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스포츠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아니, 엄청 싫어한다는 편이 더 맞겠다. 아버지는 중학교때 보성중학교 야구선수로도 활동하셨다 하고, 엄마도 소프트볼 선수였다는데, 유전은 곧이곧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운동신경이 떨어지기도 하고, 공에 대한 트라우마도 있어 아주 어렸을때부터 밖에 나가 노는 것 자체를 싫어했다.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전 직장에서는 매년 이맘때면 “산내들”이었는지 뭐 였는지 제목은 생각나지 않지만, 그룹사 전직원이 산에 올라가는 행사가 있었다. 이후 계열사로 옮겨 5년간 일한 적 있었는데, 계열사로 옮기고 나니 그룹 행사는 행사대로, 자체 행사는 행사대로. 다른 이유도 많았지만, 전 직장 그만두고 지금 회사로 옮기는데 이것도 나름 일조 했다 하겠다.

2005년 아니면 6년 아닐까 싶은데, 전 그룹 직원이 백두대간을 부분별로 맡아 올라가서 정해진 시간에 정상에서 손을 잡고 소위 인간띠를 만든 적 있었는데, 정해진 시간 정해진 위치에 올라가야 하니, 어려운 구간 맡은 팀은 그야말로 고녁이었다. 나처럼 움직이는거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더. 어찌어찌 죽을힘 다해 올라가 인간띠 한번 만들고 내려오는 길 (올라가는 것보다 내려오는 길이 더 힘든 것 그 날 처음 알았다), 온 몸에 힘이 다 빠져 서 있는 것 자체도 힘들 무렵, 10분간 휴식이란 말에 뾰족한 바위틈에 앉아 시작할때 검정 비닐 봉지에 담아준 오이 반쪽 먹고 있는데, 느껴진 행복감. 행복이란 것 정말 아무것도 아니구나 인생의 첫번째 “유레카”라고나 할까.

어제 오후 낮잠 자고 일어나 오랫만에 트잉여질. 누가 올린 아이유 일본 팬미팅 동영상을 보게되었다. Screen Shot 2017-04-02 at 6.26.14 AM

아이유 불과 몇년전 고등학교 졸업했다 들었으니 나랑은 거의 30년 가까이 차이나는 어린 가수이지만, 그 나이에 어쩜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지? 그러고보니 나야말로 하고 싶은 일이 없는 소년이었는데….

 

“하고 싶은 일이 없는게 잘못은 아니지 않나” 란 곡 이미 써놓고 아직 발표는 안 했다는 데 많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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