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현재 아들 둘을 키우고 있는 40대 중반 아버지입니다. 물론 홀애비는 아니고 내 눈에는 아직 젊고 아름다운 동갑 와이프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이름만 들으면 다들 알만한 대기업의 계열사에 임원으로 재직하고 있는데, 약간의 워크할릭 기질이 있지만 이 세상에서 가족을 가장 사랑하고, 무엇보다 아들들의 교육과 미래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큰아들은 이번에 고등학교 입학하고 작은 아들은 초등학교 6학년이 됩니다. 식품관련 정부출연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는 와이프가 몇년전 회사에서 안식년을 받아 1년간 캐나다에서 연수하고 왔는데, 아들놈들도 그때 엄마 따라가 캐나다 체류 경험이 있고, 귀국 후에도 나름 언어 관리를 잘하여 영어는 어느 정도 하는 축입니다. 그 덕분인지는 몰라도 큰아들놈이 이번에 강남에 있는 모 자사고에 높은 경쟁을 뚫고 입학했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다닐때만 해도 문과 이과는 2학년 올라가면서 결정했는데, 요즘은 문과 이과 수험 과목도 많이 다른데다가 대입 경쟁이 치열해져서 그런지 입학 하기도 전에 적성검사 하고 분반고사 해서 입학과 동시에 문과와 이과로 나뉘더군요.
기본적으로는 본인의 희망과 적성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우리나라에서 문과 이과 구분은 향후 직업을 선택하는데 중요한지라 전적으로 자식놈 선택에만 맡길 수는 없었습니다. 물론 본인도 큰 결정을 알기에 엄마 아빠에게 조언을 구했구요. 원래 생각은 학부는 화학이나 물리같은 기초과학을 공부하고 대학원에 진학하여 본인의 희망과 당시 전망에 따라 경제학이 되던 컴퓨터 사이언스가 되었던 혹은 공학이 되었던 응용쪽을 더 공부해 진로를 선택했으면 하는 것이 제 바램이었습니다만, 과학이라면 몸서리가 쳐진다는 놈을 기초과학 공부하라고 이과로 보낼 수는 없더군요.
저 고등학교때 아버지는 무조건 의대였습니다. 사실 저는 상당부분 문과 체질이라 법학이나 사회학을 공부하고 싶었지만, 아버지가 너무 무서워 바라시는 대로 이과로 진학했고, 전공이냐 학교냐를 고민하다가 SKY 중 한 대학 공대에 입학했고, 막상 대학과 대학원을 지내고 나니 그렇게 싫었던 수학이니 과학이니 재미가 붙더군요. 생명과학쪽을 공부하고 현재는 모 제약회사에서 사업개발과 마케팅을 하고 있는데 제 진로에 후회는 없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제 케이스이고 아들놈한테 이 얘기를 다 해 줘도 과학, 공학쪽을 업으로 삼아야 한다는 점에는 아직도 갸우뚱이더군요. 고1이면 우리나이로 17살이니 사회에 진출할 때까지는 10년 이상 남았습니다. 자식놈 미래를 설계할 때 중요한 것은 현재가 아닌 10년후의 사회 트렌드에 촛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한때 수의대 한의대 엄청 인기 있었던 적 있었지만, 지금 보면 영 전망이 아닌 것 처럼이요. 하지만 어려운 것이 당장 내일 모레 일도 예측하기 힘든데 10년 후의 트렌드를 지금 알아 맞춘다는 것은 점쟁이가 아닌 이상 불가능하지요.
그러다 생각한 것이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내 아들놈 미래를 세류에 맡기지 말고, 아직 10년이란 시간이 남아있으니 차라리 지금부터 아들놈과 함께 트렌드를 예측해 보고, 이에 맞게 사업 아이디어를 같이 짜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leenjay.com 이란 이름도 제가 쓰는 Jay 란 영어 이름에 이씨의 Lee 를 합친 것이지요. 일단 생각이 난 김에 꾸물거리다 또 흘려보내기 전에 움직이자란 생각이 들어 whois 에 들어가 먼저 도메인 이름부터 등록했습니다. (사실 제일 처음 생각한 이름은 leefamily.com 이었는데 역시나 어떤 분이 먼저 등록했더군요). 회사를 만들고 사업을 시작하고 어느 정도 굴러가면 10년후 제 노후 대책도 될 것이고, 아들놈들이 원한다면 가족 비지니스로 성장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대대손손 가업은 없지만, 꼭 물려 받아야만 하나요 뭐 내가 창시자가 되서 물려주면 되죠 모.
이 블로그에 오늘부터 5년간 보고 듣고 생각하는 많은 것들을 올리고자 합니다. 종종 들러주시는 분들이 적극적인 댓글 남겨주시면 반영도 하구요. 미국에 kickstarter.com 이란 크라우드 펀딩 싸이트가 있데요. 주로 예술 분야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있으나 자금이 모자란 사람들이 프로젝트 개요를 올리면 관심 있는 사람이 적은 금액이라도 펀딩하고 이게 모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아이디어 입니다. 나중에 사업이 잘 되면 배당도 하고 주식도 주고 하는 줄 알았더니 간단한 기념품 같은게 보상의 전부더군요. 하지만, 창의적인 프로젝트에 나도 참여했다는 만족감이랄까요 그것이 진정한 보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Pingback: 리엔제이 – 위대한 가족기업을 향해서 « Jay's Blog station
반갑습니다.
우연히 구글에서 링크 타고 들어왔는데, 좋은 글 많아 감사합니다.
연배도 비슷하신 것 같고 하여 더욱 반갑습니다.
늘 즐겁고 행복한 하루 하루 보내세요.
우연히 글을 보고 아 메디포스트 임원이시구나 생각하고 들어 왔습니다.
저는 메디포스트 소액 투자자 이구요
열심히 일하시는 모습 보기 좋습니다.
꿈이 현실이 되는 그날 까지 …..
네 메디포스트에서 해외사업개발 담당하고 있습니다.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석 잘 보내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김인규라고 합니다. 정말로 우연히 이 블로그에 들어왔은데, 혹시 오래전에 생명공학 연구소에서 phaffia와 관련해서 연구하신 적이 계신지요? 그때 저도 같은 과제로 일을 하였은데.. 기억하실런지 모르겠네요. 태평양으로 옮기신 후에 저도 학위 과정하고 미국으로 오게 되어서 연락이 드리지 못했습니다. 반갑고, 이렇게 소식을 전할 수 있게 되어서 기쁘네요.
반갑습니다. 어렴풋이 생각나는 것 같네요. 지금 돌아가신 박사님랩에 계시지 않았나요? 제 PI 는 김철호 박사님이셨구요. 생명연에는 3개월 정도 위촉으로 짧게 있었는데, 당시는 Phaffia 는 하지 않고, 재조합 E.coli 가지고 levansucrase 했었던 기억이…오래되어서 헷갈릴 수도 있구요…
블로그를 쓰신 계기가 인상적입니다. 솔직/재미있는 글이 좋아서 종종 읽으러 들리겠습니다.
같은 생명공학 업계에 계시면서 남다른 식견을 가지시고 다양한 주제에 대한 내용 감사 드립니다. 올 초에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되어 이제는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있습니다. 계속 좋은 글 다양하고 색다른 식견 기대하면서 건강하세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우연히 링크를 통해 이곳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산부인과의사이고 좋은 글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