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s Tagged: 조지루시

냄비밥

요즘은 출장이 많이 줄었지만, 한때는 한달의 반은 밖으로 나돈 적도 있었다. 출장에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음식인데 (꼭 출장이 아닌 여행도 마찬가지겠지만, 출장은 일이 먼저니 특히 더합디다), 나 같은 경우는 사실 김치나 라면따위 향수로 고생한 기억은 없다. 문제는 쌀 혹은 밥인데, 쌀밥만 먹을 수 있다면  2-3주 출장 정도는 큰 문제 없었다. 중국집은 전세계 어디를 가도 (물론 내가 가 본 나라 기준입니다만) 찾기 어렵지 않고 중국집엔 볶음밥과 함께 steamed rice 를 같이 파는 것이 norm 이니, 여태껏 출장 다니며 음식 때문에 큰 고생은 안했다는 얘기다. (쌀에 관하여 참고로 저는 자포니카종 말고 동남아 애들 많이 먹는 바람 불면 훌훌 날린다는 롱그레인으로 지은 밥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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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루시 (일명 코끼리 밥통)

중학교때니까 80년대 초반. 우리 가족 중 최초가 아닐까 싶은데, 어머니가 회사에서 일본에 일주일 연수를 가셨다. 해외여행이 매우 귀하던 시절이라, 누가 한 사람 공항에 나가면 온 가족이 우르르 배웅하고 돌아오는 길에는 또 마중 나가고 하던 때였다. 마중과 배웅의 목적도 있겠지만, 공항 나갈 일이 그만큼 드문 시절이었다.

도착층에 어머니 일행분들이 나오시는데, 누구라 할 것 없이 카트에 주렁주렁 매달린 커다란 박스가 있었다. 바로 그것이 그 예의 조지루시, 일명 코끼리 밥통. 아마 그때부터가 아니었던가 싶다. 우리 식구들 일본제품에 대한 사랑 (일본제품보다는 일제 보다 전문적으로는 일쩨라고 읽어야 제맛이다). 기준은 성적이 아니었다. 소니나 아이와 워크맨을 들고 다니는 사람은 일류학생, 마이마이나 아하 들고 다니는 애들은 이류 학생. 운동화 마져도 나이키보다 아식스나 미즈노가 더 좋아 보이던 시절이었다 (내 친구중에는 영화잡지 스크린, 로드쇼를 해독하려고 일본어 독학한 놈도 있었다). 그리고 그때가 일본의 버블경제가 최고조에 달했던 시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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