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Pharma

행복한 이유는 한가지요, 불행한 이유는 백가지?

오랫만에 어젯잠 예전 같이 일하던 부하직원 (같은 직장에 있었다는 것보다 관계상 한단계 위인 정말 파트너로서 같이 일했던 부하직원) 오랫만에 만나 술한잔 하던 중, 아모레+태평양제약 총 15년 동안 정말 열심히 일한 것 같은데, 돌아보니 성공했던 것은 거의 없는 것 같다는 얘기가 나왔다.

어젯밤 일이 생각나 전직장에서 최소한 내가 상당한 역활을 했던 프로젝트를 생각나는 대로 읊어보니 대략 19개. 그중에 그래도 성공이라 할 수 있는 것 (사업적 성공이라기 보다는 죽지 않고 아직 살아 있는 프로젝트) 은 딸랑 3개. 성공률 16%.

유명한 소설가의 말이라는데 “행복한 집의 이유는 한가지요, 불행한 집의 이유는 백가지” 란다. 반대로 프로젝트에 있어서는 “성공한 프로젝트 참여자는 백분이요, 실패한 프로젝트 참여자는 한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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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전 침대에 누워 하는 몇가지 생각

날이 더우니 밤에 쉽게 잠들지 못하고 자꾸 뒤척거린다. 밤은 깊어가고 잠은 안오고 옆지기 코골고 이갈며 잘때 하는 몇가지 생각들

1) 포커스 vs 재무안정성

벤처회사 특히 제품출시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바이오벤처는 한눈 팔지 말고 한우물을 파는게 중요하다고 한다. 한편 벤처회사도 회사일진데 종업원이 있고 또 그 가족들의 생계가 회사에 달려 있는 바 마치 연구자가 연구프로젝트 하듯 재미와 관심 가는데로 사업을 할 수도 없는 일. 비록 개발실패로 회사가 언제 망할지 몰라도 한 가지만 바라보고 집중해야 할지, 실패 위험을 대비하여 적절한 캐쉬카우를 만들어 가며 비젼에 매진해야 할지. 얼마전 블로그에도 썼지만, 지속가능한 창의적 삽질이라해도 이 사업상 선택은 중요하다.

2) 사업개발자 vs 연구자

바이오벤처의 경우 기술과 과학이 그 근본인 바 연구자가 아닌 사업개발자라 해도 기술전문가가 맡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만 해도 최소한 스펙으로는 Ph.D 에 포닥 경험도 있고, 몇년간 기업연구소애서 연구원 경력도 있다. 사업개발자로서 세부적인 기술적 디테일은 얼마나 알아야 하는지? 연구자처럼 줄줄 꿰고 있는게 맞는지 아니면 갚이는 얕지만 다양한 관점을 접목시켜야 하는지?

3) Theory vs empirical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지만, 구슬이 충분할 때 얘기지 그나마 구슬이 없으면 꿰는 작업 자체가 불가능하다. 구슬이 3개 생기면 꿰는 작업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지 아니면 구슬이 열개정도는 모일때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4) KOL vs mass customer

굳이 제프리 무어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혁신제품애서 시장에서 실패하는 죽음의 계곡 즉 캐즘은 early adopter 가 mass customer 에로 연결되지 않아서 발생한다. 제약 시장에서 early adopter 라면 결국 대학병원의 저명한 KOL 이 될 것이고 이들의 권위가 자연스럽게 일반 개원의들에기 퍼져 나가야 하는데 종종 대학병원 의사와 개원가 의사 혹은 전문의와 일반의 사이에 계급 의식이 있거나 혹은 수요형태에서 상반된 패턴을 보이는 경우 캐즘이라는 벙커에서 벗어나기가 힘들다. 그렇다고 이들이 단절되어 있는 것도 아니라, KOL 의 기대를 저버리고 매스 시장으로 확장하는 경우 나중에 혹독한 복수를 당하기도 한다.

5) Output vs input

마지막으로 하다 더. 나는 내가 투입한 시간으로 보상받는지 아니면 내가 만들어낸 결과로 보상받는지? 물론 최근의 임금 패턴이 기본급과 성과급으로 나누어져 있기는 하고, 나 역시 일부는 고정급 일부는 인센티브이니 둘간에 어느정도 밸런스가 있다고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어떤 기준이 맞는건지? 만일 output 이 중요하다면, 내일 아침 출근시간까지 출근해야 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내일이면 지금 회사 입사한지 만 일년째 되는 날이다. 그간 성과가 없다고 할 수는 없겠으나, 그전에 일하던 회사와 사업방식이나 문화 그리고 시장환경이 판이한지라 고민은 계속 늘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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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먹거리

리베이트

건강보험 등재에 있어 포지티브 시스템 적용, 신약가 체제로 전환하면서 작년부터 본격 시작된 일괄약가인하, 그리고 무엇보다 제약영업 관행으로 여겨졌던 리베이트 제공에 대한 철퇴등 지난 몇년 좌우전후 강펀치에 상위 제약사를 중심으로 미래먹거리 확보에 여념이 없다고 한다 (전 회사의 경우 비급여 그것도 모기업과 사업시너지가 기대되는 메디컬뷰티로 사업방향을 전환한 바 있다).

이들 제약사 미래성장동력 후보에 줄기세포가 검토되는 경우가 많아 최근 여러 제약사로부터 미팅제의가 많다. 막상 만나고 보면 대부분 윗분 지시로 실무 검토 단계 초기인 경우가 많아 일반적인 얘기만 나누다 씁쓰레 돌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줄기세포 치료제가 의료계의 메인스트림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단계라 자위한다.

먹거리란 차원에서 아직 갈 길이 한참 먼 걸음마 단계이긴 하지만, 사업화라는 관점에서 보았을 때 우리나라 줄기세포 치료제는 전세계 최상위급에 속하는 선진국이다. 우물안 개구리라 저평가하는 사람도 있지만, 전세계 허가 받은 줄기세포 치료제 4개중 3개가 한국에서 나왔다. 여기에는 무엇보다 (이러니 저러니 말이 많아도) 황우석 신드롬으로부터 시작된 정부의 과감한 지원과 인프라 구축 그리고 다소 무모할 정도로 이 분야에 뛰어들어 과감하게 투자한 몇몇 바이오 벤처의 힘이 컸다고 생각한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정통부의 주도하에 전세계 최초로 이동통신에서 CDMA 를 상용화한 전례와 비슷하달까?

다만, 기술은 있을지 몰라도 사업경험이 일천한 바이오쪽에서 시작된 관계로 시장개발에 있어서는 여러가지 부족한 점이 많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제약사들의 참여가 필요하고 (돈많은 재벌사가 아니라 제약사다), 이들과 바이오 회사들사이에 공생관계 구축이 절실하다.

의약품이라는 것이 필수재인 관계로 경기에 민감하지 않고, unmet need 가 뚜렷하기 때문에 별도의 마케팅이 크게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많은 경제/경영학자들의 거시적 견해이지만, 미시적으로 보면 이 곳 역시 시장인지라, value proposition 이 뚜렷해야 하고, POP (frame of reference), POD 그리고 RTB 가 명확해야 한다. 무엇보다 benefit/cost 즉 BC ratio 로 그 value 를 정당화할 수 있어야 한다. 의약품에 있어 이 모든것의 기저에는 임상 데이타가 있어야 하고, 사업의 관점에서 보면 임상데이타가 제약마케팅의 시작이자 끝이다. 따라서 프로토콜 작성에 있어 과학적 근거, 인허가 가능성뿐 아니라, 시장의 니즈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인사이트가 필요하고, 여기에 제약사들이 value contribution 할 수 있는 룸이 있다.

세포치료제의 세포라는 단어가 의미하듯, 기존의 chemical 혹은 biologics 와는 달리 살아있는 생물체를 약물로 이용하는 것이라, 비지니스 모델 (특히 CMC 및 logistics) 측면에서 기존 제약사업에 어울리지 않는 부분이 많고, 따라서 이 분야에 몰입하려면 기술뿐 아니라 조직, 문화 그리고 마인드셋 자체가 새로워질 필요가 있다. 거꾸로 생각하면 기존에 1위하고 있는 업체라고 이 분야 또한 잘 한다는 보장이 없고, 중하위 제약사라도 혁신에 열려 있다면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한 분야이다.

세포치료제

(위의 이미지는 autologous 의 경우이고, allogeneic 인 우리 회사 모델은 기존 제약사의 그것과 좀 더 가깝다)

하지만 많은 경우 연구소 혹은 전략부서 사람들 움직이기는 어렵지 않아도, 공장 혹은 영업선까지 얘기가 내려가게 되면 극심한 반대에 부딪히게 되고 많은 경우 아직 대부분 제약사 발언권은 영업에서 가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제약사들이 이 분야에 뛰어드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내 예상이다.

아이러니 중 하나는 전 직장 재직시 메디포스트 카티스템 판권을 검토한 적 있었다는 사실. 로지스틱스 모델과 price tag 을 보고 허걱하고 덮었던 사람이 지금은 그 카티스템 시장 개발 한다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설치고 있다. 어제 모 제약사 미팅 중 했던 말 중 하나 “카티스템의 아름다움이 뭔지 아세요? 소위 영업 오시우리가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당월 매출액이 바로 시장 디맨드라고 보시면 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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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n will Korea become a powerhouse in biotherapeutics.

어제 제가 참여한 패널의 주제가 “when will Korea become a biotherapeutic powerhouse in global market” 이었습니다. Moderator 에게 파워하우스의 정의를 물어보았는데 상식선에서 정의하면 된다는 답변을 받고 스스로 market leader 로 정의했습니디.

마침 “마켓리더의 조건”이란 책을 읽고 있었는데 최초 시장진입자가 시장을 장악한다는 일반적인 통념에 맞서 다양한 사례를 통해 후발주자라도 얼마든지 마켓리더가 될 수 있으며, 다음의 다섯가지 조건을 얼마나 잘 충족하느냐에 따라 누가 마켓리더가 될 것인지 결정된다는 결론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리더가 시장에 대한 명료한 비전을 갖고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것이라는 점도 덧붙였습니다 (그래서 원제는 Will and Vision 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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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제한되어 있고 패널스피커가 다섯분이라 제 생각을 구구절절히 말할 기회는 없었지만, 주제와 관련한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1. We aim to be an integrated pharma rather than biotech, who really care for patients’ unmet needs;
2. We need to deliver reliable treatment option (ethical, valuable and affordable) rather than sexy technology;
3. We make it reach the widest range of patients and physicians ali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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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와 경영의 분리

공매도로 인해 지난 일년 밤에 제대로 잠을 잘 수 없었다는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의 말이 내게는 의문으로 들렸다. "회장"이란 타이틀이 경영자를 뜻하는지 아니면 기업의 controlling stakeholder 를 의미하는지 불분명하지만, 서정진 회장에 대한 인식은 셀트리온이란 코스닥 대장주의 최고경영자였다. 최고경영자의 to do list 에 과연 자본시장에서의 유동성 수급에 대한 대응까지도 포함되어야 할까 하는 의문이었다.

MBA 시절 배웠던 주주가치의 극대화를 위한 경영장의 의무는 예를 들어 자본비용을 초과하는 이윤의 창출, 투명한 회계와 철저한 감사, 그리고 R&D 와 마케팅 투자등을 통한 미래성장성에 대한 비젼 제시등이었다. 어떤 교수님은 기업의 경영자는 사업리스크 헤징을 위해 다각화를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도 하셨다. 왜냐하면, 주주는 자본시장에서 적절한 포트폴리오 구성을 통해 스스로 unsystematic risk 에 대한 hedge 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과서에 나오는 경영자의 미션이 제대로 워킹하려면, 소유와 경영의 철저한 분리가 선결조건이구나 하는 결론을 얻었다.

공매도 때문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공매도에 지쳐 회사 지분을 다국적 제약사에 매각하겠다등의 선언은 투자자로서 할 얘기이지, 내가 아는 한 경영자가 고민할 부분은 아니다. 공매도에 대한 여러가지 찬반 논란이 많지만, 과거 교과서에서 배웠던 대로 speculator 는 시장에 유동성을 부여하고, 주가를 수급상황에 기반한 fair value 로 수렴하게 하는 긍정적인 측면 역시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공매도 자체를 비난하는 것은, 대주주로서 본인이 바라는 수준의 주가를 유지해야 한다는 몸부림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물론 건전한 재무 구조의 유지는 경영자의 중요한 역활중 하나이니, 주식을 담보로 거액의 debt finacning 을 했다면 주가의 흐름에 신경쓸 수 밖에 없었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 하지만, 그 거액의 debt financing 의 목적이 공매도에 대한 대응을 위함이니, 더구나 수천억의 매출에 역시 수천억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는 회사가 공매도 대응을 위해 주식을 담보로 loan 을 일으켜야만 했는지, 거기다 수천억의 매출이라는 것이 바이오의약품의 특성상 어쩔 수 없이 재고로 잠겨있다는 설명은 그 업계에 조금이라도 이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전혀 설득력이 없다.

Fiduciary obligation 혹은 agency problem 이란 말은 경영자와 주주간의 이해관계가 충돌이 나, 경영자가 주주의 이익에 반하여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임기가 정해져 있는 경영자가 회사의 중장기적 비젼에 반하여 단기 성과 위주의 의사결정에 집착함을 말하는데, 소유와 경영이 분리됨으로써 나타나는 대표적인 폐해이다. 스톡옵션이나 스톡그랜트등의 주가와 연계된 보상 역시 이러한 COI (Conflict of Interest) 를 해소하기 위한 수단이다.

이번 뉴스로부터 얻은 교훈은 소유와 경영이 일치하여도 여전히 이러한 문제는 persist 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주가를 받치는 경영실적보다는 오히려 단기적 주가 흐름에 천착하여 기업의 투명성을 흐리고, 자신을 제외한 일반투자자의 신뢰를 잃게 되는 것 말이다. 그리고 셀트리온처럼 시장의 주목을 받는 회사에 이런 일이 일어나면 개별 회사를 벗어나 회사가 속해 있는 industry sector 까지 그 피해가 spill over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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