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크 하우스 “구”

매달 첫째 월요일은 사장님과 우리팀간 런치. 항상 닥쳐서 그 날 대충 식당 결정해 왔던터라 이번엔 지난 주미리 시간 확인하고, 식당도 민주적으로 사장님이 제시하신 사지선다에서 투표. 그래서 결정된 것이 남산하이아트 호텔 옆 스테이크 하우스 “구”.

미리 인터넷 검색해 보니 본점은 가로수길에 있다고 여긴 분점이란다. 독특한 이름 “구” 는 처음 사장 성이 구씨인가 싶었는데, 식당 여기저기 네모 로고로 미루어 입 구의 그 구인 듯. 드라이 에이징 스테이크의 원조는 붓처스 컷인 줄 알았더니 사실 여기란다.

스테이크는 원래 one for a person 으로 시키는 줄 알았더니 사장님 성격답게 order and share. 메뉴판을 보니 상당히 비싸다. Soup, salad, 맥앤 치즈와 크림스피나치등 사이드 시키고, 네명이 스테이크 두개만 주문. 제대로 된 고기라면 두근이라도 혼자 소화할 수 있는데 넷이 두개 좀 불만이었지만, 나중에 그 양을 보니 이해가 갔다.

몇년전 런던에서 가장 유명하다던 스테이크 집에 갔다가 접시에 가니쉬 하나 없이 얼굴만한 스테이크만 나온 걸 보고 깜짝 놀랐는데 여기가 그렇다.

립아이와 스트립 설로인 두개를 시켰는데 스테이크의 진리는  미디엄 래어라는 내 말을 무시하고 두 여자분 설로인을 미디엄으로 시키더니 예상대로 설로인은 좀 질기더라.

메디엄 래어로 적당히 구워진 립아이. 쉐어하라고 사전 커팅 된 것이 좀 그랬지만, 아 가히 그 맛이 예술이더라.

드라이 에이징은 고기를 숙성 시킬때 공기중에 그냥 놔두어 수분이 증발하면서 무게가 감소, 같은 무게면 웻 에이징에 비해 비싸단다. 반면 고기밀도가 증가해 물컹한 맛이 줄고, 숙성 중 겉면이 드라이 해져 겉은 바삭, 속은 촉촉. 마치 마카롱 같은 식감을 준단다.

포크와 칼로 살을 헤쳐가며 핏물이 약간 배어나오는 스테이크는 언제나 야성의 본능을 자극하는데, 드라이 에이징의 립아이는 거무튀튀 바삭스런 겉면이 마치 가죽을 헤쳐가며 속살을 파먹는 사자와 같은 느낌.

사이드나 디저트도 괜찮았지만, 이들은 스테이크를 빛나게 하는 조연일 뿐.

제대로 된 스테이크는 마치 벌거벗고 섹스하는 그 야성의 느낌을 준다. 점심이라 와인 대신 기네스 캔을 마신 것이 조금은 흠이었달까. Thick 한 카베르네 쇼비뇽과 함께라면, 완벽하겠다.

One comment
  1. MJ 2012년 12월 4일 at 9:23 오전

    저는 집에서도 스테이크 할 때는, 나름 에이징 해서 먹어요 ㅎㅎ
    냉장고에 키친타올싸서 넣아두는데, 하루에 한 두번씩 키친타올 갈아주면서 3~4일 뒀다가 궈먹으면 정말 맛나요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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