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가을일상

끝나지 않을 듯한 긴 연휴 이제 하루 남았다. 슬슬 카톡이니 이메일이니 알람 울리는 것 보니 끝물인줄 새삼 느끼겠다. 10일이 넘는 연휴라 하지만 특별한 계획 세웠던 것도 아니고 그저 밀렸던 책이나 좀 볼까, 영화나 좀 볼까 했는데, 계획한대로 딩굴딩굴 대단원의 막이 내린다.  지나간 열흘 정리하면 대략 이렇다.

(책)

  1. 돈가스의 탄생: 커틀릿이 아니요, 돈가스다. 개항이후 메이지유신의 개화작업의 소용돌이에서 탄생한 일본음식. 돈가스가 나오기전 천년을 지속되어 온 육식금지가 풀렸어야 했고, 육식에 익숙치 않았던 일본민중의 입맛이 변해야 했으며, 무엇보다 돈가스 맛의 필수요소 빵가루가 생기기 위해 빵이 도입되어야 했다. (빵 역시 대중시장으로 퍼지는데 돈가스만큼 어려움을 겪다가 기무라라는 사람이 단팥빵을 출시하고 나서야 주식이 아닌 간식으로 그 포지셔닝에 성공했다 한다).
  2. 조용히 이기는 사람들: 독일남자는 여자를 꼬시기 위해 길고 지루한 농담을 끊임없이 퍼부어 결국 여자가 저항을 포기하게 한다두만, 그런식이다. 물론 작자는 이 책의 남자는 독일남자. 떠벌이지 말고 자랑하지 말고 그저 조용히 조용히 남들의 기대치를 낮춤으로서 행복해지라는 말이다. 행복한게 이기는거고. (저자에게 꼬심을 당한 것은 아니지만 반쯤 읽다 나 역시 저항을 포기하고 그냥 책을 덮었다).
  3. 교토에 다녀왔습니다: 임경선 작가의 교토 기행문. 교토는 동경과 다르고, 같은 간사이지방인 오사카와도 다른 특이한 곳. 돈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길, 그리고 공동체를 위한다등의 내용. 프로의 글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고 교토 몇번이나 가봤음에도 읽고 나니 또 가보고 싶더라. (다만, 좋아하는 여행 즐기고 그 기록으로 또 돈도 벌고 그건 부럽다. 내가 쓴 기행문 누가 살지, 아니 누가 출판이나 고려해줄지는 별개로..).
  4. 아저씨 도감: 일본 각지의 아저씨 유형을 60여가지로 분류했다. 아저씨도 나름대로 멋이 있고 행복할 수 있으니 아저씨에서 벗어나려 발버둥치지 말고 아저씨로서의 풍류를 찾아보란 말이다. 저자는 30대 중반 여자란다.
  5. 일머리의 법칙 (전자책): 글로벌 파이낸스쪽에서 경력을 쌓아온 김무귀란 한국계 일본인이 쓴 책. 기본준수, 자기절제등등 IQ 가 높은것과 일머리가 좋은 것은 다르다란 말인데, 뭐랄까 읽는내내 앞에서 읽은 “조용히 이기는 사람들”에 자꾸 비추어 보게 된다.
  6. 카테고리를 디자인하라 (전자책): 마케팅의 대가라는 필립코틀러 제자 (정말 학교에서 배운 제자인지 책으로 배운 제자인지는 불분명) 로 보이는 두명의 국내 마케팅 전문가들이 쓴 책. 시장은 고객의 마음에 존재하고, 시장에서 승리는 소비자의 인식을 뒤바꾸고 행동을 변화시킴으로써 가능하다는 내용. 그를 위해서는 기존카테고리에서의 새로운 브랜딩 보다 아예 카테고리 자체를 새로 창출하는것이 유리하다는 내용. 원론을 정리하면 항시 들어왔던 내용이지만, 내용내용 밑줄 쳐가며 읽을만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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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 너의 이름은: 작년 크리스마스때쯤 국내 개봉했던 애니메인데, 이제야 구글플레이 통해서 봤다. 신카이 마코토란 감독으로부터 “초속5cm” 에서 받은 감동이 이 영화로 인해 많이 중화되었다 (그저그랬단 말). “너의 췌장이 먹고 싶어”란 애니메 내년인가 또 개봉한다던데.
  2. 베이비드라이버: 지난달인가 집사람이 보자고 했는데 미루다 어렵게 용산CGV 까지 가서 봤다. 같이 영화 보잘때 집사람 처음 한 말처럼 베이비란 젊은이가 이어폰끼고 한없이 운전하는 영화. 두 아들 호평에 큰 기대 하고 봤는데, 유튜브에서 본 초반 2분 영상 빼면 한없이 지루하고 우연이 반복되는 영화. (가뜩이나 지루한데 영화 초반부터 오줌까지 마려운통에 더욱)

 

 

(게임)

  1. Wipeout Pure: 베이비드라이버 보다가 갑자기 생각난 오래된 플레이스테이션 레이싱 게임. 자전거 한번 배우면 타는법 절대 안 잊는다더니, 오래된 PSP 로 30분 몸풀고 나니 다시 예전의 감각이 스물스물 살아난다. 올해 PS4 용으로 오메가 컬렉션이 발매되었다기에 지마켓 장바구니에 담아놓음. 연휴 끝나면 바로 주문 예정. 

 

 

(그리고..)

  1. 연휴끝물엔 일년 넘게 읽고 있는 레미제라블 (전자책) 다시 읽고 있는데, 마지막으로 어디까지 읽었는지 생각도 감감한데다, 열권짜리 전집이라 언제 다 읽을지도 막막..
  2. 큰놈이 1박2일 휴가 나와 추석 차례 같이 지낼 수 있었다.
  3. 어머니 생신 (10/8) 이 연휴에 끼어 외식과 케키버스데이. (나 어릴때 명절에 나가서 친구 만나고 온다면 명절에 여는 가게가 어디 있다고 친구 만나냐 하시두만, 이번엔 먼저 외식하자 하시더라…)
  4. 중국어를 할까, 일본어를 할까 (둘다 왕초보는 아니고 조금은 한다) 고민했다. 그 시간에 뭐든지 좀 했으면 어땠을까? ㅠㅠ
  5. 다음 추석 황금연휴는 8년후인 2025년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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