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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 (past, present and future)

사내 어느 분 요청으로 아침에 후다닥 작성한 글.

  • 인류 역사의 질병과의 전쟁은 고대 중국의 신농씨가 식물에서 약초를 채취 약재로 사용했다는 기록에서처럼 천연물로부터 시작되었음. 이후 수천년에 이르도록 제약사업은 약초의 발굴, 약초로부터 유효성분을 효율적으로 추출해 내는 방법 그리고 이와 더불어 체질에 따른 약물의 복용방법에 촛점이 맞추어져 왔으나, 몇번의 혁명적 패러다임 전환을 거치며 현재의 제약사업으로 발전해 왔음.
  • 첫번째 패러다임 전환은 약초의 유효성분을 개별물질 차원에서 규명하여, 단일 물질로 분리 정제하고 이를 화학적으로 대량합성하게 된 것임. 예를 들어 아스피린의 경우 예로부터 진통 소염제로 사용해 오던 버드나무에서 유효성분이 아세틸살리실산임을 규명하고, 이의 분자구조에 기반 합성하게 된 것이며, 항암제인 택솔의 경우 주목나무 껍질의 유효성분으로부터 분리되어 현재는 반합성 공법으로 생산하고 있음. 또한 항생제 페니실린은 곰팡이가 분비하는 항균물질로부터 유래되어 현재도 발효공법으로 생산하고 있음.
  • 두번째 패러다임 전환은 20세기 중반 분자생물학의 탄생으로 촉발됨. 분자생물학은 생명현상을 분자수준에서 파악하고자 하는 시도로서 1930년대 리니어스 폴링의 단백질 구조 분석 그리고 1950년대 왓슨/크릭의 DNA 분자구조 발견으로 촉발되었음. 신약개발에 있어 분자생물학의 도입은 두가지 혁명적 사고전환을 촉발하였는데, 이는 1) 질병의 근본원인을 분자수준에서 파악이 가능하였고; 2) 저분자 신약에서 단백질 수준의 생체 고분자 물질의 활용을 촉진하였음.
  • 분자수준에서의 신약 개발은 1970년대 단백질 재조합 생산 기술의 발견, 1980년대 PCR 을 통한 유전자 증폭 기술의 도입 및 면역학의 발전 그리고 무엇보다 1990년대 인간유전체 분석 (human genome project) 을 통해 전기를 마련했으며, 암젠 및 제넨텍등의 거대 바이오제약사의 탄생에 물꼬를 텄으며, 2000년대 이후 시장에 새로이 출시되는 블록버스터 혁신신약의 70% 이상을 조합단백질 (fusion protein) 혹은 항체 유래의 단백질 신약이 차지하고 있음.
  • 신약개발의 역사는 상기와 같이 크게 1) 질병의 근본 원인에 대한 생물학적 이해; 2) 약물의 유효성/안전성의 증진이라는 두가지 추진력에 의해 발전해 왔음.
  • 신약개발에 있어 향후 10년이래 예상되는 새로운 패러다임 쉬프트는 크게 다음의 두가지로 요약됨 1) 개인 맞춤형 신약과 치료에서 예방으로의 전환; 2) 재생의학의 발전.
  1.         개인맞춤형 신약 그리고 치료에서 예방으로의 전환은 인간유전체 분석 결과에서 촉발. 유전자 측면에서 인간은 99.5% 이상 동일한 유전자로 구성되어 있으나, 나머지 0.5% 차이에 의해 개인별로 질병에 대한 노출빈도 (susceptibility) 그리고 약물에 대한 반응에 차이가 있음. 즉 약물의 작용기전에 대해 사람마다 유전자 특성에 따라 다르게 반응한다는 것이며, 따라서 동일 질환이라도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약물은 존재할 수 없으며, 환자의 특성에 따라 약물을 최적화해야 한다는 주장. 진단기술 (diagnosis), 약물유전체학 (pharmacogenomics) 그리고 EHR (electronic health records) 이 개인맞춤형 신약의 주요 기반기술로 예측되며, 이는 자연적으로 치료에서 예방으로의 사고전환으로 이어짐.
  2.         현대생물학의 발전도 퇴행성 질환에 대한 근본원인의 규명에는 속수무책이며, 노화/질병등에 이해 이미 손상된 세포 혹은 장기는 정상 상태로 회복시키지 못함. 재생의학은 노화 혹은 질병에 의해 기손상된 세포 혹은 장기를 재생시키려는 접근법이며, 인체를 구성하는 기본단위인 세포를 치료에 활용하는 것임. 덴트리틱 셀 (DC), 킬러셀 (NKC) 등이 면역세포를 비롯한 여러 기능의 세포가 적용가능하나, 그 핵심은 다양한 세포 및 장기로 분화능을 갖는 원천세포 즉 줄기세포의 응용에 있음.
  3.         개인맞춤형 신약 그리고 재생의학은 현재는 발전초기 단계이며, 향후 다양한 과학적 규명과 임상적 성공케이스가 병행되어야 할 것이나, 최근 거대제약사의 사업구조조정 및 메가딜 트렌드로 볼때 향후 수년내 빅파마의 M&A 쇼핑리스트의 top priority 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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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ngible & intangible

페이스북에 어누 분이 이공계 비정규직 연구원에 대한 글을 올리셨더군요. 나 역시 학위 이후 반년 가깝게 위촉 연구원으로 서럽고 불안한 생활 해 본 경험이 있어 남의 일 같지 않습디다.

2000년에 연구원 생활 접었으니, 장똘뱅이 짓도 벌써 13년이 넘어갑니다. 지금 동경 긴자에 있는 한 호텔방에서 이 글을 쓰고 있는데, 이번 일본 여행 역시 장사 하러 왔습니다.

예전에 술자리에서 이런 질문 한 적이 있습니다. “신약이라는 것 임상시험 하느라 돈 많이 든다고 하지만, 개발후보물질 확정하는 순간 다 정해지는 거 아니야? 그 다음 단계야 똥인지 된장인지 확인하는 거잖아?”

아 예 저도 물론 압니다. 약밥만 13년인데 신약개발이 그리 간단치 않은 줄 잘 알고 있습죠. 신약 개발 단계에서 그것이 합성이 되었건 아니면 메카니즘 연구가 되었건 혹은 전임상이나 임상이 되었건, 힘들긴 매한가지고, 오히려 intellect 측면에서 본다면 합성보다 다른 분야에 훨씬 많은 시간과 돈이 들어가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 여섯개가 넘는 회사를 만나 우리 신약 카티스템 그리고 기타 임상 단계 개발 프로젝트에 대해 침이 마르도록 설명하고 왔습니다. 특히 일본은 세계적인 규모의 제약사가 몇 개나 있음에도 불구 지금까지 인허가 규정의 복잡성으로 일본 제약사마저도 개발은 해외에서 할 정도로 답답한 나라였는데, 금년 5월 아베 내각이 깜짝 놀랄만한 개정안을 발표했도, 현재 참의원에 계류 중인데, 지난 7월 선거에서 자민당이 압승을 하는 턱에 의회 통과가 한발 더 앞으로 다가왔다고 합니다.

일본의 이런 변화, 임상 실험 그리고 발매 후 현장 치료에서 나타난 약효 우수성등을 더해 침이 마르도록 설명 하고 왔습니다. 장사라는게 결국 상대를 어떻게 설득하느냐에 기술인지라 약장사 13년 느는 건 말빨입디다.

연구원이 수개월 혹은 수년을 실험실에서 밤을 새워 가며 새로운 발견을 하고 그것이 약의 작용기전이나 효능, 안전성을 입증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는 것 잘 알고 있음에도, 결국 장사란 측면에서 이런 발견들은 이야기의 한 재료 정도에 그치는 경우 많습니다. 가끔은 과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발견이라도 이야기의 전체적인 맥락에잘 맞지 않아 생략하는 경우도 있지요.

시장을 구성하는 힘은 여러가지가 있다 합디다. 인구역학, 사회, 경제, 법률/규제, 기술진보등등. 중요한 점은 기술 진보라는 것이 이 여러가지 힘 중 하나에 불과한 것이지, 항상 메이져는 아니란 점입니다.

대우나 처우에 있어 이공계를 무시한다 홀대한다 불평만 할 것이 아니라 중요한 것은 이공계 출신들도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고 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요즘 같이 흉흉한 세상 누가 누구를 위하고 배려하겠습니까? 자기 권리는 자기가 지켜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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