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itment or curiosity?

블로그 입문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마치 논문 작성하시듯 체계적인 글빨 신공으로 구력 한참된 블로거들 은퇴 고려하게 만드신 이정규 대표께서 재미있는 기사를 인용해 주셨다. Novartis….세포치료제에 feel 받았나?

이대표님글에 원문 기사 링크도 있으니 읽어보시면 알겠지만, 일반적인 거대제약사-바이오텍의 product/technology licensing 과는 다른 구조다. 제품의 개발성공에 따라 추가 투자에는 다름이 없으나, 제품에 대한 권리가 아닌 회사의 지분을 인수하는 구조이다. 회사의 지분을 인수하면 제품에 대한 권리도 따라오게 되어 있으니 net effect 로만 보면 같은 얘기일 수 있지만, 무형의 라이센스대신 유형의 지분이 오고간다는 점에서 현재 big pharma 들이 가지고 있는 줄기세포 치료제에 대한 생각을 일부 엿볼 수 있다.

작년 가을 샌디에고에서 열린 Stem Cell MESA 미팅에 참석했다 재미있는 세션을 들었다. 이 글 제목 마냥 주제는 commitment or curiostiy? 즉 줄기세포 학회에 가면 영락없이 빅파마에서 파견된 사람들이 있고, 이들 모두 이구동성으로 자기 회사는 줄기세포의 미래를 확신한다 하지만, 속을 조금만 들여다 보면 이들 대부분 빅파마에서 소규모로 운영하는 줄기세포 섹션에서 온 사람이고, 진실은 자기 회사가 줄기세포 미래를 확신한다기 보다는 자기 자신이 확신한다는 편이 더 맞겠다.

BioKorea2014 regen medicine

제약사에서 일하다 줄기세포 회사로 넘어와 사업개발 맡아 일한지 2년 남짓. 빅파마가 줄기세포 치료제에 가지고 있는 인상을 경험에 비추어 정리해 보자면 대략 다음과 같다.

1) 미국/유럽에서 허가받은 케이스가 전무하다.

2) Late stage 임상 데이타가 부족하다.

3) 임상 데이타 프로파일이 case by case 마다 둘쭐날쭉하다.

4) Underlying mechanism 이 불확실하다.

5) ROA (route of administration) 이 자신들이 선호하는 방식이 아니다

각각이 왜 문제가 되는지는 이 누추한 곳까지 찾아와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정도면 다 아실테니 생략하겠다.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줄기세포 관련 임상시험이 2상 이후만 500개가 넘어가고 있으니, 1,2,3 번이야 시간이 흐르면 어느정도 해결되겠지만, 내가 보기에 줄기세포 치료제가 제약시장의 mainstream 으로 자리 잡기 위한 가장 중요한 것은 4번과 5번이다. 회사를 옮겨 최초 파트너링 전략은 big pharma 하나 잡아 global 판권 넘기고는 나머지 인생 좀 편하게 보내려는 것이었는데, 결국 4번, 5번에 걸려 각개전투로 전략을 바꾸었고, 그 결과 2년만에 몸무게가 7 kg 이나 빠지고 흰머리가 200% 늘고, 머리숱이 15% 주는 급격한 노화를 맞게 되었다.

벤처로 넘어올때 누군가 조언하기를 벤처에 가서 대기업 수준의 부하직원 능력 절대 기대하지 마라, 니가 지금 이 조직에서 함께 일하는 애들은 상위 10% 애들이다 얘기하더라. 막상 와 보니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리더라. 토니라는 타고난 인재를 부하직원으로 둔 덕분에 4번, 5번에 대해 많은 진전을 이룰 수 있었고, 이 친구 미국 법인장을 맡아 본류로 진출하면서 이제 어느 정도 결실을 눈앞에 두고 있다. (단언컨데, 아직 한 순간에 무너질 가능성도 작지 않다)

짧은 논평 정도로 마치려 하다 내용이 뜻하지 않게 길어지니 오늘도 마무리가 용두사미 격이 되겠다. 다만 예전 MD 를 회사에 모신다는 것은 언감생심 꿈꾸기도 어려웠던 시절, MD 와 함께 일하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 적도 있었는데,  MD 가 득시글 거리는 환경으로 옮기고 나서 보니 이게 또 반드시 좋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니더라. No doubt that they are one of the most fucking stubbon group in the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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