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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rtual reality

정확하게는 아마 아이패드를 구입하고 난 이후가 아닐까 싶은데, 대부분 읽는 것은 신문이건, 책이건, 잡지이건 전자책 형태로 구매하는 편이다. 언제 어디서느 읽을 수 있는데다, 맘에 드는 구절 표시도 자유롭고, 공유도 편리하고, 무엇보다 공간을 차지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조금의 불만도 없었다.

HBR 을 구독한지 거의 오년에 가깝고 아이패드로 옮겨 온지는 이년 정도 되었다. 불행히도 이 잡지는 아이패드 버젼만을 구독할 수는 없어, 종이잡지는 종이잡지대로 아이패드는 아이패드 대로 모아 왔는데, 이번에 구독만료되면서 아이패드로 갱신하는데, 계정 처리를 잘 못했는지, 지금껏 저장해 왔던 이년치 과월호 전부가 홀라당 날아가 버렸다. 복구해 보려 갖은 노력을 다 했지만, 남은 것은 달랑 이번 12월호가 전부다.

Virtual 이라는것 위에서 말한대로 여러가지 편리함이 있지만, 마치 신기루 처럼 차곡차곡 모아왔던 과거가 한순간에 날아가 버리는 경험을 하고 나니, 한편으로는 참 부질없다는 생각이 든다. 옛말대로 댓가 없는 편리함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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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 – Trade Marketing

TM 하면 주로 trade mark 를 떠올리겠지만, trade marketing 이란 뜻도 있다. 울 회사 (정확히는 형님 회사) 마케팅은 크게 BM 과 TM 조직으로 나누어져 있다. BM 이란 브랜드 마케팅을 말하고, TM 이 바로  마케팅, 즉 거래 시점에서 마지막 pitch 을 올리는 마케팅을 말한다.

브랜드에 있어 주의해야 할 3C 의 첫번째는 Cash 라는데 (3C 는 cash, consistency 그리고 clutter), 여기서 cash 라 함은 브랜드 마케팅에 투자한다 해도 당장 cash 가 떨어지는 것 아니니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뜻이다. 장기와 단기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른 문제일 수도 있지만, 기업경영 현실에서 단기적 성과 없이 장기적 비젼만을 떠들 수는 없으니, 이 cash 문제에 있어서는 매우 민감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TM 이란 이 cash 와 밀접하게 관련된 행위이다.

이번 출장 돌아오는 길 마지막 쇼핑 찬스는 파리의 CDG 공항 면세점이었다. 면세점이라는 것이 주로 럭셔리브랜드로 구성되어 있고, 개인적으로 그다지 관심이 없는 편이라 (피곤하기도 했고), 바로 항공사 라운지에 들어갔다가, 출국직전 잘 다녀오라며 끝에 맛있는 초콜렛과 함께 귀국하기 바란다는 한 직원의 문자 메세지가 생각나 어슬렁 거리며 last minute 쇼핑을 위해 밖으로 나갔다.

프랑스로 출장왔으니, 초콜렛보다는 마카롱이 나을 것 같아, 한 박스 사고 다시 라운지로 돌아가는 길에 Virgin shop 이 눈에 들어왔는데, 거기 큼직하게 불어로 써 있는 사인 “뉴 아이패드 입하” (대략 그런 뜻이었을 것으로 상상). 가게에 들어가보니 스크린에 지문이 잔뜩 묻어 있지만, 검둥이, 흰둥이 모두 진열되어 있고, 밑에 용량과 사양별로 가격이 적혀 있더라. 두뇌 회전이 갑작기 10배 이상 빨라지고, 한국에 언제 출시될까, 다음 출장 기회는 언제일까, 가격은 여기서 사는게 적당한가 등등의 질문이 bumper to bumper coming up.

머릿속에 떠오른 사진은 이것인데, 이 가게 가격표는 그림과 같되 숫자는 같되 단위는 유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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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가 약 1100원 유로가 약 1500원을 감안하면, 미국에서 산다고 가정했을 때 대비 30% 이상 비싼 가격이다. 하지만, 당장 정해진 미국 출장 기회도 없는데다, 국내에서 구매대행한다면 들어가는 수수료나 운송료 (plus 배송 기다리는 동안의 애닲음) 등을 감안시 여기서 지르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 피곤한 몸은 반은 빨리 라운지로 돌아가 쉬자와 여기서 질러야 돼, 아니면 언제 니 손에 들어올지 몰라 하는 두가지 생각에 엉커주춤. 눈은 아이패드에서 떨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때가 바로 trade marketing 즉 TM 이 나서야 할 시점이다. 거짓말 조금도 안 보태고 누가 옆에서 손가락으로 조금만 튕겨 주었어도 질렀을 것이다. 몇년전 뉴욕 출장길 5번가 애플스토어에서 iPAD 1 살때도 똑같이 이런 고민 했었는데, 당시는 같이 출장 같던 박원석의 펌프질이 지름의 불길을 확 댕겨 버렸다. 가게에는 흑인이라 할수도 없고 백인이라 할 수도 없는 덩치 엄청 큰 남자가 원래는 하앴을 것으로 추정되나 실제로는 누런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고서는 세상이 어쩜 이렇게 지루할 수가 하는 표정으로 카운터 뒤에 앉아 있고, 전형적 유럽의 할배 냄새가 나는 다른 한 점원은 손님들 혹시 뭐 훔쳐 가지는 않나 하는 표정으로 가게를 돌아다닌다. 나는 계속 ‘이 봐 이리 와 한번만 튕겨줘. 자극이 필요하단 말이야’ 무언의 메세지를 보내지만 메아리 없이 튕겨 온다.

결국은 에라 XX. 안 지르고 라운지로 돌아와 비행기 타고 귀국했다. 브랜드 마케팅에 세뇌되어 갤탭이나 뭐니 다른 어떤 태블릿 PC 를 봐도 흥 하는 손님, 사고 싶어 반은 안달이 나 있으나, 현실적인 고민으로 갈등하는 손님. 브랜드에서 이렇게까지 살쿼 놓았는데, 어이 없이 놓치다니.  이래서 유럽은 안 돼, 이래서 프랑스가 이 모양이야 계속 이런 생각하면서 왔다.

한편으로는 우리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생각에 학회장에서 생긴 스트레스에 더하여 걱정이 한웅큼 더 생기기도 했다. 휴양의 도시 모나코 4박5일 출장 어찌 보냈는지도 모르게 지나고, 이제 다시 책상에서 현실 걱정 시작이다. 도대체 눈앞에 안개가 뿌연것이 어찌 헤쳐 나가야 할 지 깜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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