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말 아이팟 터치를 필두로 하여 소위 가젯 라이프가 시작되었다.
아이팟 터치의 portable connectivity 에 매료되었고, 지하철이나 길거리 같은 아웃도어에서도 연결되기를 간절히 바라게 되었다. 담달 담달 하다 결국은 발매된 아이폰 예약 주문 해 놓고 목이 빠지는 고통도 겪어 보았고, 마침 미국 출장길에 아이패드 3G 가 발매되어 5th avenue 애플스토어에서 따끈따끈한 3G 아이패드를 들고 맥 지니어스들에게 박수받으며 퇴장하는 경험도 해 보았다. 회사에서 지급한 전혀 스마트하지 않은 스마트폰 옴니아도 써 보았고, 최근에는 갤럭시S 를 통해 안드로이드 플랫폼도 경험했다.
2년 남짓한 가젯의 방황속에 최근 내 손에 들어 온 물건이 바로 아마존 킨들이다. 이 놈 구입전에도 킨들 for ipad, 킨들 for PC 등의 app 을 통해 전자책에 길들여져 있었지만, 이 놈 진짜 물건이다.
1) 가볍다
정말 가볍다. 내가 애용하는 포켓사이즈 몰스킨 수첩보다도 가볍다. 거기다 얇다. 길거리 다니면서 손가락 사이에 끼고 들고 다녀도 전혀 부담이 없다. 아이패드 꺼내 지하철에서 책 읽다 팔목에 테니스 엘보우 비슷한 통증이 왔는데, 킨들에게는 외계용어다.
2) 가독성
찡하다. 파워스위치를 끄면 일단은 슬리핑 모드로 들어가는데, 그 사이에 화면에는 미국의 유명한 작가 사진, 고전그림등이 스크린 세이버 처럼 차례로 나타난다. 근데, 그 그림들 언뜻 보면 뭐랄까, 컴퓨터 목업 모델에 종이 스크린을 붙여 놓은 것 같다. 킨들 광고에 웬 여자가 해가 쨍쨍한 해변에서 썬그라스 끼고 킨들 읽는 사진이 있는데, 거짓말 아니다.
3) 간지
간지 짱이다. 일단 아마존 로고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으니 들고 있는 자체가 나는 영어를 잘 한다라는 말을 하는 셈이다. 거기다 주머니에 쏙쏙 들어가니 그것도 플러스다.
4) 독서
last but least. 독서량이 엄청 는다. 사실 무거운 책 가방에 들고 다니면서 꺼내 읽고 다시 넣고 하기 좀 그렇다. 거기에 sync 기능이 있어 집이나 사무실에서 PC 등으로 읽다가, 킨들로 읽으면 바로 내가 읽었던 그곳에서 시작한다. 약 2주정도 사용했는데, 그동안 세권 정도 읽은 것 같다. 물론 한글책 콘텐츠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과거에 수백권 한글 소설등을 text 로 구해 놓은 것이 있어 킨들 포맷으로 변환하여 읽고 있다.
물론 눈을 어지럽히는 촌스러운 한글 폰트, 흑백 화면등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가지고 있는 모든 가젯중에 가장 유용하고 내 용도에 맞는 것이 킨들이다. 가격도 wifi only 는 $139. 아마존에 주문하면 약 2주정도 걸리는 것 같다.
(Instapaper 지원이 되고, 몇몇 app 을 통해 읽고 있는 webpage 를 바로 킨들로 전송할 수도 있다. 웹브라우져 내장 되어 있으나, 도저히 쓰기 힘든 정도이니 기대는 접으시고, mp3 재생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