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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이 살아야 한다..

환관 정치란 말이 있다.

환관이라 함은 군주가 최상의 정치를 펼치는 것을 돕기 위해 주변의 소소한 일상을 대신 처리해 주는 것이 목적인 직업군인데, 권력의 정점에 있는 군주를 지근에서 보필하다 보니 인간적으로 가까와 지고, 결국 권력이 필요한 것에 제대로 가는 것이 아니라, 이들 지원 인력이 잡아 쥐고 흔드는 것을 말한다.

세상 모든 일에는 핵심과 주변 (core 와 periphery) 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 두가지가 서로 조화롭게 잘 굴러가야 소위 제대로 된 결과라는 것이 존재한다. 기업의 경우도 초창기 소규모 시절에는 혁신 아이디어가 충만한 소수 핵심 인력 몇 명 가지고도 굴러가지만, 성장하여 규모가 커지게 되면, 지원이란 인프라가 따라 주어야만 제대로 된 가치가 고객에게 전달될 수 있다.

문제는 규모가 점점 더 커지며, 뭐가 핵심이고 주변인지가 모호해 지는 것인데, 예를 들면 영업지원팀이 영업을 돕기 위해 있는 것인지, 영업지원팀의 숫자 맞추기 작업을 위해 영업조직이 존재하는 것인지 누가 일을 하는 것이고, 누가 일을 지원하는 것인지 복잡해 당췌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어려울 때가 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소위 구조 조정이고, 조직을 한바퀴 휘집에 놓아야 해결 된다.

이번 런던 올림픽 박태환, 조진호, 신아람 선수등등 명백한 오심에 울고 웃는 선수들을 보면서, 과연 올림픽의 핵심은 무엇이고, 주변은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 심판이 선수를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선수가 심판의 판정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조직위는 심판의 올바른 판정을 돕는 것인지, 심판이 조직위의 성공적 운영을 돕는 것인지….

이럴거면 차라리 올림픽 그만 두고, 모든 나라가 전쟁을 해서 전쟁 결과에 따라 순위 매기는 것이 낫겠다. 전쟁이야 말로 핵심이 뭐고 주변이 뭔지 애매한 이판사판 게임이니까. 지나친 상상의 확장일지 몰라도, 올림픽이란 것 결국 스포츠란 대체수단을 통해 봉건시대 전제군주의 자존심을 국가란 이름하에 나래비 메기는 뭐 그런 것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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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ning point

매번 올릭픽 게임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인데, 4년이란 긴 세월 준비한 노력이 불과 몇분 (100m 달리기 같은 경우 불과 10초) 도 걸리지 않는 시간에 결정이 난다는 것, 그리고 아차의 실수로 황금 같은 기회를 놓치면 다시 또 4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 저 친구들 참 쉽지 않은 인생이겠구나 하는 생각이다.

어젯밤 잠 설치면서 런던 올림픽 중계를 보면서도 역시 같은 생각 하고 있다, 나 역시 (여기서 나라 함은 올림픽 참가 선수가 아닌 그냥 일반인의 한 사람으로서 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Turning point 란 말이 있다. 우리말로는 변곡점이라고 하는데, 큰 트렌드가 변하고 인생의 방향이 바뀌는 순간을 말한다. 이 turning point 라는 것이 사실 그 순간에 뚜렷하게 보이는 것이 아니라 나중에 retrospect 로 돌아 볼 때 아 그 때 그 순간이 바로 turning point 였구나 하고 알 수 있다는 것이 현실적인 문제이다.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던 우리의 목표는 그 분야에서 성공일 것이다. 물론, 성공이 반드시 출세해서 높은 자리에 올라간다거나 혹은 큰 돈을 벌겠다가 다가 아니겠지만, 부끄럽기도 하기 들으면 남이 뭐라 할까 싶어 입밖으로 잘 내지 못 하는 것일 뿐 누구나 마음속으로 자기가 꼭 되고 싶은 혹은 자기가 꼭 이루고 싶은 어떤 것이 마음 속에 있다. 꼭 어떤 직장에 속해 있지 않다 해도, 전업주부 같은 경우 남편의 성공이 될 수도 있고, 자녀의 좋은 대학 입학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눈 앞에 보이는 것은 매일매일이 똑같은 일상의 반복이다.

올림픽에 참가하는 국가대표 선수도 크게 다르지 않을 듯 싶다. 우리 눈에 그들은 4년 내내 올림픽 생각만 할 것 같지만, 4년 동안 실제로 그들의 고민 대부분은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의 연습, 체력적 한계 기타 생활상의 고민. 우리네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 지루한 일상 속에 turning point 가 숨어 찾아 온다. 그 순간은 펜싱 선수가 3초 남겨 놓고 상대방 가슴 한복판을 찌르는 0.01초의 순간일 수도 있고, 387m 지점에서 수영 선수의 혼신을 다한 역전 스트록일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네에게도 대조군 3번째 마이크로 튜브에 집어 넣는 신약후보 물질 한방울일 수도 있고, 협상 테이블에서 일어서기 직전 건넨 한마디 펀치라인일 수도 있다. 이도 저도 아니면, 퇴근길 엘리베이터에서 우연히 만난 사장님께 날린 환한 미소가 될 수도 있다.

직장 생활 대부분을 신약분야 사업개발 쪽에 있다 보니, 드는 생각은 성공적인 신약이냐 아니냐는 이미 합성단계에서 수많은 후보물질 중 하나를 골랐을 때 이미 결정 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이후에 신약 출시까지 소요되는 수년의 시간과 수백 수천억의 자금은 그것이 정말 금이냐 똥이냐를 결정하기 위함이지 정해진 운명을 바꾸지는 못한다.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은 15년 잡는다면, turning point 는 2년 혹은 3년 시점에 이미 결정나는 것이다.

사람을 평가할 때 저 친구는 연습땐 별로인데, 유독 실전에 강해 그런 말 종종 한다. 하지만, 난 그 말 그닥 신뢰하지 않는다. 제3자의 눈에나 그리 보이는 것이지, 그 사람 자신에게 결과는 실전에서만 나타나는 어떤 미세한 조건을 유리하게 활용하도록 엄청나게 연습한 결과이지 탱자거리고 있다 실전에서 마술 같이 잘 한다는 것은 있어서도 안되고 있을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

이번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 메달권에 들어 가느냐 못 들어 가느냐는 이미 4년간의 노력과 투자를 통해 결정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4년간의 땀과 눈물은 보지 못하고, 마치 그 몇분 몇초가 전부 다인양 생각하는 고국의 못난 관중들의 어거지 같은 기대는 다 무시하시고, 그대들이 투자한 그 시간과 노력에 부끄럽지 않을 정도의 성과를 내는 것. 그 것에만 집중했으면 한다. “대~한~민~국 짜짜 짜 짜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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