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중에 똑똑하기도 하고 눈치도 빠른놈이 하나 있다. 이 친구 최대 장기가 복잡한 기술적 개념을 보통 사람의 시각에서 단순하게 잘 풀어낸다는 점이다. 오죽하면 이공계 배경이 없는 모 사장님 한 분이 이 친구랑 두시간 남짓 식사 같이 하시고는 “바이오 막연히 어렵기만 한 줄 알았는데 박전무 설명 들으니 심봉사 눈을 뜨는 것 같아” 하셨을까.
반면 이 친구 최대 단점이 무엇을 평가하는데 있어 스테레오타입이 매우 심하다는 것이다. 예를들어 어떤 사람을 보고 고향이 어딘지, 직업이 뭔지, 학교를 어디 나왔는지, 전공이 뭔지 정도만 가지고 바로 그 사람에 대해 정의를 내려 버린다.
스테레오타입 혹은 고정관념이 편할때가 많다. 크게 고민하지 않고도 새로운 현상 혹은 개념에 대해 몇가지 사실만으로 바로 윤곽을 잡게 해준다. 장난으로 그 친구를 뻥쟁이라 부르곤 하는데, 일부러 없는 말을 지어내는게 아니라 한쪽 측면만을 부각시켜 전체가 아닌 일부의 모습만으로 왜곡된 정보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좀 배웠다는 사람들 얘기 들어보면 확실한 게 하나도 없다. 이렇다고 생각하지만 이렇지 않을 가능성을 배재할 수 없다. 현재까지 연구 결과로는 이렇다 결론내릴 수 있지만 확실한 결론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뭐 이런 식이다. 그리고 이러한 태도가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하는 경영자 입장에서는 바이오가 어렵고 불확실하다는 인상을 심어준다.
하지만 이게 현실이다. 한두가 단면만 가지고 모든게 쉽게 이해되는 단순한 세상이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결국 스테레오타입과 다양성간에 어느 정도 선에서 타협하느냐가 관건이고, 확실한 그림을 보여주면서도 언제든 이런 비젼이 뒤틀릴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음을 주지시켜줘야 한다.
모두들 수십 수백억 당첨의 꿈을 꾸며 로또를 사지만 그 꿈은 극소수의 한두명에게만 돌아간다는 것이 현실인 것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