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st a small thing

15000원 주고 샤워꼭지와 호스 하나만 갈면 하루종일이 그렇게 상쾌해 지는데, 그 작은 것 하나가 귀찮아서 미루고 미루다 샤워꼭지가 터지고 나서야 비로소 갈았다. 물줄기가 가늘어졌다 굵어졌다 반은 옆으로 세고, 샤워꼭지 망가진 것 하고 상관이 있는지 없는지 몰라도 찬물 더운물도 교대로 나오곤 하더라.

비단 샤워꼭지에만 해당하는 것일까? 사람 사는 더 중요한 일도 아주 사소한 하나 바꿈으로써 커다란 효과를 거둘 수 있는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인도에서 나비 날개짓이 이년 후 미국에서 토네이도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는 카오스 이론도 어쩌면 이렇게 작은 것 하나 바꾸고 큰 기쁨을 얻은 연후에 누군가가 생각해 낸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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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새단장

워드프레스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블로그 테마 이것저것 설치하고 또 없애고, 열번은 반복하다가 비로소 마음에 드는 것을 찾았다. 이전 테마는 블로그 콘텐츠가 너무 작게 표시되어 읽는데 일부 불편했던 반면, 이번 것은 시원시원 마음에 든다. Hope all the readers like it too.

Regenerative medicine holds a hope for the future

얼마전 Korea Times 요청으로 재생의학에 대한 기고문을 쓰게 되었네요. 전문가 대상으로 논문 쓴 적은 꽤 있었지만, 신문 독자들 대상으로 글 써 보기는 이번에 처음. 나름 재미있게 쓰려고 했는데, 지면 제약 때문인지 기자분께서 이리저리 다 짤라 버렸네. 그래도 신문에 사진과 함께 내 글 실린 것 보니 기분이 좀 뭐합네다.

전문은 여기: Regenerative medicine holds a hope for the fu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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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 (past, present and future)

사내 어느 분 요청으로 아침에 후다닥 작성한 글.

  • 인류 역사의 질병과의 전쟁은 고대 중국의 신농씨가 식물에서 약초를 채취 약재로 사용했다는 기록에서처럼 천연물로부터 시작되었음. 이후 수천년에 이르도록 제약사업은 약초의 발굴, 약초로부터 유효성분을 효율적으로 추출해 내는 방법 그리고 이와 더불어 체질에 따른 약물의 복용방법에 촛점이 맞추어져 왔으나, 몇번의 혁명적 패러다임 전환을 거치며 현재의 제약사업으로 발전해 왔음.
  • 첫번째 패러다임 전환은 약초의 유효성분을 개별물질 차원에서 규명하여, 단일 물질로 분리 정제하고 이를 화학적으로 대량합성하게 된 것임. 예를 들어 아스피린의 경우 예로부터 진통 소염제로 사용해 오던 버드나무에서 유효성분이 아세틸살리실산임을 규명하고, 이의 분자구조에 기반 합성하게 된 것이며, 항암제인 택솔의 경우 주목나무 껍질의 유효성분으로부터 분리되어 현재는 반합성 공법으로 생산하고 있음. 또한 항생제 페니실린은 곰팡이가 분비하는 항균물질로부터 유래되어 현재도 발효공법으로 생산하고 있음.
  • 두번째 패러다임 전환은 20세기 중반 분자생물학의 탄생으로 촉발됨. 분자생물학은 생명현상을 분자수준에서 파악하고자 하는 시도로서 1930년대 리니어스 폴링의 단백질 구조 분석 그리고 1950년대 왓슨/크릭의 DNA 분자구조 발견으로 촉발되었음. 신약개발에 있어 분자생물학의 도입은 두가지 혁명적 사고전환을 촉발하였는데, 이는 1) 질병의 근본원인을 분자수준에서 파악이 가능하였고; 2) 저분자 신약에서 단백질 수준의 생체 고분자 물질의 활용을 촉진하였음.
  • 분자수준에서의 신약 개발은 1970년대 단백질 재조합 생산 기술의 발견, 1980년대 PCR 을 통한 유전자 증폭 기술의 도입 및 면역학의 발전 그리고 무엇보다 1990년대 인간유전체 분석 (human genome project) 을 통해 전기를 마련했으며, 암젠 및 제넨텍등의 거대 바이오제약사의 탄생에 물꼬를 텄으며, 2000년대 이후 시장에 새로이 출시되는 블록버스터 혁신신약의 70% 이상을 조합단백질 (fusion protein) 혹은 항체 유래의 단백질 신약이 차지하고 있음.
  • 신약개발의 역사는 상기와 같이 크게 1) 질병의 근본 원인에 대한 생물학적 이해; 2) 약물의 유효성/안전성의 증진이라는 두가지 추진력에 의해 발전해 왔음.
  • 신약개발에 있어 향후 10년이래 예상되는 새로운 패러다임 쉬프트는 크게 다음의 두가지로 요약됨 1) 개인 맞춤형 신약과 치료에서 예방으로의 전환; 2) 재생의학의 발전.
  1.         개인맞춤형 신약 그리고 치료에서 예방으로의 전환은 인간유전체 분석 결과에서 촉발. 유전자 측면에서 인간은 99.5% 이상 동일한 유전자로 구성되어 있으나, 나머지 0.5% 차이에 의해 개인별로 질병에 대한 노출빈도 (susceptibility) 그리고 약물에 대한 반응에 차이가 있음. 즉 약물의 작용기전에 대해 사람마다 유전자 특성에 따라 다르게 반응한다는 것이며, 따라서 동일 질환이라도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약물은 존재할 수 없으며, 환자의 특성에 따라 약물을 최적화해야 한다는 주장. 진단기술 (diagnosis), 약물유전체학 (pharmacogenomics) 그리고 EHR (electronic health records) 이 개인맞춤형 신약의 주요 기반기술로 예측되며, 이는 자연적으로 치료에서 예방으로의 사고전환으로 이어짐.
  2.         현대생물학의 발전도 퇴행성 질환에 대한 근본원인의 규명에는 속수무책이며, 노화/질병등에 이해 이미 손상된 세포 혹은 장기는 정상 상태로 회복시키지 못함. 재생의학은 노화 혹은 질병에 의해 기손상된 세포 혹은 장기를 재생시키려는 접근법이며, 인체를 구성하는 기본단위인 세포를 치료에 활용하는 것임. 덴트리틱 셀 (DC), 킬러셀 (NKC) 등이 면역세포를 비롯한 여러 기능의 세포가 적용가능하나, 그 핵심은 다양한 세포 및 장기로 분화능을 갖는 원천세포 즉 줄기세포의 응용에 있음.
  3.         개인맞춤형 신약 그리고 재생의학은 현재는 발전초기 단계이며, 향후 다양한 과학적 규명과 임상적 성공케이스가 병행되어야 할 것이나, 최근 거대제약사의 사업구조조정 및 메가딜 트렌드로 볼때 향후 수년내 빅파마의 M&A 쇼핑리스트의 top priority 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됨. 

도큐한즈 백화점

요즘은 일본 출장 좀 뜸하지만, 한동안 상반기 하반기 나누어 일년에 두번은 꼭 방문했다. 당시 사장님께서 어디서 들으셨는지 몰라도 일본 파트너링 관계는 첫째도 정성, 두째도 정성이라고 하시면, 일본 업체들은 정성에 으리로 보답해 준다나…? 일본 제약사들이야 오사카 아님 동경 니혼바시 근처에 오골오골 모여 있어 출장 가는 도시도 대부분 고정. 오사카 본사 있는 다케다 같은 회사도 BD 쪽 사람들은 동경에서 근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거의는 동경에서 일 다 보았다.

동경에 갈때마다 시간나면 꼭 들렀던 곳이 시부야의 도큐한즈 백화점이었는데, 백화점이기는 해도 상품 구색이나 진열 그리고 종업원의 접객 자세가 세이부나 미쯔꼬시같은 백화점들과 대비 너무 독특해 특별히 쇼핑하지 않더라도 시간 보내는 것 자체가 즐거웠다.

얼마전 리디북스에서 이북 구매하다 실수로 딸려 들어온 것 같은데, 토큐한즈에 대한 스토리북 “세상에 팔 수 없는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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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큐한즈에서 20년 가까이 일했던 veteran 이 쓴 책 (일본책답게 챕터하나가 세페이지 넘지 않는다). 도큐 그룹 부동산 자회사가 가지고 있는 동경 유휴지가 갑작스런 불경기로 임대 되지 않자 스스로 점포를 만들어 보자 결정하고, 당시 미국에 유행하던 DIY 개념의 HI (Home improvement) 전문 백화점을 추구했단다. 갑자기 판매원을 구할 수 없어, 전문판매원이 아닌 아마추어 하지만 특정 상품에 전문가인 목수, 기계공등 아마추어 판매원 이자 전문소비자를 고용했다나.

아베노믹스, 소비세 인상으로 반짝한다고는 하지만, 잃어버린 20년이 30년이 될지 40년이 될지 모르는 장기 불황에서, 소매업은 직격탄을 맞았단다. 작년 재작년 동경 백화점들 누적되는 적자로 점포 철수했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들렸다. 저자는 이 불경기 흐름에 도큐한즈 백화점도 점점 과거의 독특함을 잃고 고객이 아닌 매상에만 집착하여 결국 그렇고 그런 소매점포로 전락하지 않는지 베테란으로 걱정하는 마음에 이 책을 썼단다.

 

불경기를 벗어나는 최상의 방법은 매상과 효율이 아닌 독특함과 고객에 focus 라는 점을 누누이 강조하고, 클릭 한번으로 모든 상품을 최저의 가격으로 살 수 있는 인터넷 시대에 오프라인 소매 점포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고객에게 실재 상품의 촉각을 강조하고, 이를 통한 엔터테인멘트를 주는 것이라며 끝맺는다.

(7-8년전인 것 같은데, 동경 출장시 찍었던 도큐한즈와 그 주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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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튀김 이야기

어느 대학 어느 과에 입학하느냐에 남은 인생 전부가 달렸다고 생각한 적 있었다. 1985년 고3때였으니 벌써 29년전이다.

큰 놈이 올해 고3. 대입을 코앞에 두고 있다. 어제 저녁 먹으며 자기소개서 써야 하는데 어찌 써야 할지 답이 안 나온다기에 한참 전 읽었던 하루키의 잡문집 첫 꼭지 굴튀김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해 줬다. 내용은 대략 이렇다.

‘진정한 나는 누구일까?’ 를 주제로 원고지 4매 이내의 글을 써야 한다면, 당신은 어떤 글을 쓸 것인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렇게 답한다. “그렇다면 굴 튀김에 관해 써보시는 건 어떨까요”

이런 말도 덧붙여 줬다. “무슨 글이던 독자를 생각해야 돼. 자기소개서는 일기가 아니거든. 글을 읽을 사람이 누구에게 그가 기대하는 바가 무엇인지 잘 생각해 봐. 물론 그렇다고 허황된 거짓말을 쓰라는 것은 절대 아냐. 시험관이 바라는 것이 뭐겠어. 이 지원자가 우리 학교 우리 과에 입학해 우리가 지향하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거겠지. 하지만 시험관도 사람이니, 수십 수백명이 거기서 거기인 그런 글 반복해서 읽고 싶지 않을거야. 굴튀김 이야기가 주는 교훈은 구체적이지 않은 지루한 주장을 나열하기 보다는 지금까지 내 경험중 특정 부분에 촛점을 맞추어 가장 실감나게 써보라는 거지. 독자가 이로부터 유추해서 너에 대해 보다 더 잘 알 수 있도록. 그리고 재미 있게 읽을 수 있도록.”

축구부 주장이었고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합격한 아들네미 일년 선배가 있다는데, 이 친구 쓴 자기소개서만 보고 학교 선생님들이 얘는 합격이다 생각했단다. 축구선수로서 골을 넣을때 어떻게 넣어야 하는지 공의 궤적을 수학적으로 분석했고, 이를 통해 어떻게 킥을 해야 할지 탐구했단다. 궤적을 분석하기 위해 어떤 공부를 했고, 이로써 골 성적이 어떻게 개선되었는지. 

인터넷 뒤져 보기 굴튀김 이야기를 그대로 옮겨 놓은 블로그가 있어 도대체 굴튀김 이야기가 뭐길래 하는 분들을 위해 링크 걸어본다. (하루키 굴튀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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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포 바이러스

책장 어디엔가 방치해 놓았다가, 이번 세월호 사건을 계기로 연휴기간 드디어 다 읽었다. 한없이 느리고 목가적인 중세의 유럽이 속도 (가속도) 라는 사회적 테제를 통해 어떻게 현대의 사회로 발전해 왔는지 그 경로와 의미를 깨알같이 적어 놓았다. 독일인 특유의 길고 장황함이 독서의 장애 요소지만, 도입부에서만 조금 고생하면 중간 이후부터는 익숙해 져 쉽게 넘어간다 (번역이 잘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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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이 침몰하여 생때같은 아이들이 수장되고, 지하철이 추돌하여 수십명이 다치고등등의 반복되는 사고의 배후에는 생산성에의 집착이 도사리고 있다. 기업성과의 지표도 기본적으로 주어진 시간 (분기, 반기, 일년) 자산을 얼마나 빠른 속도로 회전시켜 시장기대를 초과하는 이익을 창출하느냐에 맞추어져 있다.

“시간이 돈이다” 란 말은 벤자민 프랭클린의 일화가 아니라, “이자” 라는 개념이 도입되며 경제활동을 하는 모든 사람을 억누르는 말이다. 수백년에 거쳐 속도의 개념은 자본주의 시스템의 근간이 되었고, 또 하나의 기둥축이던 공산주의가 1990년대를 거치며 완전히 몰락하며, 속도의 추구는 이제 국경을 넘어 전지구적 테제가 되었다. 패러다임은 돌고 돈다 하지만, 앞으로 수백년 속도의 개념을 대체하는 새로운 시스템의 출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경제학에 “외부효과”란 개념이 있다. 사업 수행 과정 중 의도하지 않게 발생한 이익 혹은 손해 효과를 말하는데, 크게 긍정적인 효과와 부정적인 효과가 있다. 예를들면 공공자금으로 수행된 연구결과를 기업이 무상으로 활용하여 혁신을 일으켰다면 이는 긍정적인 효과이며, 반대로 사업활동에서 기름유출등 환경오염을 발생시켰다면 이는 부정적인 효과이다. 기업이 의도한 바가 아니므로, 긍정적이던 부정적이던 기업은 그 효과에 대해 책임 (비용) 을 부담하지 않는데, 누군가는 이 비용을 부담해야 하므로, 이는 사회적으로 혹은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즉, 기업이 외부효과를 통해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었으면, 사회에 그만큼의 이익을 환원해야 하고, 반대로 부정적인 비용을 발생시켰다면 그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이번 세월호 침몰의 원인중 하나가 무분별한 선박증축 그리고 이에 따른 승객, 화물 과적이라도 하던데, 이익을 추구하는 선사의 입장에서는 이에 대한 사회적, 법률적 제한이 없다면,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 (생산성) 를 내고자 하는 것은 당연하다. 사회적 제한이 없다면, 과적으로 인해 발생하는 인명사고는 외부효과로 간주할 것이다. 사회가 주목해야 하는 점은 과적이 적발되었을때 부담해야 하는 기회비용의 수준이다. 과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이 1억원이고, 적발되었을때 발생할 수 있는 기회비용이 500만원이라면, 합리적인 의사결정에서는 과적을 허용해야 한다. 적발될 확률이 10% 라 할때, 과적의 기대비용이 기대수익을 초과하기 위해서는 과적이 적발될 경우 발생비용이 10억원 이상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과적은 없어진다.

관피아가 척결되는 전면적 국가개조를 계획한다고 하던데, 관피아의 문제는 인맥과 영향력을 통해 과적이 적발될 확률을 낮추고, 과적에 대한 벌칙금 수준을  제도적으로 제한함으로써 외부효과의 내재화를 교란시키는 데 있다. 그리고 이는 능력있는 전직관료가 고용될 수록 정도가 심해진다.

인문학과 기술이 융합되어야 한다는데, 자동차가 빨리 달릴 수 있는 기술적 원인은 엔진 수준의 향상, 연료 효율, 공기저항의 극복등이겠지만, 인문학적인 이유는 브레이크가 장착되어 있기 때문이다. 기술적으로 속도의 추구를 멈출 수 없다면, 인문학적으로 속도를 제어하는 제도와 인식을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