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전인가 연구소에서만 일했던 사이언스 키즈가 막 비지니스로 스위치할 무렵 미국에서 만났던 하바드 메디컬 모 교수 말이 평생을 암 발생 기전의 이해가 과학자로서 지고의 목표라 생각하고 살았는데, 관련 연구 중 우연히 발견한 탈모관련 기작 연구가 CNN 에 보도되면서 자신이 일약 셀렙처럼 되 버렸다고 신기해 하던 기억이 난다. 누구 말이 완벽한 대머리 치료제 개발하는 사람한테는 노벨상중에도 노벨평화상을 주어야 한다고 하며 탈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환자가 (사실 탈모환자로 판정된 사람보다 진행과정에 있는 예비 환자가 더) 겪는 심적 고통을 얘기하기도 한다 (링크: 빠지는 머리카락 속은 잿더미).
비슷한 맥락인데, 지난 5월 텍사스 대학병원 팀이 역시 우연히 발견한 KROX20 라는 전사인자가 모델쥐에서 발모와 직접적인 연관을 보였다는 논문 발표 이후 먼저 미국의 유력 매체에서 그리고 국내 매체에서도 호들갑을 떨었던 적 있다. 물론 이런 호들갑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 역시 높지만, 상업 언론이란 것 원래가 독자가 듣고 싶어하는 쪽으로 쏠릴 수 밖에 없으니.
기초연구의 상업화 계획과 관련된 모든 발표는 항상 “more research is needed but~” 이란 단서가 붙지만, KROX20 관련 언론보도 이후 후속 연구는 어찌 되어가는지 모르겠다. 다만 현재 내가 진행하는 프로젝트에서 이와 연관된 clue 가 나와 스토리를 어찌 짜야 할지 고민이다. 서두의 그 사이언스 키즈는 15년 무림생활을 통해 이제 완전히 장사꾼이 되어 버렸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