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렙 마케팅 (Celebrity marketing)

메디포스트 입사 결정한 것이 2012년 4월, 출근은 6월부터 했다. 첫 작품 카티스템 출시가 2012년 5월이었으니 사실상 새 직장 생활은 카티스템과 함께 했다고 봐도 되겠다. 2014년 10월이 카티스템 출시로부터 정확히 30개월, 만으로 딱 2년6개월이다.

제프리 무어 선생이 90년대 캐즘 마케팅 그리고 혁신상품의 시장수용주기에 대해 발표하고, 죽음의 계곡 혹은 death valley 란 말이 유행이었다. 혁신상품은 크게 innovator, early adopter, early majority, late majority 마지막으로 laggards 순으로 고객의 흐름을 타는데, 시장에서의 성공 판단기준은 early adopter 에서 early majority 까지 얼마나 빨리 그리고 얼마나 탄탄하게 순항하느냐에 달려 있단다. 결국 성공을 위해서는 외부적으로는 틈새가 아닌 주류 고객을 끌어안아야 하고, 내부적으로는 대량생산, 대량유통을 가능하게 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혁신상품은 이 단계에서 절벽으로 떨어져 요절하는 소위 죽음의 계곡으로 떨어지고, 그것을 death valley 혹은 chasm 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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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티스템은 전세계 최초로 출시된 동종타가 유래의 줄기세포 치료제로, ICRS 기준으로 4이상의 퇴행성 골관절염 혹은 스포츠 활동등으로 무릎 연골이 심하게 손상된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출시 후 많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제조원가등의 문제로 약가만 수백만원이고, 수술이 개입되는 관계로 진단, 처치, 입원 및 재활에 소요되는 의사의 행위료까지 감안하면 병원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환자 부담이 천만원을 훌쩍 넘어가기도 한다 (손상부위 크기에 따라 제품을 한 바이얼에서 세 바이얼까지 쓰기도 하는데, 세 바이얼을 쓰게 되면 약값만 해도 천만원이 훨씬 넘어간다). 여러가지 전략적 이유로 아직 건강보험에 등재되지 않은 비급여 품목이고, 몇년전부터 바람을 일으켰던 민간 실손보험으로 인해 치료비용의 상당부분을 보전받는 환자가 대부분이지만, 환자 모두에 해당하는 얘기는 아니다.

사실 처음 입사했을때 job description 은 카티스템 및 기타 개발중인 줄기세포 치료제의 해외 진출이었지만, 제약사 경험이 있는 사람이 사내에 내가 유일하다는 이유 또 과제 참여율등의 문제로 사내에서 신규 정부과제를 맡을 수 있는 Ph.D. 가 내가 유일하다는 이유등등으로 현재는 해외시장 개발을 포함하여, 카티스템의 국내마케팅 (동아ST 란 영업파트너가 있기에 제약영업 특유의 을질은 겨우 면했지만) 그리고 R&D 과제까지 하나 맡고 있는 짬뽕형 인간이 되어 버렸다.

얘기가 또 길어지려 하니, 여기서 한번 끊자.

결론적으로 내 업무의 objective 는 크게 다음의 세 꼭지로 구성된다.

1) How to improve trust on the product among physicians and patients

2) How to bring the product to the major global market

3) How to improve patient convenience and cost

두번째 세번째 꼭지까지 언급하자면 글이 너무 길어지니, 첫번째 꼭지로만 제한하자. 제품의 유효성 안전성에 대한 의사와 환자의 신뢰 구축을 하기 위해 가장 역점을 두었던 것이, 언론홍보, peer reviewed 탑 저널에 임상논문 게재, 그리고 케이스 확장 및 field study 였다. 카티스템은 허가상 전문약이기 때문에 환자를 직접 타게팅하는 대중광고가 금지되어 있다 (전세계에 미국과 뉴질랜드만 전문약의 대중 광고가 허용되어 있단다). 따라서 광고나 홍보는 매우 제한적이고, 기자의 눈을 잡아 끌 수 있는 이벤트나 마일스톤이 필요했다 (그러나 기자의 눈을 잡아 끄는 이벤트나 마일스톤 만들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은 이 바닥 일해 본 사람은 누구나 안다). 두번째 임상논문 게재는 보수적인 의료계에서도 어쩌다 가장 보수적인 선생님들이 임상3상을 담당하신 관계로, 장기 추적 임상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논문 게재를 미루시겠다는 얘기 들었을때 복장이 터졌다 (작년말 3년차 결과가 매우 고무적으로 나온 관계로 그 부분은 이제 풀었다. 좀 있으면 나온다). 마지막으로 케이스 확장과 field study 야 말로 major ingredient 과 time 인 바 시간이 흐르기 전까지 결과를 만들어 내기 불가능하다.

눈을 돌렸던 것이 셀렙 마케팅. 진짜 다양한 스타들 생각해 봤고, 또 접촉도 해 봤지만, 진짜 쉽지 않더라. NBA 출신 중국 스타 야오밍 연골이 아예 닳아 없어졌단 소식에 그 양반까지 접촉해 봤으니 할 말 다했지. 그러다 기대도 하지 않았던 히딩크 선생께서 주치의를 통해 카티스템 시술에 대한 문의가 들어왔고, 국가대표 축구팀 주치의가 정형외과 전문의여서 그 분이 또 크게 한 몫 거드셨다. 한국에서는 워낙 신화적인 인물이라, 혹시나 치료를 받았는데,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오면 어쩌나 걱정이 앞서기도 했지만, 잘못해서 죽음의 계곡이란 낭떠러지 떨어지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 싶어 과감하게 도전했는데, 대 효과. 올 1월에 시술하셨으니, 이제 딱 10개월. 나이가 70에 가까운 고령이라, 재활 및 회복에 걱정이 없지 않았지만, 이번 한국방문시 MRI 결과에 기반, 연골손상 완치 판정을 받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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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장에서 약 2년, 메디포스트로 옮겨 2.5년 총 4.5년 마케팅 일을 했지만, 셀렙 마케팅은 이번이 처음이다. “Sells like a feather” 요즘 카티스템이다. 의사가 대체시술을 권해도 죽어도 카티스템 시술 받겠다는 환자가 속출한단다. 여전히 마케팅은 아다리라고 전 직장 모 선배가 그러두만, 거짓이 아니었구나.

제대로 된 기사 한번 내 보려고 그렇게 노력해도 전문지는 전문지대로 일간지는 일간지대로 결국 매체에 나오는 기사 내용은 마케팅에 거의 도움이 안 되는 방향으로만 나오더니 동아일보에서 위 사진에서 보듯 2면 탑으로 대문짝 만하게 히딩크 감독 수술 경과에 대해 실어 주더니, 다음날엔 아래와 같은 컬럼도 실리고, 같은 동아일보에서 운영하는 종편 채널A 뉴스에서 역시.

(동아일보 칼럼) 히딩크 무릎연골을 재생한 줄기세포

(채널 A) 행복합니다 히딩크, 10개월만에 무릎완치

이름대면 누구라고 다 알만한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 에이젼트로부터 또 연락이 왔다. 히딩크 감독때는 사실 반신반의하며 정말 조심스럽게 접근한 것이 사실이지만, 이번엔 사생결단의 심정으로 꼭 성공시켜야 한다는 다짐 또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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