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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sk vs uncertainty

십년이 넘게 수천억의 돈을 들여야 하지만, 똥이 될지 된장이 될지 확신할 수 없는 신약 개발 분야에서 일하는 우리 같은 사람들한테 가장 익숙한 단어 중 하나가 risk 혹은 uncertainty 아닐까 한다. risk 는 위험으로, uncertainty 는 불확실성으로 번역된다.

실제 risk 라 함은 재무에서는 돈을 잃을 확률 혹은 손해를 볼 확률로 통용되기에 불확실성과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고 있고, 사실 risk 와 uncertainty 는 혼용되기도 한다. 그런데, 투자쪽 격언 중 리스크는 수용하고, 불확실성은 멀리 하라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risk 와 uncertainty 는 다른 개념이라는 것인데, 내가 생각하는 둘 사이의 차이는 이렇다.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불확실성의 연속이다. 십년은 고사하고 일분 일초 앞조차도 제대로 예측할 수 없는 것이 사람이기에 미래의 불확실성을 제거할 수는 없다. 다만 불확실성을 분석하고 체계화할 수는 있다. 그리고 그것이 risk 이다. 예를 들어 어떤 투자에 있어 예상되는 경우의 수는 A, B, C 세가지이고, 각각의 pay off 는 50%, 25% 그리고 -40%, 발생확률은 15%, 60%, 25% 이다. 이 경우 payoff 의 기대값은 12.5% 이다. 물론 기대값이 12.5% 라고 반드시 12.5% 의 수익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불확실성은 제거할 수 없기 때문에 25% 의 확률인 C 가 발생하여 40% 의 손해를 볼 수 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산된 확률상 평균 12.5% 의 평균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기에 40% 손해를 볼 수 있는 risk 를 감수하라는 것이다.

반면에 손해 볼 확률과 경우의 수를 아예 가정하지 않으면, 투자하면서도 마음이 편하다. 모르는 놈이 용감하다는 말이 그래서 있다. 이것이 불확실성은 멀리 하라는 것이다.

Risk 는 끔찍히 싫어하면서, 불확실성은 별 생각없이 수용하는 많은 회사들이 나중에 일이 잘 되면 경영진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려서 그런 것이고, 나중에 일이 안 풀리면 시장환경의 탓으로 돌리는 것 보면 우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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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울 자리를 보고 발을 뻗자

최근 부하직원들에게 누울 자리를 보고 발을 뻗어라 자주 말합니다. 누울 자리를 보고 발을 뻗으란 말은 자신의 분수에 맞게 욕심을 가져라 대략 그런 뜻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욕심 때문에 발 사이즈는 생각도 않고 덥썩 누워 버려 옴짝 달싹도 못하고 트랩에 빠지거나, 수영장에 떨어진 금붕어 마냥 넓어서 어쩔 줄 모르는 상황은 피하자는 뜻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발 사이즈가 얼마나 될지도 측정해야 하고, 누울자리가 얼마나 넓은지도 측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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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들 하십니까?

나도 이렇게 시작해 보자 “요즘 안녕들 하십니까?”

정치학을 전공한 사람은 아니지만, 대학 1학년때 교양과목으로 들은 정치학 개론에서는 정치의 목적은 사회의 갈동해소라고 배웠다. 다양한 집단이 구성하는 것이 전체 사회이기에 그들간 이해관계가 대립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정치가들은 이런 대립이 폭력이나 투쟁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절충하고 타협하여 적절한 선에서 해결하는 것이 그 존재이유이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반대로 흐른다. 갈등을 해소하라는 정치가들이 갈등을 오히려 조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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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은 사과, 한국은 바나나?

지난달 대만 출장에서 오랜 시간 같이 보냈던 파트너사 사장님이 Jane Chiang 이란 여자분이다.

총 3박4일 출장중 이틀을 풀로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함께 보냈더니 많이 친해져 마지막 밤 저녁시간엔 이런저런 개인적 얘기도 많이 나누었다. Aesthetic 분야에 오래 계셔서 그런지 얼굴이 뺀뺀해서 나이 짐작이 잘 안 되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만 55세, 나보다 근 10살 연상 누나다.

상당히 professional 한 분이었지만, 근본은 속일 수 없는지 언듯언듯 부잣집 딸네미 특유의 뭐랄까 약간 경박스러움이랄까 그런게 묻어나더라. 나중에 알고보니 아버지는 cardiology 쪽으로 대만에서 유명한 의사선생님이고, 남편 역시 orthopedic 쪽으로 대만뿐 아니라 본토 및 홍콩 포함 범중화권에서 유명한 의대교수님이란다.

마지막 밤 저녁 먹으며, 자기 어릴적 대만엔 사과가 엄청 귀했는데, 자기 uncle (큰 아버진지 작은 아버진지, 외가쪽인지 친가쪽인지는 못 물어보았다) 이 장성이어서 자기네 집은 사과가 떨어진 적이 없었단다. 말 나온 김에 나 어릴적 한국은 바나나가 하도 귀해서, 소풍이나 가야 한개쯤 맛보고 했는데, 그나마도 아끼느라 안 먹고 있다가, 오후에 거무튀튀 변한 바나나 먹었단 얘길 하면서 서로 많이 웃었다.

50년 가까이 공산주의 치하였던 본토나 기타 동남아시아 국가와는 어떨지 몰라도, 홍콩, 대만, 한국 (distantly 일본도 포함하면) 등 비슷한 기간 고도성장을 경혐한 나라 사람들끼리는 뭐랄까 미국이나 유럽애들과는 공유할 수 없는 공통점들이 있다.

(낮에 타이페이 시내 차로 지나가다가 종교 얘기가 나왔는데, 대만에서 가장 인기 있는 종교는 도교이고, 자기 남편은 관우신을 믿는다는 데에서도 또 빵 터졌다. 서울에도 동묘란 곳에 가면 관우를 모신 사당이 있다고, 삼국지로 주제가 쏠리니 갑자기 할말도 많아지고, 막히는 타이페이 도심도 순식간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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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nch Line

나라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드러내놓고 부를 과시하는 졸부 혹은 속물 근성을 좋게 보는 나라는 많지 않다 (글쎄 듕귁 정도?)

명품 브랜드도 비싸고 고급일 수록 로고나 상표를 작게 하고 심지어는 아예 붙이지 않는다고 한다. 오히려 저급 제품일 수록 커다란 상표를 전면에 붙이지, 진짜 고급은 은근한 이미지로 가치를 발산한단다. 맥락을 짚어 상상의 스토리를 풀어나가다 한방의 펀치라인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비지니스는 결국 가치와 가격 비용간 삼각형 게임이라고 누누히 얘기했고, 가격과 비용이야 금전단위로 얼마 딱 떨어지지만, 가치란 것은 주관적인데다 intangible 해서 측정하기가 쉽지 않다. 여기서 은근한 유혹 그리고 강력한 한두마디 펀치라인의 중요성이 나온다.

이번주 사장님이 출근안 하셔서 그런지 나른한 오후, 예전에 만들었던 발표자료, 마케팅 자료 다시 들춰보고 있는데, 촌스럽기 그지 없다. 마치 클럽에서 만나자 마자 “나 돈 열라 많은데 오늘밤 우리 원나잇 스탠드 안할래요?” 묻는 식으로, 발표 첫장부터 그저 이건 이래서 좋고, 저래서 좋다 식의 제자랑의 나열.

은근하지만 흥미 있고, 쿨하지만 슬쩍 열정을 내보이고, 그렇게 끌고 가다 한방에 강력한 punch line 으로 휘어잡아야 소위 professional businessman 이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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