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이 된지 이제 만 3년반 접어들지만, 아직도 상당 부분 자잘한 (?) 업무 내가 직접 하는 것 꽤 있다. 예를 들어 발표자료 만든다거나, 해외로 나가는 비지니스 레터 내가 직접 쓴다거나등이다. 극단적이긴 해도 내가 부르짖어 시작한 브랜드 홈페이지 제작도 내가 했고, 컨텐츠도 아직까지는 대부분 내가 만들어 채운다.
Delegation 을 못하는 소심한 상사라기보다, 일부는 내가 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때문이기도 하고 또 일부는 부하직원들에게 미루기 미안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때때로 어떤분은 (일부 부하직원들 포함하여) 임원쯤 되어서 똥오줌 못 가린다, 좀 더 중요한 데 시간을 더 배분해야 하는 것 아니냐 하는 충고도 하신다.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불과 십 몇년전만 해도 타이핑은 타이피스트 혹은 아랫사람이 하는 거였고, 이메일은 당연히 아랫 사람이 보고 정리하여 프린터로 뽑아 상사께 대령하는 거였다. 당시에 그런 일 직접 하는 임원 아마 비슷하게 점잖게 나잇값 좀 하란 소리 들었을 것이다.
요즘 회사에 스마트워킹 얘기 많이 도는데, 알고보면 현장출퇴근, 자율출퇴근 시간, 샌드위치 휴일 맨 그런 일이다. 워크 라이프 밸런스 중요하니 뭐라 그럴 일은 아니지만, 임원이 직접 데이타 보고, 중요한 코레스 챙기고, 보고서 오기전에 현장 챙기면, 이로 인한 생산성 증가로 하지 말래도 자연히 이런 것들 가능해지지 않을까 싶다.
일은 하나도 줄이지 않으면서 강제로 야근 없애고 휴일 늘리면 뭔 용빼는 재주 있어서 그 일들 다 해낼까 싶다. 생산성은 담당들만의 몫인가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