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Life

글쓰기 후진국 대한민국

트위터에서 발견한 주간조선 기사 링크 “글쓰기 후진국 대한민국”. 관련하여 개인적인 얘기를 좀 풀어보려 한다.

학부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했지만, 원래 1지망은 전산학과였다.

학력고사 세대인지라 먼저 시험점수와 내신을 가지고 마치 포커치듯이 베팅하는 시스템이었는데, 내신을 감안하더라도 나중에 언론에 발표된 연대 전산과의 커트라인이 내 학력고사 점수보다 낮더라.

불합격의 유일한 원인을 논술에서 (아마 우리가 논술 첫 세대 아니었다 싶다) 찾을 수 밖에 없었던지라, 대학 입학하면서부터 글쓰기에 관심을 많이 가졌다. 트라우마라고나 할까?

스무살때부터 습작도 하고 아버지한테 개무시 받으면서 가내 글짓기도 하고등등의 덕분에 이제 남들에게 곧잘 글 잘 쓴다는 소리를 듣는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머리속에 아무리 좋은 생각이 있더라도 제대로 표현이 되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인터넷으로 별의별것 다 할 수 있는 세상이라지만 결국 생각은 말과 글로 나타낼 수 밖에 없다.

큰놈이 올해 고2인데, 나 고2때 생각해보면 어찌 젊은 놈이 저러고도 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공부 많이 한다. 방과후에 학원을 세개 다니고 학원 수업 없는 날은 학교에 남아 야간자율학습이다. 주말도 예외가 아니라 토요일 일요일 모두 오전시간은 학원이다. 덕분에 물론 성적은 곧잘 나오는 편이지만, 최근 젊은 세대들 역사 지식에 대한 설문 기사를 보니,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면서 도대체 머리속엔 뭐가 남아 있는 거고, 그나마 남아 있는 지식은 어떻게들 표현하는건지…

역사교육 강조하며 도외시하는 기성세대는 위선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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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쉽과 음악

맥이 PC 보다 좋은 점 중 하나가 spotlight 아닌가 싶다. 컴퓨터내 파일들을 indexing 해 두었다가 키워드 검색하여 찾아주는 서비스이다. 물론 윈도우 탐색기에도 비슷한 서비스가 있지만, 새로 나온 windows8 에서는 어떨지 몰라도 과거 써 본 경험으로는 영 아니올씨다 였다. 구글에서도 로컬디스크 search 하는 서비스가 있었는데, 그것 역시 윈도우 탐색기보다는 나을지 몰라도 별로 좋은 기억이 없다.

Spotlight 얘기를 하려고 한 것은 아니고, 이것 통해 어떤 파일 찾다가, 우연히 “불황극복”이란 제목의 문서를 찾았다. 제목이 우스워 열어보니 전 직장 그룹 회장님께서 계열사 전 임원들에게 지시하여 2012년 불황극복과 관련한 제언을 의무적으로 내라고 한 데 대한 내 답이었다.

크게 1. 고객중심의 근본을 돌아보자, 2. 숨어있는 비용을 줄이자, 3. 권한이양하여 빠른 대응 해 나가자 세 꼭지로 구성한 한 페이지 글인데 마지막 꼭지는 글을 쓴 내가 봐도 웃긴다.

[권한 이양하여 빠른 대응을 해 나가자]

여러 말보다 이 한곡이 어떻게 해야 할 지 잘 말해 준다고 본다.  Dizzy Gillespie Band 의 Chega De Saude 란 보사노바 곡인데, 트럼펫, 색스, 피아노 솔로가 반복되고 다시 모이고 하는 가운데에서도 베이스와 드럼등 리듬섹션은 절대 자기 자리를 떠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임원들은 Band 의 리듬섹션이라고 생각한다. 리듬섹션이 위치를 못잡고 설치게 되면 아무리 뛰어난 솔로가 있더라도 ensemble 로서 그 밴드는 이미 밴드가 아니다.

여기서 예로 든 음악이 바로 이 음악이다. (권한 이양하여 빠른 대응 해 나갈 것 같습니까?)

Chega De Sau

Unkn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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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 – aftermath

온 나라가 나로호 발사 성공으로 떠들썩 했던 어제 오후 나는 뭐 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느즈막히 퇴근해 집에 와 9시 KBS 뉴스 보고야 제대로 발사 성공했음을 알았다. 축구광 아들놈이 부시럭 거리는 통에 새벽 같이 일어나 뉴스 검색해 보니, 성공의 마지막 단계인 지상관측소와의 교신도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단다. 이로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11번째로 스페이스 클럽에 가입하게 되었다는데, 인공위성이니 스페이스 셔틀이니 뉴스나 잡지에 하도 많이 나와 에지간한 나라는 다 하는 것인 줄 알았더니 지금까지 미국이나 러시아 같은 하는 놈들만 계속 하는 거였단다. 지난번 북한의 로켓발사 성공으로 떠들썩 했는데, 북한은 우리보다 앞서 지난 12월 10번째로 스페이스 클럽에 가입되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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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세권

31일 오후에 동네 서점에 들러 책 세권을 샀다. 원래는 빈카운터스란 책 서평을 보고 마음에 들어 구입하고자 갔었는데 서점에서 몇 페이지 읽어보니 연휴에 배깔고 읽기에는 적당하지 않은 것 같아, 생각지도 않았던 엉뚱한 책만 세권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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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31일은 쉬겠다고 지난 금요일 회사에 알리고 왔습니다.

식구들이 스키장에서 돌아와 주말동안 조용했던 집은 다시 시끌시끌해졌지만, 혼자만 있던 조용한 시간이 언제였는지 아른아른합니다. 딱 하루 남은 2012년 달력이 좀 더 살아보겠다고 버둥대지만 내일이면 2012년이 언제적 얘기였는지 또 아른해 지겠지요.

어릴적 읽었던 이솝우화에서 하루에 하나밖에 황금알을 낳지 못하는 닭에 실망하여 배를 가르는 이야기가 기억납니다. 남은 것은 하루에 하나라도 황금알을 얻을 수 있었다는 기억과 죽어버린 닭고기 조금.

2013년에는 욕심에 눈이 멀어 소중한 닭의 배를 가르는 우를 범하지 않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변화가 중요하다는 것 알고 있지만, 가끔은 그대로 놓아두고 기다리는 것이 더 소중할때도 있으니까요.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Unkn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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