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F37 (TV 홈쇼핑)

올 4월을 기해 입사후 5년간 맡아왔던 세포치료제 사업개발에 더해 화장품 사업을 맡게 되었고, 8월부터는 아예 사업개발업무에서는 손떼고 화장품만 맡게 되었다.

처음에 사업개발업무에서 손떼고 화장품에만 전념하라 얘기 들었을때는 5년동안 소위 빅파마와의 빅딜을 못 만들었으나, 아직 활용가치는 있으니 자르기는 아깝고, 뭐랄까 문책성 인사라고 생각하고 다른 곳으로 옮길까도  심각하게 생각했지만, 반백이 넘어가니 소위 대가리가 커져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더라. 문책성 인사가 결코 아니라는 윗분 말씀을 일단 믿어보기로 하고 stay 결정. 다만, 전직장에서 화장품 포함한 aesthetic 쪽 일 하다 보니 이 길로 계속 가면 신약쪽에서 이장영 이름은 잊혀지겠구나 싶어, 큰 마음 먹고 옮긴곳이 메디포스트인데, 5년만에 빽도.

포터 (마이클 포터 입니다. 해리 포터 팬들껜 죄송!) 형님께서 일찌기 말했듯이 비지니스는 나를 둘러싼  5가지 힘간의 겨루기이다 (공급자, 경쟁자, 신규진입자, 대체자 그리고 구매자).  여기서 구매자는 결국 유통이라 할 수 있겠다. 소비재에 있어 힘의 밸런스는 점점 유통쪽으로 기울고 있다.

이제는 한참 전 얘기지만 미샤 출시 이후 주류 경로로 부상한 브랜드샵은 기본적으로 특정 브랜드 독점이고, 올리브영이 키운 B&H (처음에는 드럭스토어라 하더니 약을 안 팔아서 그런지 요즘은 beauty & health 약자 따서 B&H 라 하더라) 는 잘못 발 딛으면 본전 챙기기도 어려운 구조인데다 (대학후배 한 사람이 이쪽 경로에서 힘 좀 쓰는 자리에 있어 꽌시로 좀 해결해 볼까 싶어 이 채널 공부 많이 했는데, 신규브랜드로서 어려움은 나중에 한번 따로 쓰겠다), 줄기세포는 이 경로에 들어가긴 컨셉이 많이 무겁다. 백화점은 아시겠지만, 신규브랜드에겐 그림의 떡이자, 도저히 수지를 맞출 수 없는 경로이고. 그러다 보니 지난 3-4년 중소 화장품 업체의 구세주는 중국 (특히 따이공이라 하는 보따리상) 이었는데, 그나마도 싸드 이후 넘사벽이 되어가고 있고 (최근 한중간 관계 복원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좀 더 두고 보아야 한다), 후속 기사에 의하면 싸드는 좋은 핑계거리고 시장 자체가 made in Korea 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어 듣보잡 브랜드는 중국 시장에서도 먹히기 힘든 구조란다.  통판/방판/다단계등 소위 잡채널이 있기는 하되, owned channel 이면 모를까 장기적 브랜드 가치를 생각한다면 hired 모델로 이 경로는 매우 신중할 필요가 있다.

결국 신규브랜드가 넘볼만한 유통채널이 TV 홈쇼핑 채널인데, 전체 화장품 시장에서 차지하는 이 채널의 매출비중이 그리 큰 것은 아니지만,  국내에 도입된지 20년 가까이 되면서 플랫폼으로서 갖는 노하우나 경험이 축적되었고, 홈쇼핑에 방송 관심 없는 사람 (저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은 이해가 안 가겠지만, 홈쇼핑 덕후가 있을 정도로 골수팬들이 있다. 호텔장사는 신선장사로 생선가게와 비슷하다는 말도 하지만, 홈쇼핑 역시 어떤 플랫폼에 어떤 시간대 그리고 어떤 MD/PD/호스트를 만나느냐에 따라 포텐셜이 천차 만별이고, 무리하게 진입하는 경우 과도한 수수료와 반품의 역풍 그리고 산같은 재고를 맞게 된다 (의류의 경우 반품률이 평균 4-50%, 미용의 경우 25-30% 정도라 한다).

홈쇼핑 어떻게 하든 뚫었음 좋겠다 좋겠다 하던 차에, 다행히도 모 홈쇼핑사에서 먼저 접근하셔서 줄기세포라는 메디포스트 명성을 후광으로 하는 신제품 론칭을 제안했다. 주변에서 조언하길 다른 곳은 몰라도 이 회사만큼은 피하라는 말들이 많아 주춤 망설이기도 했으나, 전직장에서 배웠던대로 안전빵으로 굶어 죽으나, 지랄하다 맞아죽으나 죽기는 매 한가지란 말에 고대 막걸리 찬가처럼 “에라 씨O 니O 조O” 시작한 프로젝트,  건기식 하는 친구가 홈쇼핑 론칭하게 되었다 자랑할때 쯔쯔쯔 혀찼던 벌 받는 것인지, 이렇게 빡쎌지 몰랐다.

어쨋든! 결국은!

 

 

첫끗발이 개끗발 되지 않게, 이왕 뚫은 채널 중장기 플랫폼으로 계속 가져 갈 수 있게. 남은 숙제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