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나라가 나로호 발사 성공으로 떠들썩 했던 어제 오후 나는 뭐 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느즈막히 퇴근해 집에 와 9시 KBS 뉴스 보고야 제대로 발사 성공했음을 알았다. 축구광 아들놈이 부시럭 거리는 통에 새벽 같이 일어나 뉴스 검색해 보니, 성공의 마지막 단계인 지상관측소와의 교신도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단다. 이로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11번째로 스페이스 클럽에 가입하게 되었다는데, 인공위성이니 스페이스 셔틀이니 뉴스나 잡지에 하도 많이 나와 에지간한 나라는 다 하는 것인 줄 알았더니 지금까지 미국이나 러시아 같은 하는 놈들만 계속 하는 거였단다. 지난번 북한의 로켓발사 성공으로 떠들썩 했는데, 북한은 우리보다 앞서 지난 12월 10번째로 스페이스 클럽에 가입되었단다.
구글로 관련 뉴스 검색해보니 동아사이언스 기사 중 재미있는 것이 눈에 띠었다.
나로호 발사 성공 : 외나로도 내려온지 10년 이제야 발뻗고
전남 고흥이 어디 붙어 있는 곳인지 지난 나로호 발사가 없었다면 아직도 몰랐을 것이다. 나름 다 공부 많이 하신 박사님이실텐데 2002년부터 그 오지에 내려가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면서 오직 인공위성 발사 성공만을 생각하며 살았을테니, 그 열정과 의지가 부럽기도 하고 존경스럽기도 하다. 기사중에 어느 분은 전남 고흥 외나로도 내려오며 아들 유치원 생일잔치를 해주었다는데, 그 아들이 이제 고등학교 입학한단다.
조금은 다른 관점이지만, 나로호 발사 성공은 이 기사에 언급한 원장님, 책임연구원님, 팀장님, 실장님 말고도 현장 연구원부터 시작하여 테크니션 그리고 지원인력등 수십 수백명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예전 LG생명과학 (아마 당시는 LG화학이었을게다) 이 SmithKlein Beecham 에 국내 최초로 의미 있는 라이센싱에 성공하니, 그 회사내 내가 그 주역이었다고 나서는 사람이 수십명이 되었다고 하고, 녹십자가 화순공장에서 조류독감 백신 생산하여 대박을 내자, 나 없으면 화순공장 엄두도 못 내었을거라는 사람이 수백명이 었다는 거짓말 조금 보탠 소문 들은 적 있다. 아침에 트위터 살펴보니 미국에서 발사 성공하면 TV 에 후드티 입은 NASA 현장 연구원들이 감격에 겨워 환호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나로호 발사 성공하니 양복 입고 박수치는 영감탱이들만 나온다고 누가 한마디 했더라.
물론 높은 분들 훌륭한 리더쉽이 있었기에 이런 큰일이 가능했겠지만, 그 성과가 밑에서 눈물 겹게 삽질하고 닭질하며 밤샘을 밥먹듯이 했던 모든 현장 연구원과 엔지니어들에게도 공정하게 돌아갔으면 한다.
(제목만 거창했지 읽고 나니 별 얘기 아니죠? 죄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