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ngible & intangible

페이스북에 어누 분이 이공계 비정규직 연구원에 대한 글을 올리셨더군요. 나 역시 학위 이후 반년 가깝게 위촉 연구원으로 서럽고 불안한 생활 해 본 경험이 있어 남의 일 같지 않습디다.

2000년에 연구원 생활 접었으니, 장똘뱅이 짓도 벌써 13년이 넘어갑니다. 지금 동경 긴자에 있는 한 호텔방에서 이 글을 쓰고 있는데, 이번 일본 여행 역시 장사 하러 왔습니다.

예전에 술자리에서 이런 질문 한 적이 있습니다. “신약이라는 것 임상시험 하느라 돈 많이 든다고 하지만, 개발후보물질 확정하는 순간 다 정해지는 거 아니야? 그 다음 단계야 똥인지 된장인지 확인하는 거잖아?”

아 예 저도 물론 압니다. 약밥만 13년인데 신약개발이 그리 간단치 않은 줄 잘 알고 있습죠. 신약 개발 단계에서 그것이 합성이 되었건 아니면 메카니즘 연구가 되었건 혹은 전임상이나 임상이 되었건, 힘들긴 매한가지고, 오히려 intellect 측면에서 본다면 합성보다 다른 분야에 훨씬 많은 시간과 돈이 들어가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 여섯개가 넘는 회사를 만나 우리 신약 카티스템 그리고 기타 임상 단계 개발 프로젝트에 대해 침이 마르도록 설명하고 왔습니다. 특히 일본은 세계적인 규모의 제약사가 몇 개나 있음에도 불구 지금까지 인허가 규정의 복잡성으로 일본 제약사마저도 개발은 해외에서 할 정도로 답답한 나라였는데, 금년 5월 아베 내각이 깜짝 놀랄만한 개정안을 발표했도, 현재 참의원에 계류 중인데, 지난 7월 선거에서 자민당이 압승을 하는 턱에 의회 통과가 한발 더 앞으로 다가왔다고 합니다.

일본의 이런 변화, 임상 실험 그리고 발매 후 현장 치료에서 나타난 약효 우수성등을 더해 침이 마르도록 설명 하고 왔습니다. 장사라는게 결국 상대를 어떻게 설득하느냐에 기술인지라 약장사 13년 느는 건 말빨입디다.

연구원이 수개월 혹은 수년을 실험실에서 밤을 새워 가며 새로운 발견을 하고 그것이 약의 작용기전이나 효능, 안전성을 입증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는 것 잘 알고 있음에도, 결국 장사란 측면에서 이런 발견들은 이야기의 한 재료 정도에 그치는 경우 많습니다. 가끔은 과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발견이라도 이야기의 전체적인 맥락에잘 맞지 않아 생략하는 경우도 있지요.

시장을 구성하는 힘은 여러가지가 있다 합디다. 인구역학, 사회, 경제, 법률/규제, 기술진보등등. 중요한 점은 기술 진보라는 것이 이 여러가지 힘 중 하나에 불과한 것이지, 항상 메이져는 아니란 점입니다.

대우나 처우에 있어 이공계를 무시한다 홀대한다 불평만 할 것이 아니라 중요한 것은 이공계 출신들도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고 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요즘 같이 흉흉한 세상 누가 누구를 위하고 배려하겠습니까? 자기 권리는 자기가 지켜야죠.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