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s Tagged: 제약사

기사 세개

혹자는 우리나라 제약사들이 살아남으려면 바이오벤처와의 협력을 강화해야 하고, 더 나아가 인수합병에 보다 적극적이어야 한다고도 하지만, 오늘 약업신문에 나란히 난 다음 세 기사를 보면 과연 그럴까 싶기도 하다…

한미약품,베링거에 7억3천만불규모 항암신약 라이선스 계약

크리스탈지노믹스 소염진통신약 ‘아셀렉스’, 수출 본격화

세원셀론텍,재생의료제품 ‘글로벌 라이선싱 아웃’ 추진

가정교육의 문제인지 내 주머니속으로 들어오기 전에는 내 돈이 아니오, 설레발 치면 있던 복도 날아간다 굳게 믿는 편이라 이 기사 세개가 더욱 대조되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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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먹거리

리베이트

건강보험 등재에 있어 포지티브 시스템 적용, 신약가 체제로 전환하면서 작년부터 본격 시작된 일괄약가인하, 그리고 무엇보다 제약영업 관행으로 여겨졌던 리베이트 제공에 대한 철퇴등 지난 몇년 좌우전후 강펀치에 상위 제약사를 중심으로 미래먹거리 확보에 여념이 없다고 한다 (전 회사의 경우 비급여 그것도 모기업과 사업시너지가 기대되는 메디컬뷰티로 사업방향을 전환한 바 있다).

이들 제약사 미래성장동력 후보에 줄기세포가 검토되는 경우가 많아 최근 여러 제약사로부터 미팅제의가 많다. 막상 만나고 보면 대부분 윗분 지시로 실무 검토 단계 초기인 경우가 많아 일반적인 얘기만 나누다 씁쓰레 돌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줄기세포 치료제가 의료계의 메인스트림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단계라 자위한다.

먹거리란 차원에서 아직 갈 길이 한참 먼 걸음마 단계이긴 하지만, 사업화라는 관점에서 보았을 때 우리나라 줄기세포 치료제는 전세계 최상위급에 속하는 선진국이다. 우물안 개구리라 저평가하는 사람도 있지만, 전세계 허가 받은 줄기세포 치료제 4개중 3개가 한국에서 나왔다. 여기에는 무엇보다 (이러니 저러니 말이 많아도) 황우석 신드롬으로부터 시작된 정부의 과감한 지원과 인프라 구축 그리고 다소 무모할 정도로 이 분야에 뛰어들어 과감하게 투자한 몇몇 바이오 벤처의 힘이 컸다고 생각한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정통부의 주도하에 전세계 최초로 이동통신에서 CDMA 를 상용화한 전례와 비슷하달까?

다만, 기술은 있을지 몰라도 사업경험이 일천한 바이오쪽에서 시작된 관계로 시장개발에 있어서는 여러가지 부족한 점이 많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제약사들의 참여가 필요하고 (돈많은 재벌사가 아니라 제약사다), 이들과 바이오 회사들사이에 공생관계 구축이 절실하다.

의약품이라는 것이 필수재인 관계로 경기에 민감하지 않고, unmet need 가 뚜렷하기 때문에 별도의 마케팅이 크게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많은 경제/경영학자들의 거시적 견해이지만, 미시적으로 보면 이 곳 역시 시장인지라, value proposition 이 뚜렷해야 하고, POP (frame of reference), POD 그리고 RTB 가 명확해야 한다. 무엇보다 benefit/cost 즉 BC ratio 로 그 value 를 정당화할 수 있어야 한다. 의약품에 있어 이 모든것의 기저에는 임상 데이타가 있어야 하고, 사업의 관점에서 보면 임상데이타가 제약마케팅의 시작이자 끝이다. 따라서 프로토콜 작성에 있어 과학적 근거, 인허가 가능성뿐 아니라, 시장의 니즈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인사이트가 필요하고, 여기에 제약사들이 value contribution 할 수 있는 룸이 있다.

세포치료제의 세포라는 단어가 의미하듯, 기존의 chemical 혹은 biologics 와는 달리 살아있는 생물체를 약물로 이용하는 것이라, 비지니스 모델 (특히 CMC 및 logistics) 측면에서 기존 제약사업에 어울리지 않는 부분이 많고, 따라서 이 분야에 몰입하려면 기술뿐 아니라 조직, 문화 그리고 마인드셋 자체가 새로워질 필요가 있다. 거꾸로 생각하면 기존에 1위하고 있는 업체라고 이 분야 또한 잘 한다는 보장이 없고, 중하위 제약사라도 혁신에 열려 있다면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한 분야이다.

세포치료제

(위의 이미지는 autologous 의 경우이고, allogeneic 인 우리 회사 모델은 기존 제약사의 그것과 좀 더 가깝다)

하지만 많은 경우 연구소 혹은 전략부서 사람들 움직이기는 어렵지 않아도, 공장 혹은 영업선까지 얘기가 내려가게 되면 극심한 반대에 부딪히게 되고 많은 경우 아직 대부분 제약사 발언권은 영업에서 가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제약사들이 이 분야에 뛰어드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내 예상이다.

아이러니 중 하나는 전 직장 재직시 메디포스트 카티스템 판권을 검토한 적 있었다는 사실. 로지스틱스 모델과 price tag 을 보고 허걱하고 덮었던 사람이 지금은 그 카티스템 시장 개발 한다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설치고 있다. 어제 모 제약사 미팅 중 했던 말 중 하나 “카티스템의 아름다움이 뭔지 아세요? 소위 영업 오시우리가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당월 매출액이 바로 시장 디맨드라고 보시면 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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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리베이트에 대한 단상

오후에 전문지부터 시작하여, 인터넷 언론 그리고 이제는 주말 TV 뉴스까지, 제약회사와 병원간의 검은 유착 관계, 9개 제약회사 400억대 리베이트 제공 발견등 듣기에 따라 자극적인 제목으로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제가 속한 회사도 이번 9개사중 포함되어 있습니다. 문서로 확정된 증거만을 통해 마치 우리 회사가 리베이트 제공의 괴수인것 마냥 표현되었습니다만, 사실은 이와는 다를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번 건은 사실 새로이 발견된 것은 아니고, 작년 1월 도매상 자료로 시작된 공정위 조사에서 적발된 9개 회사에 대한 건으로 1년을 넘게 진행되었습니다. 최근에야 공정위의 부당고객유인여부에 대한 심의 그리고 과징금 규모가 확정되어 공정위가 발표한 것일 뿐, 사실상 그 행위는 2006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과거 행위에 대한 심판입니다.

우리 회사가 리베이트를 정말 제공했는지, 그 규모와 방법이 어떠했는지는 이번 사건의 발생 시기가 제가 입사하기 이전에 이루어졌던 것이고, 입사 이후라 하더라도 작년말까지 주로 R&D 쪽 일만 해 왔던 더라, 제가 알 수 있는 입장은 아닙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2000년 의약분업 이후 과거 10년간 리베이트는 사실 업계의 관행처럼 성행해 왔다는 것입니다. 여기서는 제약업계를 잘 이해하지 못하시는 분들을 위해 제약업에서 왜 유독 리베이트가 성행하게 되었는지 간단히 설명하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제약산업 (특히 전문약의 경우) 의 독특함이라면 크게 다음 세가지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1) 사용자와 구매결정자의 분리; (2) 수익자와 가격지불자의 분리; (3) 거래플랫폼의 독점화 가 그것입니다.

(1) 사용자와 구매결정자의 분리

구매전 의사의 처방이 반드시 필요한 전문약의 경우 최종 사용자는 환자임에도 불구하고 사용여부를 결정하는 사람은 의사입니다. 현행 의료수가 제도에서는 의사가 어떤 약을 처방하던 의사에게 떨어지는 수익은 처뱡약 종류나 양에 상관없이 동일한 처방료가 전부입니다. 그러다 보니, 경제적인 측면에서만 본다면, 의사는 여러가지 약 중 특정약을 처방할 동기가 없어집니다. 특히 동일 성분, 동일 용법 용량을 갖는 제네릭의 경우는 생동시험 (생물학적 동등성 입증 시험) 을 통해 상호간 동등성을 국가에서 인증받은 제품이므로, 원칙적으로 모든 약이 동일한 품질 (유효성과 안전성) 을 가지게 됩니다. 또한 우리나를 포함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에서 전문약의 대중 광고는 금지되어 있는 바, 최종 소비자에게 자신의 제품을 알릴 기회도 원천적으로 봉쇄되어 있습니다.

(2) 수익자와 가격지불자의 분리

약품을 복용함으로써 직접적인 혜택을 얻는 사람은 환자이지만, 현행 의료보험 제도하에서 환자는 약제비의 30% 만 부담하게 되어 있고, 나머지 70% 는 건강보험에서 지불하는 구조입니다. 정부에서 70% 라는 큰 비중을 부담하므로, 정부는 약가제도를 통해 시중에 유통되는 약품의 최대 상한 가격을 결정하게 되는데, 신약의 경우는 약물경제성을 평가하여 제약사와 보험공단간 협상을 통해 결정하는 구조이고, 제네릭의 경우는 발매 순서에 따라 오리지널약의 68% 부터 시작하여, 발매시점 동일성분 약품 최저가의 90% 로 단계적으로 낮아지는 구조입니다. 건강보험재정이 악화되며, 정부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약가를 통제하고 있는데, 그중의 하나가 실거래가 반영제도입니다. 예를들어 정부에 의해 약가가 100원으로 책정된 약을 의료기관에 80원으로 공급했다면, 정기적인 실거래가 조사를 통해 이듬해 부터는 대상 약물의 약가 (보험 상한가) 가 80원으로 재조정됩니다. 예를 들자면, 판촉을 통해 화장품을 할인하여 공급했다고 하여, 내년부터 할인폭만큼 해당 화장품의 가격이 정부에 의하여 강제로 인하되는 구조입니다.

(3) 거래플랫폼의 독점화

최근에 상비약 정도는 약국외 슈퍼에서도 팔게 하자는 움직임이 가시화 되고 있지만, 아직도 전문약, 일반약 모두 거래는 약국과 병의원으로 한정되어 제도적으로 묶여 있습니다. 이러한 거래 플랫폼의 독점화 역시 거래상 의사와 약사의 bargain power 를 엄청나게 상승시키는 구조가 되겠습니다.

이 세가지 특성을 조합해서 생각해 보면, 제약업계에서 왜 의사에 대한 리베이트가 성행했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의사는 특정약을 처방할 경제적 동기가 없고, 특정성분에 대해서는 오리지널과 제네릭 모두 정부가 인정한 원칙적으로 동일한 품질을 가지고 있는 바, 의사는 품질을 통해서도 특정약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구매 결정 (처방) 에 있어 특정 제약회사와의 관계가 큰 영향을 차지하게 되고, 여기에 특정 제약사의 약을 처방함으로써 얻어지는 과외의 경제적 혜택 즉, 리베이트가 꺼어 들게 됩니다. 특히나 2010년 11월까지는 이러한 리베이트를 수수한다고 해도, 의사는 아무런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 바, 의사에게는 제도적 리스크도 없게 됩니다. 처음 시작이야 제약사가 먼저 했겠지만, 나중에는 많은 의사가 먼저 리베이트를 요구하는 구조로까지 발전했습니다. 위에서 보듯이 의사 그리고 약사는 약품의 거래환경에 있어 독점적 플랫폼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의사의 리베이트 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제약사가 몇이나 될런지 모르겠습니다.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걱정하는 의사라고 해도, 사실상 환자의 부담금은 전체 약제비의 30% 에 지나지 않으므로, 좀 더 싼 제네릭을 처방한다고 해도 환자의 부담이 훨씬 경감되는 것도 아닙니다. 리베이트 대신 제약사에 할인을 요구하는 것도 마찬가지 입니다. 일반적으로 공공재는 특정한 방지 제도가 없으면 대부분 남용하기 마련입니다. 보험재정이라는 것이 사실상 누구의 돈도 아닌 공공재의 성격이다보니, 얼마나 많은 의사나 제약사가 보험재정 건전화 시키겠다고, 리베이트 대신 정식 할인을 요구하겠습니까? 거기다 제약사 입장에서는 할인이 적발되면 내년도 약가가 그만큼 깎이게 되는데.

결국 이러한 환경구조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리베이트라는 음성적 거래관행을 만들어 낸 것이고, 공정위에서 이를 단속하는 근거는 리베이트는 공정한 경쟁을 해치는 부당한 고객유인 행위로써 소비자의 경제적 권익을 침해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리베이트 관행을 통해 국내 제네릭 시장이 크게 성장한 것이 사실이고, 리베이트는 사실상 국내사의 전유물이 아니라, 이번 적발 사례에서 보듯이 고가 오리지널 약물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다국적사 역시 예외는아니었습니다. 약가의 상한가를 정부가 일정수준으로 정하고 있는 현 시스템에서 과연 제네릭 업체의 리베이트 제공이 최종 소비자의 경제적 권익을 해쳤는지 여부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의사의 처방이 오리지널에서 보다 가격이 저렴한 제네릭으로 많은 부분 스위치 된 것이 사실이고, 이러한 스위치를 통하여 동일성분 약물의 평균 소비자 부담 역시 낮아 졌을 것입니다. 이는 궁극적으로 소비자의 가격 부담을 덜어주는 긍정적인 효과를 내었을 수도 있다고 보여집니다.

정부는 제약사가 리베이트에 힘쓸 여력이 있으면 그돈으로 신약개발등 R&D 에 투자하라고 합니다만, 신약개발의 경우 심한 경우 성공 확률이 5% 도 되지 않을 정도로 high risk, high return 게임입니다. 거기다 신약을 어렵게 만들어 낸다고 해도,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 정부가 신약의 약가를 얼마나 책정해 줄 지도 매우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몰아 부치기 전에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산업환경을 먼저 조성하는 것이 정부가 먼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P.S.) 몇년전 제가 생각한 약제비 적정화 방안에 대한 정책 후보를 포스팅 한 글이 아직 안 지워지고 살아 있었네요. 관심 있으신 분들은 읽어보시고 feedback 부탁드려요 (http://jjay.egloos.com/4225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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