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릭스

오랫만에 매트릭스 1을 보았다. 1편이 히트치며 2편, 3편까지 나왔지만 진정한 감동은 역시 오리지널이다. 연구원으로 있던 시절 극장에서 본 영화에 너무 감동을 받아 아마존에서 VHS 비디오 테이프 주문한 기억이 있으니, 오리지널은 90년대에 나온것 같다. 영화상 매트릭스 배경도 1999년이다.

워낙 유명한 영화라 대부분 줄거리를 기억하겠지만, 고통없는 현실세상의 재건설을 꿈꾼 인간들은 매트릭스라는 가상의 세계를 설계했고, 이 기반에는 AI 기술이 있다. 핵폭탄이 터진건지 어떤건지 정확한 이유는 나오지 않지만, 어떤 환경 재앙으로 지구가 갑자기 태양에너지를 이용할 수 없게 되었고, 재생에너지 고갈에 닥친 AI 는 사람의 인체에너지를 기반으로 자신들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인간을 인큐베이터에 몰아 넣고, 현실에는 없는 오직 가상의 감각만으로 인지되는 새로운 매트릭스를 만들어 낸다. 여기서 장자의 유명한 말 나비가 나인가 내가 나비인가 식의 스토리가 진행된다.

다 알고 있는 줄거리를 다시 읊는다는 것은 시간과 지면의 낭비이고, 한참만에 다시 본 영화에서 새롭게 느끼게 된 부분이 “감각만으로 인지되는 새로운 매트릭스” 이 부분이다. 2000년 연구소를 떠나 본사로 옮기며 손에 물 안 묻히는 생활만 이제 15년째이고, 이제 내가하는 일의 97% 는 현실과는 거리가 있는 기호와 상징이 대부분이다 (100% 라 할 수 없는 점은 영화속 인간과는 달리 먹고 싸고 자고등등의 현실적인 문제를 능동적으로 처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몇달 모델링, 시뮬레이션등등 해가면서 사업 하나가 스프레드쉬트내에서 흥했다 망했다 다시 살아났다 반복하고했지만, 현실의 사업은 아직 시작도 못했다. 15년전 감동은 반쯤 누워 총알을 피해나가는 키아누 리브스 였다면, 15년후 감동 (감동이라고 쓰기는 좀 뭐하지만 대체할 다른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은 실존하지도 않으면서 가장 능동적으로 살아가는 세명의 에이젠트로 바뀌었다. 매트릭스와 현실의 경계면에서 일하고 있는 것 같기로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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