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반포 돈까스집 동키

십년이 넘도록 사용하는 제품이 있다. 대부분 기호 제품으로 예를 들어 향수, 화장품, 필기구, 가방 뭐 그런 종류이다. 시장은 항상 변하기 때문에 기업 역시 변하지 않으면 쇠퇴한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요즘 기업의 화두는 혁신과 변화란다. 이러한 조류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이런 제품에 대해서는 혁신과 변화보다 지속과 유지를 기대한다.

혁신에는 위험이 따르기 마련이다. 특히 큰 투자가 필요한 혁신의 경우 기업은 종종 존망을 걸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십년이 넘도록 사용하는 기호품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드롭박스, 에버노트, 포켓같은 앱은 넘치는 정보에 눌리지 않으면서 근근히 버텨나가는데 있어 필수적인 기구들이다. 오늘 아침 드롭박스의 사업에 대해 모 VC 가 고객이 무엇을 바라는지는 생각지 않고, 자신들이 모두 다 알고 있다는 식의 엉뚱한 행보만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여기)

한참을 애착 갖고 써오던 버버리 애프터쉐이브가 갑자기 대한항공 기내면세점에서도, 온라인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자취를 감춰, 울며 겨자 먹기로 다른 제품 살 수 밖에 없었는데, 내 냄새 같지 않아 아직도 어색하기만 하다. 괜히 드롭박스도 엉뚱한 혁신에 투자했다가 망해버려, 차곡차록 쌓아놓은 문서와 자료들 날리거나, 어디로 들고 이사가야 하는것 아닌가 하는 걱정에 끄적거려 본다. 혁신에 뒤쳐저 망해버려도 안타까운 일이지만, 혁신에 너무 앞서 망해버려도 고객으로서 아쉬움을 마찬가지다.

(PS) 그런 의미에서 고등학교 시절부터 지금까지 구반포 한쪽 어귀에서 꿋꿋이 버텨주는 일본식 돈까스집 “동키” 존경한다. 돈까스도 돈까스지만, 수십년 한결같은 깍뚜기 맛 역시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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