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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하면 통한다?

금요일 있었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선고를 보니 결정은 크게 다음의 3단계로 이루어 진 듯 한다.  (선고문 그리고 발표내용을 꼼꼼히 볼 필요도 없었다. 선고가 끝나니 종편을 위시한 모든 방송의 뉴스가 분석하고 또 분석해서 반복의 반복을 거듭하며 알려주더라).

  1.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는지 혹은 헌법과 법률에 규정된 의무를 객관적으로 준수했는지;
  2. 위반의 정도 혹은 의무의 소홀 여부가 파면사유에 해당할 정도로 심각했는지;
  3. 마지막으로 탄핵을 인용했을때 (대통령직 파면) 와 기각했을때 (대통령직 복귀) 의 효용의 비교.

 

비지니스에 있어 협력제안의 평가도 비숫한 단계를 거친다.

  1. 제안이 합리적이고, 제안대로 할 경우 사업타당성이 충분한지;
  2. 제안 내용이 양자에 공평하고 상호 이익을 도모하고 있는지;
  3. 마지막으로 제안을 수용했을때와 기각했을때 효용의 비교.

 

한가지 덧붙이자면, 결과는 원인과 과정이 상호작용하며 만들어진다. 탄핵심판 선고문 후반에 “피청구인은 국회와 언론의 감시를 무시하고 방해하였으며, 검찰과 특검의 조사를 회피하고, 청와대 압수수색을 거부하는 등 헌법수호의 의지를 보이지 않은 바, 직을 유지하는 경우 개정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라 명시하였다. 마찬가지로 비지니스 협력에도 경쟁자 대비 역량이 열등하고 자금이 부족하다 해도, 협상과정중 투명한 자세와 협력에 대한 열정으로 이를 뒤집는 경우도 많다.

국가의 중대사와 시정의 사업행위를 head to head 로 비교하는 것 무례할지 모르지만, 사람 사는 것이 다 거기서 거기인지라 결국 궁하면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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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

원래 생각이 많은 놈이기도 하지만, 지난 한달여간 한가지 의사결정을 두고 참 물리도록 이 생각 저 생각 많이 했다. 결국은 결정을 내리고 행동으로 옮겼지만, 힘든 시간이었다.

복잡한 의사결정을 앞두고는 처자식이고 뭐고 모든 noise 다 지워내고 오로지 나 하나만 가운데 두고 생각해 본다 (처자식도 노이즈라니 참 이기적인 놈이군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여러가지 선택지 중에 나 자신에게 제일 이로운 것이 무엇이냐를 고르는 게임이다. 여기서 선택한 옵션에 그때부터 나에게 가까운 factor 하나씩 차례로 집어 놓고 다시 생각해 본다. 가족, 친척, 친구, 동료, 회사, 사회 혹은 돈, 명예, 즐거움, 희망등등. 이러지 않으면 갖가지 compounding factor 들이 다 뒤섞여 한달이고, 일년이고 끌어도 당췌 결정을 할 수가 없다.

2000년대 초반 집에 플레이어 들여 놓고 첫번째 아니면 두번째 산 DVD 같은데 존 트라볼타 나오는 “sword fish” 란 영화가 있다. 연방은행을 털 계획을 하고 있는 존 트라볼타가 전설의 해커 Stanley 를 불러다 클럽에서 해킹 실력을 평가하는 장면. 옆에서는 레즈비언 둘이 농염하게 쳐다보고 있고, 밑에서는 금발의 여인이 바지 벗기고 그짓을 한다, 머리에는 총이 겨눠져 있고, 눈앞에는 존 트라볼타가 타임워치로 시간 세면서 60초내에 암호로 보호된 미 정부기관 사이트를 해킹하라고 한다.

(동영상은 여기에)

전설의 해커니 (물론 영화속 이야기니) 60초안에 뚫어 내지만, 글쎄 일반적인 경우 이런 상황에서 뭔가 결정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작금의 제약사업 환경을 보면 딱 이렇지 않나 싶다. 머리에는 약가인하, 리베이트 단속이란 총을 겨누고, 밑에서는 혁신형 제약기업이란 여인네가 철퍼덕 대며 그 짓을 하고 있고, 눈앞엔 정부당국에서 구조조정 하라고 시간 재고 있고. (On top of this) 그렇게 turnaround 해 보이고 싶었던 메디컬뷰티는 한손으로는 해킹하고, 다른 한손으로는 앵그리버드 최고득점 올리라는 격이니 정말 정말 쉽지 않은 게임이었다.

이번에 회사를 떠난다는 것 결국 60초 주어진 메디컬뷰티 게임 중 30초만 참여하고 중간에 떠나는 셈인데, 누가 남기고 싶은 말 있냐고 묻는다면, 혜민스님의 최근 책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한마디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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