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s really a community responsibility?

그냥 넘어가기에는 아까운 이야기라…

CBS 와 연계된 미국의 모 지역방송 아침뉴스 진행하는 여자리포터가 어느날 시청자로부터 이메일을 한통 받았단다. 제목은 “community responsibility”. 내용인즉슨 “너같이 뚱뚱한 여자가 아침마다 뉴스에 나와 설쳐대면 지역 여자애들이 아 저런 외모도 성공할 수 있구나 하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으니, 그만 좀 나오면 어떻겠느냐?” 그런 얘기다.

이 정도 악성 댓글이야 우리나라에도 흔해 빠진 일이니 이야기거리가 될 정도도 아니지만, 문제는 이 이메일에 대해 바로 그 여성리포터가 5분이 넘는 시간을 할애해서 뉴스에서 공개적으로 대응했다는 점이다. “내가 뚱뚱한 건 사실이지만, 당신은 나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나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얘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것은 단순한 논평이 넘어서, 사실상 bullying 이다. 당신이 아침에 나를 볼때마다 당신 딸 앞에서 뚱뚱한 여자가 설치네 어쩌네 하면 그 딸은 학교에 가서 뚱뚱한 친구를 보면 또 뚱뚱하다고 놀려댈 것이고, 이것이 퍼져 나가면 결국 우리 지역 사회는 친절을 잃고, 남을 상처주며, 망가질 것이다.”

하고 싶은 말은 자신에 대한 악성 댓글임에도, 이를 공개하고, 오히려 이것은 잘못되었다. 지역 사회가 이렇게 나가면 안된다며 당당하게 맞선 그 리포터나, 아침 뉴스라는 귀중한 시간을 할애해 이를 방송으로 내 보내기로 결정한 이 방송국 편집부 그리고 경영진의 결정이다. 트위터 보니, 이에 대해 단순히 여성리포터가 뚱뚱하다는 악성메일에 과민반응한 것처럼 우스개 치부하여 포스팅한 글도 있지만, 이를 공개하기로 결정할때까지 이 리포터가 얼마나 고민했을지, 그리고 이를 방송으로 내보냄에 있어 방송국 편집부에서는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을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신문에 나는 학교폭력, 성폭력, 음주폭력 모두 가십거리로 취급하고, 표면에만 매달린다면, 과연 해결이 될까 싶다. 국내 방송이고 신문이고 해결이 시급하고, 정말 심각한 문제인 것처럼 폼은 잡지만, 막상 기사제목이나 첫문장 뽑아내는 것 보면 이들이 그정도로 고민하고 사명을 가지고 기사를 쓸까 글쎄올씨다.

미국놈들 대체적으로 참 맘에 들지 않지만, 이런 것을 보면 이래서 미국이 백년이 가깝게 슈퍼파워를 유지하는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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