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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한참 전 어디선가에서 읽었던 이야기. 해방 전후 정부수립 과정에서 모 인사가 서울시장과 초대국회의원 출마 모두를 제안 받았단다. 국회의원 출마로 마음을 굳힌 이 분이 집안 어르신께 이야기 드렸더니 그 어르신 팔팔 뛰었더란단다. 서울시장이면 족보에 한성판윤이라 벼슬을 쓸 수 있는데 국회의원이면 족보에 뭐라 쓰냐고.

전 직장에서는 호칭에 직위를 못 붙이게 하는게 규칙이었다. 당시 직급이 본부장 상무였지만 회사내 공식 명칭은 이장영님. 처음 제도가 도입되었을땐 어색하기 짝이 없었고 일부 사업부나 계열사는 끝까지 수용 거부하기도 했지만, 잘한 일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전체를 보았을 때 이러한 호칭은 극히 예외적인 것으로 대부분은 직급을 같이 붙인다. 명함이 중요한 것도 굳이 연락처가 필요해서라기보다는 직급을 알기 위함이다. 직급을 모르면 어떻게 불러야 할지 애매하니까. 그래서 난 사람들이 전무님라고 불러 주는 것보다 박사님이라 불러주는 것이 더 좋다. 전무야 언제 그만둘지 모르는 임시직급이지만, 박사야 한번 학위 취득했으면 평생 따라가는 것이니. 회사 그만두고 더이상 전무도 아니면서 전무님 소리 들으면 무척 어색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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