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마스터 제리상

제리상은 일본 친구들이 내 이름 Jay Lee 를 부를때 들리는대로 쓴 것이다.

오케스트라나 빅밴드의 경우 별도의 밴드마스터가 (쉽게 지휘자로 생각하면 된다) 있으나, 4-5명으로 구성되는 콤보 밴드에서 마스터 역은 리듬섹션을 맡는 베이스나 드럼이 담당한다. 특히 베이스는 리듬뿐 아니라 코드구성도 리드하기에 드럼보다도 그 역활이 크다. 다만 베이스는 주의 깊게 듣지 않으면 있는지 없는지 잘 들리지 않을 뿐이다.

밴드마스터 하면 리더쉽 역활이 떠오르곤 한다. 처음 아모레에 입사하여 10년 가깝게 적으면 3명,많아야 5명 이내의 소규모 팀, 그것도 주연은 나, 나머지는 내 스태프였기에 나는 솔로, 나머지는 솔로 받쳐주는 반주였다.  스포트라이트 받기 좋아하는 내 성격상 딱 맞았다. 사단은 2007년 계열사 태평양제약으로 전적 발령 나고부터 발생하기 시작했는데서, 그 스타일 그대로 10명이 넘는 조직을 맡고 보니 순식간에 엉망진창 되버리더라. 업무분장이 다른 여러명으로 구성된 조직에 리더의 멘탈은 여전히 나는 솔로 너희는 반주였으니. 뻑하면 엇박에, 코드 안 맞고, 또 걔중에 솔로 해 보겠다 고개 쳐드는 놈들까지 있어 나한테 맞은 놈들도 많았다. 여기서 내 역활은 솔로가 아니라 밴드 마스터구나 깨닫는데까지 근 1년이 넘게 걸렸다. 베이스로 종목을 바꾸고는,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둥둥거리는데 만족하니 그제서야 일이 제대로 돌아가더라.

지 버릇 개 못 준다고 이렇게 5년 지나니 또 솔로 생각 나더라. 그래서 2012년 가게를 옮겼다.  새 가게 스테이지는 3명의 미니멀 밴드였지만 (피아노, 베이스, 드럼?), 솔로 아니면 죽고 못사는 놈이 하나 있어, 그 친구 솔로 주고,  여전히 나는 베이스. 적은 분량이나마 중간에 베이스도 솔로 좀 입히고 하는 식으로 타협보면서 해외 순회 공연도 하고 등등 즐겁게 5년 잘 보냈다. 그때를 회상하면 아마 이렇지 않았을까 싶다 (음악큐) .

새가게 5년, 가게 주인은 컨트리 앤 웨스턴을 원했는데, 밴드는 죽자고 리듬앤 블루스만 연주해서 그랬는지 아님 가게 손님이 너무 없어서 그랬는지 작년 밴드마스터 그만하고 이제 밖에 나가 손님 잡아 오란다.  (아래 영화는 내가 좋아하는 블루스 브러더스 씬인데, 가게주인이랑 밴드사이 음악 취향이 안 맞으면 이렇게 된다)

 

 

20년 가까운 밴드생활 호객 경험은 없었기에 당황스러웠지만, 어찌어찌 작년 실적은 맞춘 . 문제는 잡아온 손님중 진상이 많아 가게는 북적대는데 수익이 안 난단다. 올해까지는 머리수로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 듯 한데 내년 손님도 이렇게 진상이면 많이 어려울 듯.

(PS) 위에서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베이스 둥둥거리니 그제서야 일이 제대로 돌아가더라.” 쓰긴 했지만, 사전 합의 없이 한 사람 독단으로 템포 바꿔서 대박 나는 경우도 종종 있단다 (아래 영화 함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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