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생활 기반을 둔 소위 교포일수록 이번 선거결과를 상징적 혹은 이념적 시각으로 판단하는 것 같다 (그리 많지 않은 트위터, 페이스북 친구들로부터 유추한 결론이니 일반화의 오류가 있을 수 있다).하지만 이 나라에서 짓고빻고 살아야 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대통령 그리고 정치란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치는 힘으로 다가온다. 즉, 생활정치다. 예산을 얼마나 편성할 것이고 정책을 어떻게 입안할 것이고, 세입세출을 어떻게 관리할 지, 미시적으로는 산업, 교육 방향등을 어떻게 기안할 것인지가 우리들 일상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래서 선명성이나 과거행적만큼이나 이들의 정책공약이 그리고 이에 대한 신뢰성이 중요한 의사결정 요소가 된다.
이번 선거 결과는 이러한 시각으로 본다면 잘못된 것도 아니고 부끄러워 할 일도 아니다. 독재자의 딸이 대통령이 되었다 하지만, 그렇게 치면 노대통령 시절 장인이 공산당이었네 어쨋네 하던 사람들과 차이가 없다. 한미 FTA 는 자기들이 시작해 놓고 막상 체결 단계가 되어 쇠고기 문제가 불거지니 슬쩍 입 씻는 사람들, 제 2 수도니 어쩌니 하면서 어젠다는 선점하더니 세종시 이주 시점이 되니 어영부영거리는 사람들, 집값은 자기들이 천정부지로 올려 놓고 하우스 푸어는 남의 책임으로 전가하는 사람들. 이 사람들에게 생활 정치를 맡길 수는 없다로 이번 결과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북한에 대놓고 퍼주기 하다가, 그 시멘트 그 트럭으로 미사일 발사 뒷통수 맞은 충격도 물론 작용했겠고.
앞으로 5년 우리에게 미래가 없다는 분들 그것도 그렇다. 모든 사람에게는 저마다의 가치관이 있고, 상식에 반하지 않는 한 누구 가치관이 누구 가치관보다 더 고상하다라 말 할 수 없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싸이의 강남스타일 음악적으로나 가사적으로나 쓰레기라고 생각하지만, 그 노래에 열광하고 좋아하는 사람도 쓰레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보는 우리 나라 진보 (더 정확히는 진보를 자처하는 분들) 의 문제는 자기가 쓰레기라 생각하면 남들도 쓰레기라 생각해야 한다는 점이다. 표면적으로는 토론도 더 많이 하고 위원회도 더 많이 설치하지만, 결론은 자신의 의견의 관철이지 합의가 아니다. 보수도 이 점에선 거기서 거기지만, 그래도 최소한 이들은 암 말 않고 차떼기면 차떼기, 수구반동이면 수구반동 욕들어 먹을 자세는 가지고 있다고 본다. 진보의 이 아무개 전 후보처럼 말도 안되는 궤변으로 정당화 하지는 않는다 (정당화 할 실력이 없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TV 에 나오신 전문가분들 이제는 통합이 중요하다는데, 조금만 더 열린 자세를 갖자. 그게 통합의 첫걸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