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F 모델에 의하면 이론적으로 회사의 가치는 미래 현금흐름의 현재가치라고 한다. 즉
EV = C0 + C1/(1+r) + C2/(1+r)^2 + C3/(1+r)^3 + …… + Cn/(1+r)^n
EV:Enterprise Value
C: Cash flow
r: discount rate
이 된다. 그리고 영속기업을 가정하면 n=무한대가 된다. 고등학교때 배웠던 테일러 급수를 상기하면 위의 식은 간단하게 이렇게 바뀐단다.
EV = C / r
단 이는 회사의 현금흐름이 성장하지 않고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가정이고, 성장을 가정한다면 다음과 같이 된단다.
EV = C / (r-g)
g: expected growth rate
실제 시장에서의 기업가치가 이론적인 가치와 일치하지 않는데 (일치는 커녕 많은 경우 유사하지도 않다), 이 차이를 설명하는 유용한 변수가 바로 g 이다.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회사의 성장률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이다. 그래서 g 를 성장률이 아닌 기대성장률이라 한다. 실제 성장 여부와 관계 없이 투자자들이 어떻게 바라보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미래현금흐름에 대한 time value 를 할인하는 r 은 사실 시장금리와 주주들의 요구수익률에 의해 결정이 되고, 이는 가중평균자본비용 즉 wacc (weighted average cost of capital) 으로 대치할 수 있다. 그리고, 대부분 기업에 대한 wacc 은 인터넷을 조금만 뒤지면 구할 수 있는 사실상 상수이다. 그렇다면 실제기업가치 (시가총액) 와 기업의 현금흐름 (대략 직적 3개년 영업활동에 의한 현금흐름 평균치를 쓰기로 하자) 그리고 할인율인 wacc 을 구할 수 있으므로, 시장에서 바라보는 기대성장율 g 역시 쉽게 구할 수 있다.
g = r – C/EV
다시말해
기대성장율 = (가중평균자본비용) – (영업현금흐름/시가총액)
다음 링크한 자료는 2008년 1월 기준으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23개 제약사에 대한 기대성장율을 구한 값이다. (상장23개 제약사 기대성장율 분석) 당시만 해도 제약업 업황이 현재에 비해 훨씬 좋았던 상태였고, 약가인하 압력이 그렇게 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제약사에 대해 시장은 매우 보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3개 제약사 중 무려 9개 회사에 대해서 시장은 향후 (-) 성장을 예측하고 있었다. 최하위에 유유와 중외 그리고 태평양제약이 있는데, 당시 장난삼아 못난이 삼총사라 얘기한 적이 있었다. 기대성장율이 낮다는 것은 다시 말하면 회사의 단기경영성과에 비해 시장에서 가치를 그만큼 인정 받지 못함을 의미하기에, 유유와 중외는 잘 몰라도, 내가 몸담고 있던 태평양제약만큼은 당시 매출성장이나 매출액대비 영업이익율, 자본구조 모두 매우 양호했고, 더불어 유망한 R&D 프로젝트도 꽤 있었기에 시장과의 communication 즉 IR 을 보다 적극적으로 그리고 전략적으로 해야 한다고 목놓아 주장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 내가 들었던 답변은 주가라는 것 전혀 믿을 것 못 되니 실적에나 더 신경쓰라는 말이었는데, 최근 주주이익 우선주의가 일부 공격받고 있기는 해도, 결국 회사의 궁극적 목적은 주주이익의 극대화라 굳게 믿고 있던 당시 나 (MBA 졸업한지 그리 오래되지 않아서 그랬겠지만) 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답변이었다. 맥킨지에서 발간한 valuation 이란 책에 의하면 궁극적으로 회사의 단장기 경영성과는 TRS (Total return of shareholder) 로 수렴되어야 한다고 배웠다.
하지만 더 무서운 것은 당시로부터 4년반이 지난 지금에 와서 보니, 실제 회사의 성장율 (매출과 현금흐름 모두) 이 당시 시장에서 바라보던 그대로 현실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상장한지 몇일새 수십조가 날아가기도 하는 페이스북 상황을 보면 주가라는 것 변덕스럽고 믿을것 못되는 것 같기도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결국 대중의 지혜 혹은 시장의 지혜가 맞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