 올라왔고, 기본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을 함부로 쓰는 것은 죄악이라는 내용이다. 나 역시 생각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시한부 선고를 받은 중증 질환 환자 그리고 그 가족의 입장에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 치료 받고 낫던지 죽던지 내가 결정하겠다는데 제도를 들먹이며 감놔라 배놔라 하는 심정. 어찌 보면 회의에 들어가 대안도 없이 반대만 하는 사람 보고 있는 그 느낌 아닐까?

수요가 있는 곳엔 공급이 따르기 마련이다. 수많은 업체들이 난치병 치료제를 개발하고자 나서고 있다. 제약업이라는 것도 수겹 포장을 통해 마치 인류 생명을 위해 헌신하는 양 번지르르 하지만, 결국은 약 팔아 돈 벌겠다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특히 목숨이 오고 가는 중증 질환에 있어서야 수만금을 줘도 아깝지 않을 환자를 대상으로. 사람의 눈을 흐리게 하는 것이 항상 사람의 욕심인지라, 모든 국가의 정부에서는 식약청 같은 기관을 두어 비임상/임상 시험등을 통해 동물과 사람에게 유효성과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약은 함부로 시판할 수 없게 감독하고 있다. 이것이 현재 작동하는 사회적 장치이다.

여기서 한가지 질문. 도대체 그 검증된 약은 언제 나오냐는 것이다. 이제 6개월이면 죽는다는데, 5년후 10년후에 그나마 나올지 안 나올지도 모르는 검증된 약을 기다리라는 것은 너무 잔인하지 않은가?

위의 블로그가 요구하는 것은 단순하다. 환자의 바램만을 생각하여 정부가 유효성, 안전성 검증을 포기한다면, 돈에 눈이 먼 제약사들이 너도 나도 엉터리 약을 출시할 것이고, 그것이 사회적으로는 득보다 실이 훨씬 클테니, 받아 들이겠다는 것이다. 다만, 이런 진행 상황을 지들만 보는 지들만 아는 전문용어로 지들끼리 떠들지 말고, 의학 지식이 없는 환자나 환자 가족들도 이해할 수 있게 쉽게 광범위하게 알려달라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소박한 요구인데, 그것을 들어주기가 그렇게 어려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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