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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출어람

아침 일찍 일어나 앉아 있다가, 갑자기 어떤 주제에 대해 생각이 미쳤는데, 예전 언젠가 관련된 책을 산 기억이 들었다. 책장을 아무리 훑어도 그 책이 안 나오기에 포기하고 하고는 소파에 다시 누웠다.

대학새내기로 한참 들떠 있는 아들놈이 어제부터 1박2일 과 MT 라고 집에 안 들어온다는 생각에 푹신한 아들놈 침대에 누워볼까 하고는 아들방에 들어가 문득 눈에 들어온 책장에, 예전에 내가 샀던 책들 중 제목이나 양장이 근사한 것은 죄다 여기 옮겨와 있더라. 물론 아까 찾던 그 책도 여기 와 있었고,

맞는 비유는 아닐 것 같지만, 청출어람의 뜻을 찾아보니 이렇다.

“쪽에서 뽑아낸 푸른 물감이 쪽보다 더 푸르다는 뜻으로, 제자나 후배가 스승이나 선배보다 나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순자(荀子)≫의 에 나오는 말이다”.

아까 찾던 그 책은 이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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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anely Simple

제목에 적힌대로 “미친듯이 심플” 이란 책 읽고 있다. 켄 시걸이란 광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애플 특히 스티브 잡스와 함께 일하며 애플의 운영방식에 대해 느낀 점을 쓴 책이다. (이 양반이 Think Different 란 concept 창조에 깊게 관여했단다.)

한 마디로 애플 운영의 정수는 단순함에 대한 광기 어린 집착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광고쟁이가 쓴 애플에 대한 책이다 보니 애플의 신제품 마케팅 특히 광고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문득 애플의 예전 광고가 궁금해 유튜브 검색해 보니 자료가 많다. 그 중의 몇개 따본다. (유튜브 따오기가 좀 이상하다. 보시면서 스크린 왼쪽 상단에 playlist 란 메뉴 있는데, 알아서 찾아 보셔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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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 (past, present and future)

사내 어느 분 요청으로 아침에 후다닥 작성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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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큐한즈 백화점

요즘은 일본 출장 좀 뜸하지만, 한동안 상반기 하반기 나누어 일년에 두번은 꼭 방문했다. 당시 사장님께서 어디서 들으셨는지 몰라도 일본 파트너링 관계는 첫째도 정성, 두째도 정성이라고 하시면, 일본 업체들은 정성에 으리로 보답해 준다나…? 일본 제약사들이야 오사카 아님 동경 니혼바시 근처에 오골오골 모여 있어 출장 가는 도시도 대부분 고정. 오사카 본사 있는 다케다 같은 회사도 BD 쪽 사람들은 동경에서 근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거의는 동경에서 일 다 보았다.

동경에 갈때마다 시간나면 꼭 들렀던 곳이 시부야의 도큐한즈 백화점이었는데, 백화점이기는 해도 상품 구색이나 진열 그리고 종업원의 접객 자세가 세이부나 미쯔꼬시같은 백화점들과 대비 너무 독특해 특별히 쇼핑하지 않더라도 시간 보내는 것 자체가 즐거웠다.

얼마전 리디북스에서 이북 구매하다 실수로 딸려 들어온 것 같은데, 토큐한즈에 대한 스토리북 “세상에 팔 수 없는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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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큐한즈에서 20년 가까이 일했던 veteran 이 쓴 책 (일본책답게 챕터하나가 세페이지 넘지 않는다). 도큐 그룹 부동산 자회사가 가지고 있는 동경 유휴지가 갑작스런 불경기로 임대 되지 않자 스스로 점포를 만들어 보자 결정하고, 당시 미국에 유행하던 DIY 개념의 HI (Home improvement) 전문 백화점을 추구했단다. 갑자기 판매원을 구할 수 없어, 전문판매원이 아닌 아마추어 하지만 특정 상품에 전문가인 목수, 기계공등 아마추어 판매원 이자 전문소비자를 고용했다나.

아베노믹스, 소비세 인상으로 반짝한다고는 하지만, 잃어버린 20년이 30년이 될지 40년이 될지 모르는 장기 불황에서, 소매업은 직격탄을 맞았단다. 작년 재작년 동경 백화점들 누적되는 적자로 점포 철수했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들렸다. 저자는 이 불경기 흐름에 도큐한즈 백화점도 점점 과거의 독특함을 잃고 고객이 아닌 매상에만 집착하여 결국 그렇고 그런 소매점포로 전락하지 않는지 베테란으로 걱정하는 마음에 이 책을 썼단다.

불경기를 벗어나는 최상의 방법은 매상과 효율이 아닌 독특함과 고객에 focus 라는 점을 누누이 강조하고, 클릭 한번으로 모든 상품을 최저의 가격으로 살 수 있는 인터넷 시대에 오프라인 소매 점포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고객에게 실재 상품의 촉각을 강조하고, 이를 통한 엔터테인멘트를 주는 것이라며 끝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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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튀김 이야기

어느 대학 어느 과에 입학하느냐에 남은 인생 전부가 달렸다고 생각한 적 있었다. 1985년 고3때였으니 벌써 29년전이다.

큰 놈이 올해 고3. 대입을 코앞에 두고 있다. 어제 저녁 먹으며 자기소개서 써야 하는데 어찌 써야 할지 답이 안 나온다기에 한참 전 읽었던 하루키의 잡문집 첫 꼭지 굴튀김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해 줬다. 내용은 대략 이렇다.

‘진정한 나는 누구일까?’ 를 주제로 원고지 4매 이내의 글을 써야 한다면, 당신은 어떤 글을 쓸 것인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렇게 답한다. “그렇다면 굴 튀김에 관해 써보시는 건 어떨까요”

이런 말도 덧붙여 줬다. “무슨 글이던 독자를 생각해야 돼. 자기소개서는 일기가 아니거든. 글을 읽을 사람이 누구에게 그가 기대하는 바가 무엇인지 잘 생각해 봐. 물론 그렇다고 허황된 거짓말을 쓰라는 것은 절대 아냐. 시험관이 바라는 것이 뭐겠어. 이 지원자가 우리 학교 우리 과에 입학해 우리가 지향하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거겠지. 하지만 시험관도 사람이니, 수십 수백명이 거기서 거기인 그런 글 반복해서 읽고 싶지 않을거야. 굴튀김 이야기가 주는 교훈은 구체적이지 않은 지루한 주장을 나열하기 보다는 지금까지 내 경험중 특정 부분에 촛점을 맞추어 가장 실감나게 써보라는 거지. 독자가 이로부터 유추해서 너에 대해 보다 더 잘 알 수 있도록. 그리고 재미 있게 읽을 수 있도록.”

축구부 주장이었고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합격한 아들네미 일년 선배가 있다는데, 이 친구 쓴 자기소개서만 보고 학교 선생님들이 얘는 합격이다 생각했단다. 축구선수로서 골을 넣을때 어떻게 넣어야 하는지 공의 궤적을 수학적으로 분석했고, 이를 통해 어떻게 킥을 해야 할지 탐구했단다. 궤적을 분석하기 위해 어떤 공부를 했고, 이로써 골 성적이 어떻게 개선되었는지. 

인터넷 뒤져 보기 굴튀김 이야기를 그대로 옮겨 놓은 블로그가 있어 도대체 굴튀김 이야기가 뭐길래 하는 분들을 위해 링크 걸어본다. (하루키 굴튀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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