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기사처럼 셀트리온이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인 CT-P13의 허가를 앞두고 독일의 류마티즘 학회에서 바이오시밀러 시대를 선언했단다. 저분자 약물에 대해 얘기하는 제네릭 약품과는 달리 바이오시밀러는 임상과정도 복잡하고 생산에 요구되는 기준도 까다로워 진입장벽이 높은 등 여러가지 이유로 선도자의 독식이 가능할 수도 있는 분야다. 미국 같은 경우도 para IV 에 의해 특허챌린지를 통해 출시된 퍼스트 제네릭에 대해서는 출시 후 6개월간의 exclusivity 를 주는데, 나중에 장벽이 풀려 다른 제네릭이 출시된다고 해도 퍼스트 제네릭의 시장점유율이 상당기간 50% 를 넘어간다는 등 어쨋든 선도자 효과를 무시할 수는 없다.
다만, 개발의 어려움과는 별도로 그 경제학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엔브렐이나 레미케이드 모두 관절염쪽에서 disease modifying agent 로 염증을 일으키는 TNF-alpha 의 발현 혹은 작용을 억제시켜 질병의 진행을 늦춰주는 역활을 한다. 기존의 저분자 NSAIDS 가 질병의 진행과는 상관없이 소염이나 진통효과 즉 symptom 을 억제하는 것에 반해 질병의 치료와 관련 있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다. TNF-alpha blocker 계통의 바이오약물 대부분이 연매출이 1조원이 넘는 거대품목인 바, 가격이 저렴한 제네릭이 출시된다면 단순계산만으로도 상당한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거라 예상할 수 있다.
생각해 볼 점 중의 하나가 이러한 오리지널 바이오약품의 가격인데, 대부분 연간 코스트가 미국기준 20,000~30,000불을 넘어가고 있다. 원화로 따지면 1년에 2200~3300만원에 해당하는 초고가 약물들이다. 비교를 위해 레미케이드의 경우 2010년 기준 전세계 매출이 $4.61bn 이고 역시 관절염 관련 저분자 약물인 화이자의 셀레브렉스 경우 2010년 기준 매출이 $622m 이다. 미국의 경우 약가라는 것이 HMO 에 의해 들쑥 날쑥이고, 캐나다나 기타국가에서 들어가는 약물들로 인해 집계자 쉽지 않으므로, 비교를 위해 한국약가를 여기다 대입해보자. 레미케이드의 경우 심평원 보험약가가 바이알당 557,732원이고, 셀레브렉스의 경우는 정당 973원이다. 한국약가가 전세계 평균약가라고 가정하면 (무리인것 알지만 비교를 위해서), 레미케이드는 1년에 약 990만 바이알을 판매하고, 셀레브렉스는 약 7억7천만정을 파는 것으로 계산이 나온다. Value 로치면 레미케이드 매출이 7.5배정도 크지만, 유닛으로 (즉 양으로) 치면 셀레브렉스가 대략 77배 많다.
아시는 바와 같이 브랜드 제품이 인식과 가치의 사업이라면 코모디티 (제네릭) 제품은 양과 떼기의 사업이다. 일반적으로 미국의 경우 저분자신약에 해당하는 말이기는 하지만, 제네릭이 출시되면 시장이 급속히 코모디티화 하여 심한 경우 시장이 독점일때에 비해 20% 이하로 줄어들기도 하다. 제네릭이 나오면서 전체 처방건수 자체는 늘어날 수 있으나, 가격의 하락이 훨씬 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물론, 레미케이드 같은 고가의 약물에 있어 지금까지 처방이 가격에 의해 제한되었고, 제네릭이 나오면 이 가격이 훨씬 더 affordable 해지기 때문에 처방량이 대대적으로 늘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다음의 레미케이드에 대한 우리나라 심평원의 급여기준을 보자. 이 기준에 맞지 않는 경우 100% 환자 전액 부담이다.
다. 성인의 활동성 및 진행성 류마티스관절염
1) 투여대상(다음 1), 2) 조건을 동시에 충족하는 경우)
가) 미국류마티스학회(ACR) 표준진단기준(1987년 제정)에 부합하는 성인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중 중증의 활동성 만성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로서 다음 각호의 조건을 동시에 충족하는 경우
(1) ESR>28mm/hr 이거나 CRP>2.0mg/dL
(2) 아침 강직이 45분 이상 지속되는 경우
(3) 활성 관절수가 적어도 20 관절 이상이거나 다음 중 4개의 대관절을 포함한 6관절 이상인 경우
– elbow, wrist, knee, ankle : 압통 및 부종으로 평가
– shoulder, hip : 수동적 관절운동(passive movement)의 제한 및 통증으로 평가
나) 두가지 종류 이상(MTX 포함)의 DMARDs(Disease modifying antirheumatic drugs)로 6개월 이상(각 3개월 이상) 치료 하였으나 치료효과가 미흡하거나, 상기 약제들의 부작용 등으로 치료를 중단한 환자
: 다만 MTX 사용이 불가능한, 간질환 혹은 신부전 등의 경우에는 MTX를 제외한 두가지 종류 이상의 DMARDs 사용
2) 투여기간 및 평가방법
– 동 약제를 3개월간 사용 후 평가시 ESR 28mm/hr 이하이거나 CRP 2.0mg/dl 이하인 경우 또는 동 수치(ESR 또는 CRP)가 기본보다 20%이상 감소한 경우로서
– 활성 관절수(압통 및 부종)가 기준보다 50%이상 감소된 경우 추가 6개월간의 사용을 인정함.
– 이후에는 지속적으로 6개월마다 평가를 하여 첫 3개월째의 평가 결과가 유지되면 지속적인 투여를 인정함[최대 51개월(최대29회)
바이오시밀러가 나온다 해도 레미케이드류의 바이오 의약품은 상대적으로 고가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대한민국 심평원뿐 아니라 미국의 사설 HMO 들도 현재와 같은 tight 한 급여기준을 쉽게 풀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의약품의 경우 시장의 규모가 의료보험의 reimbursement 여부 그리고 그 복잡성에 의해 크게 영향 받는 상태에서, 바이오시밀러 이후에도 처방건수가 크게 영향받기는 어려우리라 생각한다.
물론,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인허가 기준도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적극적으로 투자를 아끼지 않고, 국내 뿐 아니라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해외 임상에 힘써온 셀트리온의 노력은 찬사를 보내야 한다. 그리고, 바이오시밀러의 출시가 현재와 같이 생산비용이 아니라 공급량에 의해 고가를 유지하고 있는 바이오의약품의 대중화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레미케이드의 2010년 매출 $4.62bn 은 한화로 환산하면 5조5천억원이 될 정도로 엄청난 규모이다. 제품 하나가 일년에 벌어들이는 돈이 이 정도다. 하지만, 단순 계산으로 셀트리온의 CT-P13 이 출시하여 기존 레미케이드 시장의 20%만 먹어도 매출은 쉽게 1조를 넘어가겠구나 하는 생각은, 제약시장의 복잡한 dynamic 을 무시한 순진한 생각일 수도 있음을 다시 한번 생각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