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개발 쪽에서 일하며 연구 관련 학술지는 연구원들의 몫이라 생각해 케바케 검색하여 읽는 경우 외에 침침한 눈 비벼 가며 종이로 보는 일은 흔치 않은데, 큰 결심 했다. 회사에 요청하여 Nature Review Drug Discovery 구독하기로 한 것.
제약업계 관련 뉴스나 분석이야 굳이 돈 들이지 않아도 인터넷에 차고 넘치지만, 뉴스나 분석 이면의 인싸이트를 얻기 위해서는 최신의 지식이 필요한 것도 사실. 학회 쫓아 다니며 대가들 강연 듣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돈도 품도 많이 들고 또 코로나 상황이라 어렵기도 하고), 잘 쓰여진 리뷰 논문 정독하는 것 또한 그 분야에 수십년 축적된 지식을 몇시간내 흡수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학술지 제목이 말해 주듯 Nature Review Drug Discovery 는 신약발굴 관련 리뷰 논문만 엄선한 학술지.
평소 같았음 온라인 온리 옵션으로 구독했겠지만 (보통은 그 편이 full 구독대비 싸니까), 개인자격으로 구독시 그 옵션이 없더라. 온라인 access 에 추가로 종이잡지도 우편으로 보내준다니 마다할 이유 없어 선택했는데, 종이는 종이대로 쓸모가 있다. 지금까지 두 호가 우편으로 배달왔다.
무엇보다 공부하는 느낌. PDF 로 화면에 띠워 보면 확대 축소도 자유롭고 좋지만 (네, 노안입니다 흑), 항상 뭐랄까 일하는 기분? 반면 종이 잡지 옆에 공책 놓고 줄 긋고 노트해 가며 읽자면 예전 대학원 시절 공부하는 느낌으로 돌아간다.
교수님이 알려준 논문 읽으며, 참고 문헌 중 읽어야 할 부분 메모해 놓고는 도서관에 가 하나하나 찾아 복사기에 복사하고 (도서관에는 학술지 몇권을 묶어 하드카피 제본해 보관해서 뚱뚱하고 무거워 복사도 힘들고, 여백이 깨끗하게 복사되지 않습니다), 사본 가져와 책상에서 끙끙거리며 읽고 매주 O요일 (오래 되어 무슨 요일인지 기억이 가물합니다), 저널클럽 준비하고 뭐 그런 일련의 작업들이 나한태 남아 있는 공부하는 느낌이다.
현재는 집주소로 배달 받고 있는데, 좀 쌓이면 과월호는 사무실로 가져가 접견 테이블에 놓을 계획이다. 있어보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