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불짜리 약 – 약가의 내면

얼마전 LPLD 치료제로 허가 예정인 Glybera 의 환자 1인당 연간 치료비가 100만불로 최고가라는 글 올린 적이 있다. 마침 희귀의약품의 가격 관련하여 Forbes 에 재미있는 기사가 올라왔다.

Inside the pricing of a $300,000 a year drug

이번 약은 NPS Pharmaceutical 이란 회사가 개발한 Gattex 인데 이는 short bowel syndrome 이란 소화기 관련 질환 치료제로 역시 희귀의약품이다. 환자당 연간 치료비가 $295,000 으로 3억원에 육박한다. Glybera 의 백만불에 비해 껌값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Wall Street 이 당초에 예상했던 약가의 3배가 넘을 정도로 고가의약품중 하나다. 기사에도 나오는 바 처럼 2012년 허가된 약 중 네번째로 연간 치료비가 $200,000 이 넘는 약이고, 2012년 미국에서 신규로 허가받은 약이 37개라니, 전체의 10% 를 넘는다.

이 회사의 CEO 인 Fancois Nader 의 말에 따르면 약가는 다음의 5가지 기준을 통해 정해졌다고 하는데, 4번 희귀의약품으로서의 premium 을 제외하고는 일반적인 pharmacoeconomic analysis 기준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결국은 기존 치료방법과의 benefit/cost 에 기반한 ICER 의 비교이다.

1. Medical Value
2. Direct Cost
3. Indirect Cost
4. Orpharn Drug Permium
5. Willingness to pay by payor

결국 치료비용이 $295,000 이긴 하지만, 기존 치료법 대비 benefit/cost ratio 를 고려하면 결코 비싸지 않다는 논리이다. 전에 해외에서 도입하는 IBD 치료제 개량신약 약가 신청때문에 국내 모대학 전문가 교수팀과 약물경제학 분석을 해 본 적이 있는데, 매우 어렵고 복잡할 것이란 선입견과는 달리, 로직 자체는 매우 심플하다. 다만, 효용/비용 분석의 결과에 우월하다는 rationale 을 검증된 자료로 입증하기가 쉽지 않아서 문제지.

약가 산정의 기준보다 더 재미있게 본 것은 이러한 고가약물에 대한 payment system 이었는데, 51% 환자는 민간보험에 의한 reimbursement, 34% 환자는 정부가 지원하는 Medicare 대상 환자, 그리고 나머지 15% 가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사실상 의료보험의 혜택 바깥에 존재한다는데, 15% 환자는 제약사의 비용으로 무료로 약을 제공한다고 한다. 또한 Medicare 에 해당하는 환자 지원을 위해서 NPS 는 patent advocacy 그룹에 상당한 비용을 기부했다고 하고, 민간보험의 경우 전체 치료비의 약 30% 에 해당하는 copayment (환자 본인 부담 금액) co-pay assistance program 을 통해 지원하겠다고 한다. 결국 능력이 되는 사람에게는 제 값을 받고 이윤을 뽑겠지만, 가난한 환자에게도 여러가지 지원을 통해 access 를 보장하겠다는 말이다.

존경하는 크리스텐센 선생께서 “Innovator’s prescription” 이란 책에서 미국 의료개혁을 위해서는 세가지 방향 1) fee for services, 2) value provider, 3) patient advocacy group 에서 각각 혁신이 추진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신 적 있다. (이 부분은 나중에 기회 있으면 별도로 글을 올리려 한다)

미국의 의료제도는 세계에서 가장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시스템으로, 그 막대한 규모에도 불구하고, 30%가 넘는 국민들이 의료보험의 사각지대에 있다고 한다. 물론 그 이면에는 혁신기술을 가장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란 찬사도 있다. 희귀질환치료제는 거의 100% 가 혁신에 속하는 제품이고, 미국의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의료보험에 일조하는 것 하나가 바로 위의 희귀의약품의 payment system 에서와 같은 유연성 아닌가 싶다. 유연성은 대부분 전체를 복잡하게 만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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